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단원고 교감 아내 "아까운 그 사람.. 당연히 순직"

CBS 박재홍의 뉴스쇼 2015. 5. 12.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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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물건만 봐도 남편 생각에 울컥
-교감은 학생구조하며 본인 역할 다했다
-사망 전 진도에서도 "다시 올라가라" 재촉
-학교서도 성실, 몸은 항상 학교에 있었어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이미희 (故 강민규 교감 부인)

세월호 참사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단원고등학교의 강민규 교감 선생님 기억하시는 분들 많이 계시죠? 한편에서는 안타까움을, 다른 한편에서는 무책임한 죽음이었다라는 비난도 함께 있었는데요. 그런데 최근 유족측이 강민규 교감 선생님의 순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강 교감의 헌신적이었던 최후의 행적을 참작해달라는 요구인데요. 직접 소송을 제기한 강민규 교감 선생님의 부인인 이미희 씨를 연결해서 말씀 들어봅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 이미희> 안녕하세요.

◇ 박재홍> 세월호 참사 1주기가 지났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십니까?

◆ 이미희> 1년 정도 지나가지고 처음보다는 조금 마음이 나아졌어요. 처음에는 너무너무 남편 생각도 많이 나고 그냥 집안의 물건 하나만 봐도 가슴이랑 감정이 울컥울컥 해가지고 눈물만 나고 그랬는데요. 지금은 그런 시기는 지난 것 같고 재판도 현재 진행 중이거든요.

◇ 박재홍> 그래서 지금 말씀하신 재판에서 돌아가신 남편이 순직처리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신 거죠?

◆ 이미희> 당연하죠. 다 아시겠지만 지금 남편이 개인으로 돌아가신 게 아니잖아요. 개인적인 죽음이 아니고 세월호 사고가 대형참사였잖아요. 희생된 학생들이 제대로 구조만 됐으면 이분이 돌아가실 이유가 없었죠. 그리고 이 분은 사실 교감이라는 책임자로서 본인의 역할을 충분히 다했다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 박재홍> 당시 세월호가 가라앉고 있는 순간에도 교감 선생님이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구조를 했다는 소식도 있었죠.

◆ 이미희> 구조된 학생을 직접 만났어요. 그 학생 얘기도 자기들은 사고 당시에 배가 기울어지고 하는 상황을 잘 느끼지 못했는데, 선생님께서는 아마 그 상황을 감지하고 책임을 지셨던 것 같아요. 수학여행 가시기 전부터도 예민하시더라고요. 왜냐하면 300명이 넘는 학생들을 인솔해서 제주도까지 가야 되는데 아마 긴장도 많이 했고, 약간 좀 불안한 마음도 있으셨던 것 같아요. 제가 느끼기에는 그랬던 것 같아요.

◇ 박재홍> 그러니까 당시 세월호 선내에서 20여 명의 승객과 학생들을 구조하셨고 저혈당 쇼크로 의식까지 잃으셨다는 당시 상황을 전해 들으신 거네요. 그런데 교감 선생님께서 사고 직후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신 거 아닙니까? 그런데 현재 인사혁신처에서는 ‘공무상 사망’이라고 처리를 했네요.

◆ 이미희> 그렇죠. 공무상 사망인 상태인데요. 그렇지만 그분이 구조활동을 한 것도 있고, 뭍으로 나온 후 진도에서의 상황도 이분이 사실 계속 심리적으로 힘든 상황이었어요. 정상적인 이성을 갖고 그렇게 행동할 정신은 아니잖아요. 그러면 그분이 어땠겠어요? 그 상황을 다 지켜보는데 그분이 정상적일 수가 있었겠냐고요. 그런 부분도 너무너무 안타깝고 시스템이 잘못된 거잖아요. 교감 선생님 같은 경우는 사실 살아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비난을 많이 받으신 것 같더라고요.

◇ 박재홍> 이미희씨께서 직접 진도에서 교감 선생님을 만나셨다고 하는데 그때 뵀을 때는 모습이 어떠셨나요?

◆ 이미희> 4시간 정도 걸려서 내려가서 만났는데 남편이 정말 너무너무 막 표정이 안 좋고 너무 힘든 표정이었어요. 저희 남편이 평소에도 몸이 좀 안 좋았어요. 약도 드시고 그랬는데. 저를 보자마자 “가라고. 빨리 당장 가라”고 그러더라고요. “언제 올라갈지 모르겠다, 이 일이 수습돼야만 올라간다. 일주일이 걸릴지 보름이 걸릴지 모르겠다”고 말씀하셔서 저는 그냥 바보처럼 그냥 어쨌든 무사하구나라고 생각을 한 거예요. 그런데 그분은 아니었던 거죠.

◇ 박재홍> 그 당시에 너무 짧게 만나셔서 손이라도 제대로 잡아주시지도 못했겠네요.

◆ 이미희> 그렇죠. 제가 또 갑자기 눈물이 나는데.. (흐느낌) 제가 평소에는 마음이 가라앉았다가 감정이 많이 올라와요. 정말 강민규라는 사람은 제가 항상 얘기하지만 너무너무 아까운 사람이에요. 이분이 지금 이렇게 가면 안 되는데... 저를 얘기하자면 저는 사실 할 말이 별로 없는 것 같은데, 저희 남편 얘기를 하면 사실은 자랑스럽고 당당하고 어디 가서도 저는 떳떳하게 말할 수 있어요. 그만큼 제가 너무너무 믿어온 남편이었는데.

◇ 박재홍> 또한 믿음직한 선생님이셨고 또 주위 동료들에게 존경을 받는 그런 선생님이셨습니다. 강민규 교감 선생님, 학교에서 어떤 분이셨나요?

◆ 이미희> 제가 딱 그분 얘기하라고 하면 ‘성실한 사람’이었어요. 항상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아침 7시에 나가면 집에 밤 10시에 늦게 들어온다고요. 정말 학교에 몸을 바쳤다고 해야 되나요?

◇ 박재홍> 그러시군요. 이제 동료 선생님들께도 굉장히 신망을 많이 받으셨던 것 같아요. 동료 교사 2만명이 넘는 분들이 순직처리를 위한 서명도 하셨네요?

◆ 이미희> 사실은 제가 학교에서 어떻게 어떻게 한다 그건 자세히는 모르잖아요. 그래서 이분이 돌아가시고 나서 얘기를 들어보니까 남편이 밖에서 그런 사람이었구나라고 저도 다시 한 번 들었고 느끼고 많이 존경을 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 박재홍> 이제 앞으로 어떤 절차들이 남아 있습니까?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신 상태인데요.

◆ 이미희> 일단은 이제 판결이 다음 주 21일에 잡혔고요. 판결이 잘 났으면 좋겠고. 만약에 제가 생각했던 결과와 다르게 나와도 그래도 저는 계속할 거예요. 지금 현재 마음은 그래요.

◇ 박재홍> 그러시군요. 너무나 아깝게 또 허망하게 돌아가신 남편의 죽음을 명예롭게 하기 위해서 끝까지 소송을 진행하시겠다, 이런 말씀이에요.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미희> 감사합니다.

◇ 박재홍> 고 강민규 단원고 교감 선생님의 부인인 이미희 씨와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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