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나라살림 적자 29조..복지 보조금 등 축소, 취약계층 '직격탄' 우려

[한겨레] 부처별 사업 10% 이상 줄이기로
세입확충 방안은 없어
지난해 나라살림 적자 규모가 2013년보다 8조원 넘게 늘어나고, 나랏빚은 40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정부가 세입 기반 확충을 미적거리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정부는 강도 높은 재정개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세입을 확충하기보다 세출을 옥죄는 쪽을 선택했다는 뜻이다. 우선 각종 보조사업을 전면 점검하고, 부처별로 사업 규모를 10% 이상 줄이도록 요구했다. 고령화와 빈곤 확대에 뿌리를 둔 내수침체에 대응해 정부 재정이 적극적 구실을 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7일 국무회의를 열어 '2014 회계연도 국가결산'을 심의·의결했다. 결산자료를 보면, 지난해 재정적자(관리재정수지 기준)는 29조5000억원으로 한 해 전보다 8조4000억원 불어났다. 재정적자를 나라경제 규모(국내총생산·GDP)에 견주면 2.0%이다. 한 해 전보다 0.5%포인트 뛰어올랐다.
국가채무(중앙정부 기준)도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을 넘어섰다. 1년 전보다 39조원 늘어난 503조원이다. 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1년 전보다 1.4%포인트 오른 33.9%였다. 국가채무 증가는 재정적자 누적으로 부족한 재원을 국채 발행 등으로 메워나간 탓이다. 재정적자 규모는 2010년부터 매년 불어나고 있다.
나라살림이 부실해지는 이유는 세금이 잘 걷히지 않아서다. 지난해 총세입 증가율은 2.0%로 명목성장률(3.9%)에 한참 못 미쳤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납세자들의 살림이 어려워진 탓도 있지만 세수 기반이 취약해진 까닭이다. 무엇보다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 기조가 세수 기반 확충을 어렵게 한다.
정부는 강력한 재정개혁을 예고했다. 불어나는 적자와 채무를 세입 확충보다 세출 구조조정으로 풀겠다는 취지다. 특히 각 부처가 집행하고 있는 보조사업을 정조준했다. 정부는 부처별로 사업 규모를 대폭 줄이기로 했다. 6월까지 각 부처의 소관 보조사업 중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사업을 일괄적으로 10% 이상 선정해 나라살림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에 보고해야 한다. 정부가 보조사업 수 총량 관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외에도 나랏돈이 들어가는 모든 사업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신규 사업을 추진하거나 기존 사업의 예산을 확대할 때 지출 절감 계획 수립도 의무화하기로 했다. 송언석 기재부 예산실장은 "세입은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한편, 세출은 인구구조 변화와 복지제도 정착 등 지출 수요가 증대되고 있다. 재정개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시대 변화에 맞춰 지출 항목을 조정하고 부정·수급 등을 감독하는 행위는 나랏돈을 관리하는 정부의 당연한 역할이고 의무다. 하지만 무리한 재정개혁은 부작용도 낳을 수 있다. 무엇보다 부처별 보조사업 수 총량 관리는 취약계층 복지와 관련한 보조사업이 위축되는 결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보조사업 규모는 26조1861억원으로 전 부처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사업 수도 255개로 문화체육관광부(294개)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세출 구조조정 압박이 복지사업에 쏠릴 가능성이 큰 셈이다.
강병구 인하대 교수(경제학)는 "재정적자와 국가채무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선 재정개혁만큼이나 세제개혁이 필요하다"며 "2년간 소비세(담뱃세)와 소득세(과표구간 조정)를 증세한 만큼, 이번에는 담세력이 큰 법인을 대상으로 법인세의 세율이나 과표구간 조정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급식비 막말' 충암고의 '막장 역사'를 아시나요■ 그래도 MB 때는…■ [카드뉴스] 세월호 배상금에 국가의 돈은 없다■ [포토] 화마와 싸우는 소방관…"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화보] "모델 시켜준다더니…" 빵~터지는 패션쇼
공식 SNS [통하니][트위터][미투데이]| 구독신청 [한겨레신문][한겨레21]
Copyrights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