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환자, 산소포화도 떨어져..기도삽관 치료 중
[머니투데이 이지현 기자] [질병관리본부, "68세 첫 환자, 전원 당시부터 폐렴 등 호흡곤란 증상 보여"]
바레인 등을 방문한 후 국내 처음으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감염된 환자가 23일 오후 한때 산소포화도가 정상범위 이하로 떨어져 기도삽관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본부(본부)는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던 국내 첫 메르스 확진환자인 68세 남성 A씨가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산소포화도가 정상범위 이하로 떨어져 기도 삽관과 기계호흡 치료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치료 후 환자의 산소포화도는 정상 수준으로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본부 관계자는 "당초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으로 이송되기 전에도 환자가 폐렴 증상을 보이는 등 호흡곤란 증상을 보였다"며 "그동안 일반 산소호흡기로 산소를 공급했지만 이 같은 보조치료로 수치가 조절되지 않아 기도 삽관을 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전보다 좀더 공격적인 치료를 하기 시작했다고 이해하면 될 것"이라며 "현재 환자는 호흡곤란 외에 발열 증상을 보이고 있는데 감염된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했다.
혈중 산소포화도는 전체 헤모글로빈(혈색소)의 농도 중 산소를 포함한 헤모글로빈(혈색소) 농도를 가르키는 수치다. 수치가 떨어지면 그만큼 혈액 속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상범위는 95~100% 정도다.
통상 산소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마스크형 산소호흡기를 통해 산소를 공급한다. 이를 통해서도 산소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기도에 직접 튜브를 삽입해 직접 산소를 공급하는 기도 삽관과 기계호흡 치료를 한다. 현재 A씨는 이 같은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본부 관계자는 "A씨 외에 두 번째와 세 번째 환자의 경우 발열 외에 호흡기 증상은 보이지 않고 있다"며 "환자 증상에 따라 최선의 치료를 하고 있다"고 했다.
메르스는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환자가 생긴 이래 전 세계 23개 국가에서 1142명의 환자가 발생해 이 가운데 465명이 사망했다.
메르스에 감염되면 38℃이상의 발열, 기침,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다. 급성신부전 등 만성질환 혹은 면역기능이 약한 경우 증상이 더 심할 수 있다. 현재까지 항바이러스제나 백신이 없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명확한 감염경로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모든 환자들이 직·간접적으로 사우디아리비아를 비롯한 중동지역과 연관이 있다.
전체 환자의 약 90%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에서 발생하고, 그 밖의 국가에서 발생한 환자는 사우디아라비아 여행 등을 통한 감염 사례로 확인됐다.
특히 해외여행이나 해외근무 등으로 중동지역에서 체류했거나, 낙타 시장 또는 농장을 방문하거나 낙타 체험프로그램 참여 등 낙타와의 접촉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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