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사적 도굴 오래전인데..관계당국은 까맣게 몰랐다

2015. 4. 1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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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경산 임당동 고분 1호분 천장 함몰

문화재청쪽 "80~90년대초 뚫은 듯"

4~6세기 삼국시대 주요 무덤 유적으로, 국가사적(516호)인 경북 경산시 임당동 고분군이 오래 전 무단도굴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문화재청 등 당국은 이런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채 도굴 현장을 방치했던 것으로 밝혀져 국가 문화재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17일 고고학계와 주민들에 따르면, 임당동 국가사적 지구의 고분 7기들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인 1호분의 고분 봉분이 오래 전에 전면 도굴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고분 현장의 1호분 무덤 양 옆에는 도굴갱 2곳이 뚫렸고 천장이 내려앉은 상태다. 이런 사실은 16일 부근을 답사왔던 고고학자들이 1호분에서 천장이 함몰된 흔적을 발견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문화재청 쪽은 "현장을 긴급조사한 결과 두 도굴갱은 80~90년대초 뚫은 것으로 일단 추정되며, 최근 무덤 천장이 함몰되면서 도굴갱의 자취가 드러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1호분은 경주 봉황대처럼 봉분 위에 큰 당산나무가 뿌리를 내린 독특한 양상의 미발굴 대형무덤이다. 문화재청과 전문가들의 현장 조사 결과 도굴범들은 무덤 부근에 짚풀더미와 가건물을 세우고 그 안에서 작업하며 무덤 쪽으로 지하 갱을 뚫은 것으로 보인다. 이 가건물은 그 뒤 불이 나 소실되면서 도굴갱 일부가 드러났으나, 무덤이 도굴됐다는 사실은 제대로 알지못했다는 게 주민들의 전언이다.

김용성 한빛문화재연구원장 등 전문가들은 이날 문화재청과 긴급 조사를 벌인 뒤 발굴 등을 통해 구체적인 유물 피해상황을 파악해야한다는 의견서를 냈다. 경산시와 경찰도 도굴 시점과 범행 경위 등을 조사중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지방 사적은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고 있는데, 도굴 사실에 대해 사전에 전혀 보고받지 못했으며, 경산경찰서에도 그동안 신고가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임당동 고분군은 삼국시대의 신라의 지방세력인 압독국의 주요 유력자들이 묻혔던 무덤으로 추정된다. 특히 80년대초 도굴범들이 임당동 2호 고분에서 고리큰칼(환두대도) ·금귀걸이 ·은제허리띠 등을 훔쳐 팔려다 적발되면서 유적들이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영남대 박물관이 2호분과 5~7호분 등에 대한 조사를 벌여 10여곳의 무덤군과 옹관 등을 확인한 바 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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