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현장 금남로서 목놓아 부른 '님∼행진곡'(종합2보)

2015. 5. 17.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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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희생 유가족, 5·18 유가족과 공연 정치인 대거 참석.."자격없다"며 외면받아

세월호 희생 유가족, 5·18 유가족과 공연

정치인 대거 참석…"자격없다"며 외면받아

(광주=연합뉴스) 장덕종 장아름 박철홍 기자 = 5·18 민주화운동 제35주년 전야제가 열린 광주 금남로에 오월의 노래인 '님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퍼졌다.

광주 시민들은 '님을 위한 행진곡'의 기념곡 지정을 촉구하며 목이 터져라 함께 노래를 불렀다.

5·18 당시 시민군 투쟁 장소인 옛 전남도청 앞 금남로 일대는 우리 사회의 아픔을 나누고 치유하는 '난장'으로 변모했다.

전야제 행사에 대거 참석한 정치인들은 '님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지정과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지에 무능을 이유로 불청객 대접을 받았다.

◇ '님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지정해야

시민들은 1997년 5·18이 공식 기념일로 지정된 뒤 사실상 기념곡의 역할을 한 '님을 위한 행진곡'이 공식 기념식에서 제대로 불려지지 못하는 현실에 분노했다.

행사 내내 시민들은 기념곡 지정을 촉구하며 '님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불렀다.

18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릴 기념식에서 제창이 아닌 합창으로 불리는 데 항의하며 참석자 모두 노래를 '제창'했다.

풍물패와 공연단은 5·18 역사적 현장인 금남로를 비롯해 광주공원, 옛 한국은행 사거리, 전남대 등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기념곡 지정을 촉구했다.

기념행사에 참석한 야당 정치인들도 '님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부르며 기념곡 지정 촉구 대열에 동참했다.

전야제가 끝난 뒤 시민들은 금남로 일대에서 풍물패와 함께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오월 정신을 되새겼다.

◇ 오월 어머니들 세월호 유가족 아픔 껴안아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100여명과 오월 어머니·아버지들이 전야제 무대에 함께 올라 서로의 아픔을 치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세월호 유가족은 팝페라 가수 임형주의 세월호 추모 헌정곡 '천개의 바람이 되어'를, 5·18 유가족은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를 합창했다.

오랜 준비 끝에 무대에 오른 세월호 유가족은 원통하게 떠나보낸 가족들의 영혼을 위로하며 애절한 심정을 전했다.

5·18 유가족들은 가족을 잃고 견뎌낸 오랜 세월을 되새기며 함께 눈물을 흘렸다.

공연을 마치고 이들 가족들은 서로 껴안고 오열했으며 이를 지켜본 시민들도 "세월호를 결코 잊지 않겠다"며 격려했다.

세월호 유가족은 전야제 행사에 앞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를 주장하며 시민들과 금남로 일대를 행진했다.

시민단체는 별도 부스를 마련해 시행령 폐기를 촉구하는 서명 운동을 진행했다.

전야제를 연출한 최명진 총감독은 "35년 전 5·18 당시 시민들이 서로 가진 먹거리를 나누고 아픈 사람들을 간호하며 스스로를 지켰듯, 정부가 우리를 치유해주지 못하고 있지만 같은 아픔을 가진 5·18 민주화운동과 세월호 참사의 유가족들이 한자리에서 만나 노래를 통해 서로를 위로하고 치유하고자 이번 무대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 사회 아픔 보듬은 시민 난장

35주년 전야제는 국내외 노동, 역사, 인권 등 각종 사회문제를 논의하는 공론의 장이 됐다.

금남로 양쪽에 마련된 50여개의 부스는 세월호에서 네팔 지진 참사까지 고통을 보듬는 나눔의 장이었으며 약자들의 외침을 공유하는 소통의 자리가 됐다.

'세월호 3년상을 치르는 광주시민 상주모임'은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 서명운동을 벌였고 광주·전남 불교환경연대는 네팔 지진 피해자를 돕는 성금 모금 운동을 벌였다.

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지회는 최근 이지테크 노조 분회장 자살 사건과 관련해 고인을 추모하고 사측을 규탄했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는 '정리해고 사진전'을 열었으며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는 최저임금 인상 선전전을 벌이기도 했다.

5·18기념재단은 올해 광주인권상 수상자로 실종상태의 라오스 활동가 솜바스 솜폰(Sombath Somphone) 구출 청원활동을 벌였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미쓰비시중공업 상품 불매 서명과 일본 정부의 강제노역 현장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추진을 비판하는 선전전을 벌였다.

무등산 정상 군부대 이전의 당위성을 홍보하는 환경단체, 교통 약자들의 이동 편의 보장을 요구하는 장애인단체 등의 부스도 관심을 끌었다.

◇ "자격 없다" 불청객 된 여야대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5·18 기념행사 참석 차 1박2일 일정으로 광주를 찾았다.

당 지도부, 의원, 당직자들과 전야제에 참석한 두 대표는 시민들로부터 모두 환영받지 못했다.

김 대표는 전야제 현장을 찾았다가 차량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격한 항의를 받았다.

'님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지정과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욕설과 항의로 결국 30분 만에 행사장을 떠나야 했다.

전야제에 앞서 '민주대행진'에 참여해 광주공원에서 금남로까지 행진한 문 대표는 전야제 행사장 부근에서 "올 자격 없다"고 외치는 시민들의 항의를 받았다.

문 대표는 행사장에 착석해 전야제를 한 시간 가량 지켜본 뒤 당직자들과 자리를 떴다.

무대에 올라가 인사말을 하라는 권유를 받기도 했지만 현장의 인파 등을 고려해 하지 않았다.

두 대표는 18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리는 5·18 35주년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cbeb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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