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힝야 해상난민, 국내 문제'라던 아세안..심각성 깨닫나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태국 등 동남아시아 주변국들이 '불간섭 원칙'을 깨고 개입에 나설지 주목된다.
이들 주변국들은 그동안 로힝야족 문제가 미얀마의 '국내 문제'라는 입장을 취해왔다.
동남아 3국은 기본적으로 이들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취하며 자국 영해에 들어오는 난민들을 쫓아내, 난민들의 목숨을 두고 이른바 '해상 핑퐁'을 하고 있다는 국제 사회의 비난을 사기도 했다.
이들 국가들이 로힝야 난민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가난하고 교육받지 못한 인구를 늘리지 않기 위해서다.
로힝야족은 총 130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석달 동안에만 2만 5000명의 난민이 난민보트에 올랐다.
로힝야족 난민들의 주요 행선지인 말레이시아는 불법 이민자를 이미 12만 명이나 수용했다는 입장이다.
말레이시아 무히띤 야씬 부총리는 17일 기자회견에서 "로힝야 난민 사태가 아세안 주변국들에게 떠넘겨지지 않아야 한다"고 못박았다.
아세안 의장인 말레이시아 외무장관 아니파 아만도 미얀마에 대해 "국제 문제가 되기 전에 난민 사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정작 당사국인 미얀마는 로힝야 난민 사태에 매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현재 미얀마는 로힝야족을 '벵갈인(방글라데시 불법 이민자)'이라고 칭하는 등, 자국민으로 인정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세안 측이 형식적인 '불간섭 원칙'을 깨고 로힝야 사태에 적극 개입하는 쪽으로 태도를 전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아세안 인권 의회 의장인 찰스 산티아고는 17일 자카르타 포스트를 통해 "난민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주변국들의 효과적인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여태까지 계속 실패해왔다"면서 "궁극적으로 '불간섭 원칙'은 로힝야 사태가 미얀마 정부의 '국내 문제'라는 주장만 반복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태국은 오는 29일 방콕에서 15개국이 모여 로힝야 사태를 논의하는 회의를 갖자고 제안했다. 말레이시아 외무장관은 17일 찬성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미얀마는 그러나 이 같은 제안에 대해서도, '로힝야'라는 명칭이 쓰인다면 회의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단언하고 있어,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기는 힘들 전망이다.
불교 국가 미얀마의 소수 무슬림인 로힝야족은 박해와 차별을 피해 바다 건너 인근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 등으로 망명하고 있다.
그러나 열악한 보트와 인신매매 및 착취 등 악조건을 견뎌야 겨우 미얀마를 떠날 수 있는 처지다.
[CBS노컷뉴스 김지수 기자] soo@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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