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할부시장 깎아주기 전쟁.. 금리 1.9%까지 내려

미혼의 직장인 한모(30)씨는 이달 초 2860만원짜리 2015 현대 쏘나타 승용차를 구입했다. 아직 3년 차 직장인 월급으로는 빠듯하지만, 잔가보장형 할부금 납부방식을 택하면 반값에 차를 살 수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끌렸다. 일단 36개월간 원가의 절반인 1430만원을 납부하면 만기를 연장해 완납하거나, 연장하지 않고 캐피털사에 차를 반납할 수 있다. 36개월 후 중고시장에서 차량 가격이 현재의 절반 가격보다 높을 경우 잔금 완납 후 차를 시장에 팔아 차익을 챙길 수도 있다. 한씨는 "3년 후엔 연봉이 높아지고 내가 결혼할 수도 있는데, 그때 상황에 따라 결정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연간 4조5000억원 규모의 자동차 복합할부 시장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할부금을 카드로 결제하면 카드사가 소비자에게 일정 금액을 보전해줬던 복합할부 상품은 최근 현대자동차가 카드사들에 금리 인하를 요구하면서 대부분 카드사들이 취급을 포기했다. 이에 따라 캐피털과 카드사들은 자동차 할부 고객을 잡기 위해 다양한 유형의 신상품을 내놓고 있다. 할부 금융업계 관계자는 "각자의 수입과 취향에 맞는 상품을 찾아야 최적의 구매를 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마이너스 할부 금리 상품도 출현
현대차는 지난달 자사 자동차의 할부 금리를 1%포인트 낮췄다. 복합할부 상품 폐지에 대한 비판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라는 말도 나오지만, 이 조치 덕에 현대·기아자동차는 현대캐피탈을 통해 구입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 현대캐피탈의 현대·기아차 36개월 할부 금리는 최저 1.9%까지 내렸다. 타 캐피털과 비교해 2~3%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최근엔 10년 만에 캐피털 업계에 마이너스 금리도 등장했다. 아주캐피탈은 한국GM 스파크를 구입하는 고객에게 자동차 가격을 1% 할인한 뒤, 이를 무이자로 나눠 내는 상품을 팔고 있다.
매월 1일 캐피털사들이 공지하는 '이달의 판매조건' 등 특판 내용을 잘 알아보는 것도 전략이다.
카드 업계에서는 현재 신한카드(오토플러스), 삼성카드(수퍼오토할부), 롯데카드(오토할부)만이 직접 자체 할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신용카드만 있으면 개인 신용등급과 상관없이 연 5%대 이자율로 차량 구입이 가능하며, 카드 마일리지·포인트 적립이 가능하다. 신한 오토플러스는 다이렉트(전화 주문) 서비스를 이용하면 이자를 4.5%까지(36개월 기준) 낮춰 제공하고 있어 타 카드사보다 1%포인트가량 경쟁력이 있다.
차량 구매가 아닌 '대여' 성격의 장기 렌터카도 요즘 차량 교체 주기가 짧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장기 렌터카는 2010년 현대캐피탈 기준 1만대에서 2014년 1만4400대로 증가했고 시장 규모도 1조8000억원에 달한다. 중고차 감가상각에 대한 부담이 없고, 렌터카 회사가 차량 정비·보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차 빌려 타는 장기 렌터카도 인기
할부 방식도 유형이 다양하다. 직장인처럼 월 수입이 고정적인 사람에게는 '원리금 균등 상환' 상품이 이상적이다. 원금과 이자를 합친 총액을 할부 개월 수로 나눠 매달 고정 금액을 납부하는 형태로, 가장 보편적인 할부 방식이다. 매달 수입이 일정하다면 이 방식으로 차를 구매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거치형 할부는 최초 1년간 할부금 납부를 유예해주는 방식이다. 1년 동안 이자만 내다가 1년 후부터 원금을 내기 시작한다. 입사한 지 얼마 안 됐지만 당장 차가 필요한 영업사원, 막 결혼한 신혼부부 등이 선호한다. 잔가보장형 할부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차량 원가의 30~50%를 미래 중고차 값으로 미리 설정해 놓고 나머지 금액만 할부로 납부하는 것이다. 만기 때 차를 캐피털사에 반납할 것인지 또는 만기를 연장해 완납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다. 미리 설정한 중고차 가격이 만기 때 시장가보다 높으면 차를 팔아 차액을 챙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방식은 취향이 자주 바뀌는 젊은 층이나 자동차 교체 주기가 짧은 사람들에게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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