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스토리] 자상한 南男 ♥ 생활력 강한 北女 "환상의 동반자"

김승환 2015. 6. 13.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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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증가세.. 여성이 70% 달해 .. 방송출연도 잦아.. 편견 깨고 호감 ↑
백년가약을 맺는 ‘남남북녀’가 늘고 있다.

12일 남북하나재단 자료에 따르면 남한 남성과 결혼한 탈북여성 수는 2011년 463명에서 2014년 1537명으로 3년 새 3배 이상 늘어났다. 남북하나재단 기획연구부 신효숙 팀장은 “이런 추세로 볼 때 올해 남한 남성과 결혼한 탈북여성 수는 2000명 가까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변화는 결혼중개업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10년 전만 해도 한두 곳에 불과하던 탈북여성 전문 결혼중개업체는 최근 들어 전국에 10곳 이상으로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사정으로 재혼을 하는 남남북녀 커플은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동거를 하는 경우도 많다”며 “이런 경우까지 합치면 3000쌍 이상이 한국 사회에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출신 여성에게 호감 갖기 시작한 남한 남성들
남남북녀 부부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전체 북한이탈주민 수 자체가 눈에 띄게 늘고 있는 데서 찾을 수 있다. 통일부 집계 결과 최근 10년간 매해 1500∼3000명의 북한이탈주민이 들어와 총 2만7810명(2015년 3월 기준)이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특히 이 중 70%(1만9508명)가 여성이다.

최근 탈북여성의 방송 출연이 늘면서 남한 남성들이 북한 출신이라는 기존의 선입견을 버리고 이들에게 호감을 갖기 시작했다. ‘이제 만나러 갑니다’, ‘애정통일 남남북녀’ 등 종편채널의 예능 프로에 탈북여성이 출연해 친근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대중의 호감도가 크게 올라갔다. 2012년 탈북여성과 결혼한 최진원(47·공무원)씨는 “딱딱하고 벽 같은 게 느껴졌던 북한이탈주민을 방송에서 보고는 인간적인 면모를 느끼고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결혼중개업체 관계자도 “보통 방송에 출연하는 탈북여성을 보고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탈북여성은 한국 사회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해 남한 남성과의 결혼을 선호하고 있다. 탈북여성인권연대 강수진 대표는 “남남북녀 부부는 서로 다른 성장과정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에 사소한 갈등을 겪을 수도 있다”면서도 “그 갈등 자체가 탈북여성에겐 한국사회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된다”고 말했다.

◆남남(南男)은 다정다감, 북녀(北女)는 강한 생활력

단지 남한 출신 남성, 북한 출신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서로 매력을 느끼고 부부의 연을 맺는 것은 아니다. 결혼중개업체 관계자와 탈북여성들은 남한 남성이 다정다감한 모습을 적극적으로 보여줄 때 좋은 인연을 만들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남한 남성과 결혼한 김윤아(30·여)씨는 “데이트를 하면서 100일 기념일을 챙겨주는 등 북한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자상한 모습 때문에 남편에게서 큰 호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북한이탈주민 증가와 탈북여성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로 남남북녀 부부가 늘고 있다. 한 남남북녀 커플이 결혼식을 올리며 입맞춤을 하고 있다. 남북사랑결혼정보 이브 제공
탈북여성 결혼중개 경력 10년차인 한설향(32) ‘남북사랑결혼정보 이브’ 대표는 “정부지원금을 빼앗기는 사기 사건이 많은 편이라 탈북여성들이 남한 남성에 대해 조심스러운 경향이 많다”며 “다정다감한 태도와 함께 신뢰를 줄 수 있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탈북여성의 경우에는 강한 생활력과 검소한 습관 등이 남한 남성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고 한다. 탈북 여성과 결혼한 지 2년째인 이성원(42·가명)씨는 “아내가 혼자서 작은 사업체를 운영할 만큼 생활력이 강하다”면서 “가까운 거리는 버스도 타지 않고 걸어다니는 등 요즘 젊은 여성들에게서는 찾기 힘든 장점을 갖췄다”고 말했다. NK지식인연대 김흥광 대표는 “한국사회에서 긴 시간을 보내다 보면 당연히 변할 수밖에 없겠지만, 탈북여성들이 일반 여성들보다 좀더 전통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결혼 정보업체에 문의를 해오는 남성 가운데는 출신 지역과 신체 사이즈 등 상세한 조건을 내놓으며 마치 쇼핑을 하듯 여성을 고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한 결혼중개업체 관계자는 “남남북녀의 만남도 개개인에겐 사랑이라는 과업을 이뤄가는 내밀하고 복잡한 과정”이라며 “이 점을 간과한다면 절대 행복한 관계를 보장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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