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갈수록 한심한 행태 드러내는 롯데 오너 가족들
롯데그룹 '형제의 난'이 갈수록 혼탁해지고 있다. 연로(年老)한 부친을 사이에 두고 두 아들이 연일 '막장 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다. 장남이 "부친이 사무실로 찾아갔는데 문을 잠근 채 대답도 하지 않았다"고 차남을 공격하면, 차남 측은 "판단력이 흐려진 부친의 주변에 철의 장막을 치고 있다"며 언론을 통해 서로 상대방을 패륜으로 몰아가고 있다.
한국 롯데는 매출액 83조원에 국내외 임직원이 23만명에 이르는 국내 재계 순위 5위 재벌이다. 반면 일본 롯데는 매출액 4조~6조원 정도이고, 임직원도 4500여 명에 지나지 않는다. 모든 면에서 한국 롯데가 일본 롯데를 압도하지만 지분(持分) 구조는 정반대다.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99%가 일본에 있다. 일본 롯데를 지배하는 사람이 한국 롯데까지 지배하게 돼있는 것이다.
문제는 일본 롯데의 지배 구조가 전근대적이고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일본 롯데의 정점(頂點)에는 광윤사라는 기업이 있다. 포장 자재 회사라고 하지만 직원이 3명에 불과한 '페이퍼 컴퍼니(서류상 회사)'다. 비상장 기업으로 지분 구조도 공개되지 않았다. 호텔롯데의 주식을 70% 이상 소유하고 있는 일본 펀드 'L투자회사'도 정확한 실체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정체불명 일본 기업과 펀드에 롯데그룹 전체의 운명이 달려있는 것이다. 롯데그룹은 계열사들이 중국·러시아·베트남·미국·영국·인도·파키스탄·인도네시아 등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이다. 그런데도 글로벌 기업에 도저히 걸맞지 않은 지배 구조를 갖고 있다.
기업의 존망(存亡)이 걸린 싸움에서 창업주 일가족이 너도나도 출동해 패싸움을 하는 모습도 시대착오적이다. 어머니가 서로 다른 형제·자매들과 삼촌까지 나서서 짝을 지어 몰려다니고 있다. 이 와중에 실제 회사를 경영하는 등기이사나 전문경영인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장남은 창업주의 '지시서' 한 장으로 동생과 일본롯데홀딩스의 이사 6명을 한꺼번에 해임하려 했다. 그러자 동생은 전문경영인들을 동원해 창업주까지 내치는 '하극상(下剋上) 쿠데타'를 단행했다. 전문경영인은 오너 한마디에 언제라도 쫓겨날 수 있는 '파리 목숨'이거나 경영권 혈투(血鬪)에 동원돼 시키는 대로 하는 행동대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역력히 드러났다. 그룹 경영이 봉건(封建)시대에 머물러있는 것이다. 창업주가 사실혼 관계를 통해 낳은 32세의 젊은 딸은 호텔롯데의 고문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유통·관광 등 서비스산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롯데로선 이번 사태에 따른 기업 이미지 실추가 두고두고 큰 상처로 남을 것이다. 오너 일가족의 한심한 행태로 인해 지금부터 롯데그룹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도 크게 바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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