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선교활동 신학생, 현지서 '살신성인'
파도에 휩쓸린 여학생 구하고 자신은 숨져
(논산=연합뉴스) 이은중 기자 = 아프리카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신학생이 바다에 빠진 현지 여학생을 구한 뒤 익사한 안타까운 소식이 알려져 주위를 숙연케 하고 있다.
고 김수석(23·대전신학대 3학년)씨는 지난 5월 5일 아프리카 북서부의 대서양 연안 작은 나라인 감비아로 선교활동을 떠났다.
오는 12월 18일 돌아오는 단기선교였다.
그는 신학대학 재학 중 군에 입대해 전역한 뒤 한 달 만에 선교단체인 '한국컴미션'의 파송 선교사로 임명돼 선교사 훈련을 받고 현지에 도착했다.
현지 주민을 상대로 한 교육사업에 참여하고 복음과 함께 한국문화를 전하던 그는 지난 11일 현지 어린이들을 데리고 바닷가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중 여자 어린이 두 명이 파도에 휩쓸린 것을 목격했다.
그는 즉시 바다에 뛰어들어 아이 한 명을 물 밖으로 밀어내 구조했지만, 또 다른 아이 한 명과 바다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군 복무시 받은 월급과 입대 전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을 선교 비용으로 사용할 만큼 성실했던 그의 죽음이 알려지자 함께 신앙생활을 했던 성도들과 지인들은 큰 슬픔에 빠졌다.
그가 평소 다녔던 논산 강경중앙교회의 이승남 목사는 "아동부 봉사와 찬양대원으로도 사역한 성실하고 의협심 강한 청년이었다"며 "그의 이웃을 위한 희생정신과 따뜻한 심성은 마음 깊이 본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모교인 대전신학대도 '고 김수석 학우를 추모합니다'라는 추모의 글을 학교 홈페이지에 띄우고 김씨의 고귀한 희생을 기렸다.
이국땅에서 의로운 죽음을 맞이 한 고인의 유해는 지난 23일 고향인 충남 논산으로 돌아왔다.
그의 유해는 25일 오전 논산 강경의 한 장례식장에서 대전신학대 김명찬 총장의 발인예배를 끝으로 사랑하는 이들과 이별했다.
김씨의 아버지 경후(52·철도공사 직원)씨는 "비록 사랑하는 아들은 하나님 곁으로 갖지만, 아름다운 정신과 행동은 길이 남을 것"이라며 눈물을 훔쳤다.
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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