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투 맛있쥬?' 백종원, 유해진, 류승룡, 안방극장 스크린 파고드는 수더분한 충청도 사투리

김정란 2015. 7. 7.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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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마이리틀텔레비전’의 백종원 제공|MBC
[스포츠서울]“내 말투가 맛있쥬?”

언제부턴가 “~했쥬?”라는 말투가 익숙해지고 있다. 안방극장과 스크린에서 들려오는 충청도 사투리가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느긋하면서도 여유있는 말투가 슬며시 시청자, 관객들에게로 파고들었다.

최근 ‘셰프테이너’ 열풍을 이끄는 것은 누가 뭐래도 백종원이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마리텔)’이 파일럿 방송을 시작할 때부터 센세이셔널한 관심을 물고 온 백종원은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요리는 물론이고, 힘 들어가지 않은, 능청스러운 진행으로 시청자들을 ‘백종원 중독’으로 이끌고 있다.

‘마리텔’, ‘집밥 백선생’ 등에서 백종원은 진행과 요리 등을 함께 하고 있는데 ‘진행은 표준어로 해야 한다’는 전제를 완전히 깨뜨린다. “피드백, 의사소통의 대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백종원의 고향은 충청남도 예산. 그의 느긋하고 능청스러운 진행에는 일부러 바꾸지 않은, 구수함이 살아있는 말투가 큰 힘을 보여주고 있다. ‘마리텔’의 애청자인 시청자 허모(37)씨는 “표준어는 아니지만, 비속어나 은어를 많이 쓰지 않으면서도 그냥 편하게 이야기하는 듯한 말투 때문에 특별히 거슬리지 않고 듣기에 편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SS포토] \'극비수사\' 유해진, 웃음 대신 진지한 눈빛!
[스포츠서울] 영화 ‘극비수사’에서 열연한 유해진이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를 받고 있다. 김도훈기자 dica@sprotsseoul.com
충청도 사투리는 최근 스크린 속에서도 느긋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최근 개봉한 영화 ‘극비수사’와 개봉을 앞둔 ‘손님’에서는 유해진과 류승룡이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한다. 영화에서 도사 김중산 역할을 맡은 유해진은 다혈질의 열정적인 형사 공길용(김윤석)과 완벽히 대비되는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충청북도 청주 출신인 그의 말투가 영화 속 캐릭터를 실감나게 살린다. 실존인물인 김중산 선생은 형사 공길용과 마찬가지로 부산 태생이지만, 연출을 맡은 곽경택 감독과 유해진은 상의 끝에 캐릭터의 고향을 충청도로 바꿨다. 이는 충북 청주가 고향인 유해진을 위한 배려였다. 유해진은 “내가 부산 사투리를 아무리 잘해도 그저 흉내일 뿐이어서 충청도 사투리로 바꾸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중산 캐릭터의 말투에 대해 “보통 느리다고만 생각하는데 충청도 사투리가 그렇게 느리지만은 않다. 특유의 고집있는 선비같은 뉘앙스를 살리기에 잘 어울렸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영화 속에서 차진 부산 사투리를 구사하는 김윤석과의 대비에 좋은 장치가 됐다.
[SS포토]손님 류승룡, 피리 부는 악사도 예술가로 생각하고
배우 류승룡이 최근 압구정CGV에서 열린 판타지 호러 영화 ‘손님’(감독 김광태)의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가지고 있다.최재원선임기자shine@sportsseoul.com
충청도 사투리로 대비를 살린 것은 오는 9일 개봉할 ‘손님’에서 우룡 역을 맡은 류승룡도 마찬가지다. 충청도가 실제 고향인 앞선 두 사람과 달리 류승룡의 고향은 서울이지만, 영화 속 우룡은 능청스럽고 유창(?)한 사투리를 구사한다. “우룡이 들어가는 마을은 경기도 어느 지역 쯤을 무대로 하기 때문에 사투리가 없다. 외부로부터 단절된 마을에 우룡이라는 이방인이 들어왔다는 느낌을 잘 살리기 위해 사투리를 구사했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약장수로 전쟁통에 홀로 아이를 키워가며 살 정도로 생존력 강한 악사 김우룡의 캐릭터에 느긋하면서 능청스러운 사투리를 입히면서 좀 더 입체적인 캐릭터가 탄생했다. 영화 후반들어 마을 사람들과 그의 대립 구도에서 이 말투가 더욱 긴장감을 살리는 도구가 된다.

한때 충청도 사투리는 인기리에 방송됐던 개그 코너 ‘괜찮아유’ 등을 통해 단골로 들을 수 있던 웃음기 어린 말투였다. “~유”만 붙이면 되는 것 같지만 그렇게 간단치만은 않은 것이 충청도 사투리다. 한 영화 관계자는 “한때는 느린 것에만 주목해 웃음을 주는 코드로 사용됐지만, 잘 들어보면 여유도 있고 서스펜스도 있는 것이 충청도 사투리”라고 말했다. 느린 듯하면서도 느리지 않고, 점잖은 듯하면서도 능청스러운 충청도 말투의 중독성이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가리지 않고 웃음과 긴장감을 함께 유발하고 있다.
김정란기자 peac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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