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G> 자메이카 고수의 브라질 무술 '카포에이라'
[EBS 뉴스G]
태권도, 유도, 무에타이, 주짓수, 우슈. 한 번쯤은 들어봤던
동서양 전통 무술이죠. 세계 각국의 무술들은 종류도
다양한데다 저마다 특색을 지니고 있는데요. 혹시 브라질의
전통 무술에 대해서는 알고 계신가요? 자메이카의 고수
'무네어 심슨' 씨를 통해 브라질 전통 무술을 만나보시죠.
[리포트]
서울 중구의 한 모임터.
이른 새벽부터 땀나는 아침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무슨 춤 같기도 하고 무술 같기도 한 동작을
선보이는 이들은 대체 뭘하는 걸까요?
인터뷰: 무네어 심슨 / 카포에이라 지도자
"카포에이라는 브라질 전통 무술입니다. 정말 아름다운 예술의 종류이죠.
발차기와 자기방어술, 공격뿐만 아니라 속임수, 곡예 그리고 음악과 춤까지
포함돼 있기 때문이에요. 정말 훌륭한 에너지 발산 수단입니다."
누구보다 강렬한 에너지를 내뿜는 이 사람은
자메이카에서 온 무네어 심슨 씨입니다.
그는 한국에서 꽤 유명한 카포에이라 지도자인데요.
카포에이라는 15세기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브라질에 강제 노역을 온 흑인 노예들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무술이지만
무네어 씨는 단순히 공격을 위한 무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정신과 의미를 스스로 깨닫게 하죠.
인터뷰: 무네어 심슨 / 카포에이라 지도자
"카포에이라의 개념은 자신의 강점을 알고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생각하며
그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내 강점과 상황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카포에이라의 정말 중요한 역할입니다. 무술 대결이나 정당방위를 할 때 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삶에서도 도움이 되죠. 우리는 항상 어려움에 직면하기 때문이에요.
카포에이라의 사고방식이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7년 전, 한국에 왔을 때만 해도
무네어 씨의 직업은 컴퓨터 엔지니어였습니다.
펜실베니아대 와튼 스쿨에 재학 중
한국 굴지의 이동통신업체에 인턴으로 뽑힐 만큼
유능한 인재였죠.
인터뷰: 무네어 심슨 / 카포에이라 지도자
"SK 텔레콤에서 일하기 위해 처음으로 한국에 왔을 때 이렇게 생각했어요.
'세 달만 해보자. 이 일이 정말 좋은지 한 번 보자. 좋다면 계속 남아 있어야지.'
결국 세 달 후에 저는 한국을 사랑하게 됐고 이곳에 계속 머물게 됐죠."
사회관계와 교류를 중시한 그는
자신의 취미인 카포에라를 동료들과 나눴고
한국에 남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카포에이라 지도자로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카포에이라와의 인연은
뜻밖에도 조금 엉뚱한 곳에서 비롯됐다고 하네요.
인터뷰: 무네어 심슨 / 카포에이라 지도자
"'철권 3'라는 비디오 게임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에디 고르도'라는 캐릭터가 있었는데 정말 멋졌어요.
다른 무술들과 비교했을 때 그가 가장 멋졌죠. '도대체 저 무술이 뭐지?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후 그것이 카포에이라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에디 고르도 캐릭터의 실제 모델이
카포에이라의 고수 '마르셀로 카베리나'라는 것도 알게 됐죠.
그는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었어요.
그래서 '내가 버클리에 가서 공부하면 어떨까'라고 생각했죠.
제가 하고 싶은 것이었어요."
하지만 무술이라는 장르 자체가 생소한 한국에서
브라질의 전통 무술을 알린다는 건
그다지 쉬운 일처럼 보이지는 않는데요.
그는 지금의 선택에 후회는 없었을까요?
인터뷰: 무네어 심슨 / 카포에이라 지도자
"저는 자메이카 사람인데 브라질 전통 예술을 가르치고 있어요.
그것도 한국 사람들한테요. 문화 차이를 두 배로 극복해야 하는 셈이죠.
가끔 정말 후회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기도 했습니다. '한국을 떠나서 다른 것을 했어야 했어.
캘리포니아로 돌아가서 사업 개발 책임자,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되거나
아니면 좀 더 쉬운 일을 했어야 했어.' 하지만 더 큰 그림을 봐야한다고 생각했어요.
한 인간으로서 무엇을 해야 할지. 그리고 어려움을 겪는 과정을 통해
나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바라보기 시작해야 했죠."
현재 여러 나라에서 초청을 받는 그는
이제 전 세계에 카포에라를 전하고 있는데요.
수많은 나라를 다녔지만 유독 아시아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내는 무네어 씨가
작은 소망 하나를 전했습니다.
인터뷰: 무네어 심슨 / 카포에이라 지도자
"아시아에 있는 게 좋아요. 아시아에서는 정말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죠.
저는 이런 경험을 계속 쌓고 이곳의 문화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기뻐요.
그래서 할 수 있는 한 제 일을 계속 하고 싶습니다.
당분간 이 문화 속에서 벗어날 계획은 없어요. 이곳에 정말 오래오래 있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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