한국, 민의 반영 '선거 비례성' 최하위.. 비례대표제 국가는 상위

박홍두 기자 입력 2015. 8. 5. 22:45 수정 2015. 8. 6.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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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민주주의 36개국 분석

한국이 국민들의 투표가 제대로 의석수로 반영되게 하는 ‘선거 비례성’ 측면에서 36개 주요 민주주의 국가들 중 최하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네덜란드 등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채택한 나라들은 대부분 상위권을 차지했다.

네덜란드 정치학자 레이파르트가 2012년 발표했던 ‘1981~2010년 36개 민주주의 국가의 선거 결과 불비례성’ 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은 21.97%의 불비례성을 기록해 ‘꼴찌’인 36위였다.

선거의 불비례성이란 실제 의석수로 반영되지 못하는 유권자 표의 비중이다. 불비례성이 높다는 얘기는 그만큼 사표(死票)가 되는 표의 비율이 높다는 의미다. 이 조사 결과는 한국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유권자들 표가 실제 의석수로 반영되지 못하는 정도가 가장 심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1위인 네덜란드(1.08%) 등 상위권 나라들은 1~3% 정도의 불비례성을 기록했다. 사표가 그만큼 적고, 유권자가 행사한 표가 의석수에 반영되는 비율이 높은 것이다. 특히 이 나라들은 대부분 득표율에 따라 전체 의석수가 결정되는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채택해 운영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한국 등 하위권 나라들이 한 지역구 내에서 1등만 당선되는 단순다수제 중심인 것과 비교된다.

이 때문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지난 2월 말 ‘권역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도입을 정치권에 제안했다. 당시 중앙선관위는 “정당 득표율과 의석수, 시·도별 인구수와 의석수 간 불비례성을 극복해 투표가치의 평등과 민의의 대표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 권역별 비례대표제라고 판단했다”고 제안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정치학자 등 전문가들도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과 비례대표 의석 확대 등이 불비례성을 낮추는 해답이라고 입을 모은다. 박동천 전북대 교수는 “불비례성을 낮추고 한 표의 등가성을 높이기 위해선 비례대표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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