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 | 남아프리카 사파리] 불과 1분 만에 야생의 주인이 뒤바뀐 아프리카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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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산]이른 아침 한가로이 풀을 뜯던 아프리카코끼리가 지프로 방향을 틀어 다가오려 한다. 우리를 어쩌려고 하는 걸까? |
꽝!꽝! 우르르 꽝! 구름낀 하늘에서 벼락이 내리친다. 심상치 않은 하늘이다. 떨어지는 건 빗방울인가 싶더니 장대비가 되었다. 번쩍이는 하늘 아래 지붕 없는 9인승 랜드로버 지프가 빗속을 가르며 달린다. 우의를 꺼내 입었지만 옷은 금세 젖어들었다. 지난 며칠간 늘 그랬다는 듯 우리의 사파리 전문가이드 코트니(Courtney)가 액셀을 깊게 밟는다. 10분가량 달렸을 때, 요란한 엔진음이 닿은 곳에서 믿기 힘든 장면이었다. 엔진음 사이 무전을 받던 코트니가 액셀을 밟게 만든 이유가 벼락처럼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여섯 마리의 사자가 머리를 맞대고 빙 둘러앉아 저녁식사를 하고 있다. 메뉴는 코끼리다. 그럼 반찬은 지프에 올라앉은 탐방객인가? 지프는 임도를 벗어나 초원으로, 바로 사자무리 5m 앞에 육박했다. 사자의 머리 하나는 코끼리 뱃속을 뒤지며 내장을 뜯어먹느라 보이질 않는다. 네 마리 사자는 코끼리 다리 하나씩 독차지하고 있다. 이미 배가 찬 수컷 사자 한 녀석은 천하태평이다.
비가 내려서인지 비린내가 초원에 가득하다. 아프리카 최대의 육식동물 사자는 한 번 식사를 시작하면 50kg까지 먹어치운다는데 임신한 배 마냥 불룩하다. 남아 있는 코끼리 잔해가 얼마나 먹었는지를 짐작케 했다.
갑자기 천하태평 수사자가 벌떡 일어나 우리를 응시한다. 소름이 돋았다. 셔터소리가 그의 식사를 방해했나. 아니면 자신의 몫이 부족했던 탓일까? 코트니가 "걱정 없다"고 하지만 사파리 첫 날 이런 광경이 어떤 논리로 엎어질 문제인가. 간이 콩알만 해졌지만 또다시 셔터를 연신 눌러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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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산]사자들의 저녁식사에 관람객들이 초대를 받았다. 하지만 왠지 디저트처럼 보인다. |
40분쯤 흘렀을까, 내리는 비는 부슬부슬 바뀌고 뭔가를 물어뜯던 사자들도 드디어 배가 꽉 찼는지 미동이 없어졌다. 랜드로버 지프를 아기처럼 살며시 다루며 피비린내 나는 도륙 현장을 빠져나왔다.
유럽 식민지시절 정복자들이 즐겼던 '사냥 게임'
'게임드라이브'는 자동차를 타고 초원을 달리며 야생동물을 탐험하는 것. 우리가 알고 있는 바로 '사파리'다. 헌데 그 기원을 알고보니 슬픈 역사가 새겨져 있다. 이곳 아프리카에서 게임(game)은 동물(animal)이란 뜻, 즉 유럽 식민지시절 정복자들이 즐겼던 '사냥 게임(hunting game)'이라 불렸던 것이다.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국립공원 측은 사냥을 금지하고 있는 지금에서야 '현재의 게임 드라이브는 인간과 동물의 평화로운 공존이 최우선 가치라는 사실을 늘 강조한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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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산] |
사자를 목격한 다음날 새벽 5시 반. 사파리를 위해 특수 제작한 9인승 랜드로버에 몸을 실었다. 아직 해뜨기 직전 커피와 쿠키, 머핀으로 아침을 해결한 터다. 오전 7시를 가리키는 시계가 '사파리 투어도 좋지만 이거 너무 이른 거 아냐'란 말이 튀어나올 법도 하다. 하지만 어제 같은 광경을 목격할 기대에 어쩔 수 없이 나서야 한다.
로지 사비사비의 게임 드라이브는 하루 두 번, 보통 야생동물이 많이 출몰하는 오전 6시와 기온이 떨어질 때인 오후 4시 30분에 출발하는 약 2~3시간짜리 코스다. 한낮의 더위에는 사람도 지치지만 야생동물들도 마찬가지. 눈에 띄는 경우가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듬성듬성 서 있는 나무들과 얕은 관목의 초원. 그 위를 달리는 차량 옆으로는 임팔라(impala), 얼룩말(zebra), 쿠드(kudu), 버펄로(buffalo), 워터벅(waterbuck)이 무리지어 풀을 뜯고 있다. 야생에서 한꺼번에 목격되는 놀라운 풍경이 과연 게임 드라이브의 놀라운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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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산]12미터 높이의 기린. 우리의 가이드 코트니는 보기만 해도 그 크기를 짐작한다. |
"코트니, 코트니 카피!"
차량 이동 내내 동물들에 대해 설명해 주던 코트니에게 무전이 날아왔다.
"치타가 출현했다, 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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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산]사파리 전문안내인 코트니가 표범 발자국을 발견하곤 총에 장전을 한다. |
중앙으로부터의 무전이다. 코트니가 급하게 액셀을 밟더니 기어변속을 하고 차고 나간다. 흙먼지 날리며 지프가 도착한 곳, 서행하며 치타 옆으로 다가갔다. 같은 시각 지프들이 속속 몰려들었다. 치타는 크루거국립공원 전체에서 200마리가 넘지 않는 멸종위기종이다. 최고속도는 시속 112km로 포유류 중 단연 으뜸. 표범과 비슷하지만 좀더 작은 반점의 무늬를 가진 치타가 위엄 있는 모습으로 둔덕 위에 올라앉아 초원을 넓게 관망하고 있다.
다른 곳에서는 코끼리가 한창 풀을 뜯고 있다. 웅대하게 걸어가는 코끼리가 지프 쪽으로 몸을 틀자 다들 기겁했다. 코트니만 빼고서. 그녀가 입에 손을 가져가더니 조용하라는 신호를 보낸다. 거대한 코끼리와는 불과 3m 거리다. 가까이 다가가 관찰하는 게 생동감 있다지만 화가 나면 난폭하다는 코끼리! 만에 하나 자동차를 밀어 버리게 되면 어쩌나 하는 상상도 하게 된다. 오전의 게임드라이브로 사파리 '빅5' 중 표범을 제외하고는 모두 목격한 셈이다.
한밤중 나무 위에서 벌어진 표범들의 임팔라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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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산]1 치타와 표범의 구별법! 눈가에서 눈물이 흘러내리는 줄무늬가 있으면 치타가 맞다. 2 물을 좋아하는 버펄로! 무거운 뿔은 아래로 휘다가 다시 위쪽 그리고 안쪽으로 굽는다. 3 사비사비 리조트의 숙소. 큰 동물들의 공격에 견디도록 튼튼하게 만들어졌다. |
오후 4시30분의 두 번째 저녁 사파리 출동이다. 과연 표범을 볼 수 있을까? 해질녘에서야 아프리카는 우리의 궁금증을 해결해 주었다. 낮은 잡목을 헤치고 지프가 이동하자 덤불에 매화꽃 같은 모양, 반점 무늬의 표범이 마주하게 됐다. 잘 찾아봐야 분간이 갈 정도로 덤불에서 표범을 구분하기 어렵다. 고양이과의 야행성이고 조심성이 많아 눈에 띄지 않게 행동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5m 옆 나무 위에는 또 한 마리의 표범이 임팔라를 끌고 올라가 먹어치우고 있다.
1시간을 기다리자 칠흑 같은 밤이 되었다. 순간 덤불에서 일어난 다른 녀석이 나무를 빙글 돌더니 갑자기 솟구쳐 올라 나무 위로 돌진했다. 기다렸다는 듯 임팔라를 물고 있던 표범이 먹이를 뺏기지 않기 위한 결투가 벌어졌다.
"크아아악~, 크악크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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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산]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리는 코뿔소. 아기 코뿔소에게 젖을 먹이는 중이다. |
소리가 울려 퍼졌다. 격렬한 몸짓에 앞발로 몇 번 안면을 가격한 후 먼저 배를 채웠던 녀석이 물러나고 승리한 녀석은 "쁘뜩 쁘득" 소리 내며 임팔라 몸통을 물어뜯고 있다. 고요한 오후 8시. 불과 1분 만에 야생의 주인이 뒤바뀐 아프리카의 밤이다.
사파리 팁
게임 & 부시 드라이브로 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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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산]넓은 초원에 다양한 야생 동물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이 신비롭다. |
남아프리카 북동부 음푸말랑카주와 림포포주에 걸친 지역에 남아프리카 최대의 관광 하이라이트인 크루거국립공원이 있다. 이 일대가 야생동물이 가장 많이 서식하고 있고 종류와 수는 세계 최다다. 포유류 147종, 어류 49종, 파충류 11종, 조류 507종에 이른다. 사자, 표범, 와일드비스트(누), 기린, 버펄로, 얼룩말, 코뿔소, 악어, 하마, 타조, 임팔라를 쉽게 목격할 수 있다. 그중 사파리 '빅5'는 사자, 코뿔소, 버펄로, 코끼리, 표범을 꼽는다. 운이 좋으면 '빅7'에 넣어도 좋을 기린과 치타가 있다.
'게임 드라이브(Game Drive)'는 동물을 찾아보면서 공원 안을 드라이브하는 것이다. 크루거에 찾아가는 주목적이 여기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 '게임 부시 드라이브'는 일반 게임 드라이브에서는 가지 않는 장소까지 들어가 짧은 시간이지만 초원 속을 걸을 수 있다. 가이드는 안전을 위해 총에 장전을 하고 다닌다. 물론 요금도 비싸다.
사파리에 나설 때에는 동물들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무채색 복장을 갖추고, 벌레에 물리지 않도록 액체 스프레이를 몸에 뿌린다. 동물을 발견했다면 기척 없이 몸을 움직이고 큰 동작을 자제해야 도망가지 않는다. 현지기온은 한낮 30~40℃를 육박하며 자외선이 강하기 때문에 선크림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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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산]먹이를 뺏기지 않으려 포효하는 표범. 임팔라를 12미터 나무 위로 물고 올라갔다. |
남아프리카 여행정보
인천국제공항에서 요하네스버그를 오가는 항공편은 홍콩을 경유해 운항 중이다. 홍콩까지 3시간30분, 홍콩에서 요하네스버그 16시간을 비행한다. 사파리를 보기 위해 요하네스버그에서 스쿠쿠자 공항까지 약 1시간, 차량을 이용하면 6시간이 소요된다.우리나라보다 7시가 늦은 시차로 한국이 정오일 때 아프리카는 오전 5시. 서머타임은 없다.
국내에서 판매하는 여행상품도 있다. 뚜르 디 메디치의 '남아공 핵심 4박 7일'은 사비사비 리조트 2박과 케이프타운 2박 패키지를 운영 중이다 성수기 2인1실 기준 549만 원, 문의02-545-8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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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산]새벽의 평온한 초원이다. 사파리 도중 쉬기 위해서는 이렇게 넓은 곳이어야 동물들의 위협에 안전하다. |
케이프타운 여행정보
'아프리카의 작은 유럽'
케이프타운은 '아프리카의 작은 유럽'으로 불린다. 실제로 유럽과 닮은 세련된 건축문화와 음식문화를 자부한다. 1652년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진출을 시작으로, 영국 등 유럽의 식민지였던 탓이다. 분위기는 유럽인데, 물가는 동남아시아 수준인 것도 큰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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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산]희망봉이 자리한 해안 절벽을 오른다. 아프리카의 자원을 실어 나르던 동인도회사의 화물선들이 드나들던 그 바다다. |
유럽인들이 탐낼 만했던 나라인 만큼 먹거리 또한 풍부하다. 검은 대륙의 특선요리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 골드( www.goldrestaurant.co.za)에서는 14가지의 코스요리와 디저트가 등장한다. 새우를 넣은 춘권을 닮은 알제리 스타일의 새우 브리옷부터, 단호박 찜을 닮은 카메룬 버터넛, 우리 갈비찜과 닮은 칼라하리 사슴고기 요리까지. 아프리카의 라이브 민속공연을 관람하며 신비하고 놀라운 맛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아프리카 전통 드럼을 직접 연주하는 체험도 포함돼 있다.
지난해 뉴욕타임스는 '세계에서 가볼 만한 곳 여행지 52곳' 중 1위로 케이프타운의 테이블마운틴 사진을 실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정상에는 뾰족한 산이 없다. 마치 칼로 자른 듯 편평한 가로의 수평이다. 그 직선의 길이가 무려 3.2km. 케이프타운 어디에서든 위엄 있는 그 모습이 압도적으로 다가온다.
테이블마운틴 정상에서 내려다본 바다에는 유일한 로빈 아일랜드 섬이 있다. 만델라가 27년 동안 수감 생활 대부분을 보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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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산]1 아프리카 전통 레스토랑 골드의 원주민 라이브 민속 공연. 2 사비사비 사파리 리조트의 숙소. 3 골드 레스토랑에서 아프리카의 다양한 음식 사파리를 즐길 수 있다. 4 빼어난 풍광과 인테리어의 와이너리를 찾아 와인의 맛을 즐기는 것도 좋다. 5 자연농원 바빌론스토렌. |
다음으로 와이너리 투어는 케이프타운에서 자동차로 시내에서 40분가량 벗어난 거리. 빼어난 풍광과 인테리어의 와이너리가 즐비하다. 그중 페어뷰(fairview.co.za)를 추천한다. 와인과 치즈, 로컬 맥주 시음이 가능하다. 이밖에 오크나무 가득한 인근 마을 스텔렌보시( www.stellenbosch.teavel)와 '작은 프랑스 마을' 프란치후크( www.franhchhoek.org.za)도 들러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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