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경의 맘다방]'젖먹는 힘'을 믿으세요

2015. 8. 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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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OC=김현경 기자]‘젖먹던 힘까지 다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최선을 다한다는 뜻인데요.

사실 엄마가 되기 전에는 젖먹던 힘이 어떤 건지 잘 몰랐습니다.

그런데 아기가 태어나고 아기를 관찰하다보니 이 말이 어떤 의미인지 여실히 와닿았습니다. ‘젖먹는 힘’은 실로 위대한 것이었습니다. 

수유할 때 아기를 보면 고사리같은 손은 주먹을 불끈 쥐고 얼굴은 빨갛게 달아오른 채 젖을 먹습니다. 가끔은 귀엽게 미간을 찡그리기도 합니다. 머리와 등은 땀으로 흠뻑 젖습니다. 

사진=123RF

열심히 젖을 빨던 아기는 어느새 잠이 들어버립니다. 그리고 다시 일어나 젖을 먹다 또 자고, 그 과정을 무수히 반복합니다.

얼마 전, 모유 수유를 선택한 엄마 10명 중 6명이 모유 수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계획했던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한다는 통계를 봤습니다. 제일병원과 유한킴벌리가 산모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였는데요.

두려움의 원인은 ‘모유량 부족에 대한 걱정’이 44.8%로 절반 가까이였고 ‘충분한 기간 모유 수유를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아기가 젖을 거부해서’ 등도 있었습니다.

통계를 보니 모유 수유 초기의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육아책 한 권 읽지 않고 그냥 해맑게 엄마가 된 경우라 당연히 모유 수유에 대한 지식 따위도 없었습니다.

출산하자마자 의사가 아기를 품에 안겨주며 젖을 한번 물게 하고, 간호사가 가르쳐주는 대로 수유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산후조리원에서 모유 수유 전문가의 강의를 듣기도 했지만 여전히 어려웠습니다. 아기가 잘 물지 못하는데 어떻게 물려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어쩌다 물어도 잘 먹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고, 몇 번 빨다 잠들고 깨서 또 먹고…. 젖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영양가가 없는 물젖은 아닌지 시간이 가면서 없던 걱정도 생겨났습니다. 젖이 돌아서 젖몸살은 오는데 아기는 잘 먹지 못하는 것 같고 몸도 마음도 힘든 시기였습니다.

포기하고도 싶었지만 초유는 꼭 먹이는 게 좋다는 말에 또 포기는 못하고 되든 안 되든 계속 시도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기가 무는 것도 점점 나아지고 먹는 양도 조금씩 늘어갔습니다. 직접 수유와 유축을 하면서 젖몸살도 덜해지고요.

그렇게 한달 정도가 지나니 제법 안정적으로 수유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아기도 잘 먹고, 저도 덜 힘들고. 물론 젖량이나 수유 간격은 계속 걱정됐지만 그래도 처음보단 스트레스를 덜 받았습니다. 나는 교과서가 아니니 그냥 되는대로, 내 식대로 해보자고 마음을 비우기도 하고요. 그리고 감사하게도 아기는 잘 먹고 잘 자라줬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제가 했던 고민을 똑같이 하고 계신 엄마들이 많을 겁니다. 잘 모르니 두렵고, 실제로 힘든 일도 맞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몸은 계속 힘들 겁니다. 그러니 마음이라도 편히 먹어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젖이 부족한 경우는 드물고 아기가 먹을 만큼 맞춰서 젖이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젖량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계속 시도하고 아기가 잘 먹도록 하면 해결될 거예요.

아기가 잘 못 무는 것도 시간이 가면서 해결됩니다. 아기도 엄마도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아기가 젖을 먹다 잠들어버리는 것도 자연스런 일입니다. 모유에 든 옥시토신이 아기를 졸리게 만들고 젖을 먹는 게 힘들어서 졸기도 합니다. 엄마 품이 편안해서이기도 하고요. 더 먹이고 싶으면 팔다리를 주무르거나 귀를 만져 깨워가면서 먹이면 됩니다.

수유 간격은 아기마다 다릅니다. 어른도 식사 패턴이 다르듯이요. 책과 다르다고 너무 불안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기가 잘 먹고 잘 자라기만 하면 됩니다.

아기에게는 젖을 먹는 게 ‘노동’이자 ‘기쁨’입니다. ‘젖먹는 힘’을 다하고 있는 아기를 믿고 기다려주세요.

힘든 과정이지만 아기와 함께 노력하다 보면 친밀감이라는 보답이 주어질 겁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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