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시계의 반격..태그호이어, 구글·인텔과 스마트워치 제휴

임현우 입력 2015. 3. 21. 03:31 수정 2015. 3. 21.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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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워치밸리가 미국 실리콘밸리와 결혼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탑재 연내 기계식 스마트워치 출시..삼성·애플 전자업계 공세 견제 스와치, NFC 적용 시계 준비..몽블랑, 6월 'e스트랩' 제품 발표

[ 임현우 기자 ]

"스위스의 워치밸리가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결혼했다."

스위스 시계 브랜드 태그호이어의 장 클로드 비버 최고경영자(CEO)의 말이다. 그는 19일(현지시간) 스위스 바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시계박람회 '바젤월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내장한 스마트워치를 개발하기 위해 구글 인텔과 파트너십을 맺었으며 연말에 제품을 공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인텔은 프로세서를 공급하고 태그호이어가 155년 된 시계 제조기술을 활용해 기계식(태엽)으로 구동하는 스마트워치를 만든다.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가 본격적인 스마트워치 시장 진출을 선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비버 CEO는 데이비드 싱글턴 구글 기술담당 임원, 마이클 벨 인텔 부사장과 함께 회견장에 등장해 "이번 파트너십은 세 회사에 어마어마한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스위스 명품시계 업체들이 스마트워치 시장에 속속 발을 내딛고 있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스마트워치의 가능성에 대해 혹평하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오는 26일까지 열리는 올해 바젤월드에서는 태그호이어 외에도 스위스 시계업체들이 만든 '유사 스마트워치'가 속속 공개되고 있다. 브라이틀링은 스마트폰과 연동해 현지시간을 자동으로 맞추는 'B55 커넥티드'를 내놨고, 프레드릭콘스탄트 몬데인 알피나 등도 비슷한 콘셉트의 제품을 출시했다.

세계 최대 시계회사 스와치그룹도 근접무선통신(NFC) 칩을 넣어 비접촉식 결제, 호텔 체크인 등이 가능한 시계를 상반기에 선보인다. 닉 하이에크 스와치그룹 CEO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두 달 내에 NFC 기능을 적용한 시계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스와치그룹은 이를 위해 중국 유니온페이와 협약을 맺었으며 다른 금융회사와도 제휴 확대를 타진 중이다. 이 기술은 '스와치' 등 저가 브랜드부터 '오메가' 등 명품급 브랜드까지 다양하게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리치몬트그룹 계열의 몽블랑은 오는 6월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시계를 출시한다. 기존 '타임워커 컬렉션' 시계에 e-스트랩(전자 시곗줄)을 장착하는 방식으로 활동량 측정, 메시지 알림, 사진 촬영, 음악 재생 등 다양한 기능을 구현한다. 시곗줄만 따로 사서 다른 시계에 달 수도 있다. 한국에서 30만원대 안팎에 판매될 예정이다.

스위스 명품 시계업체들의 이런 움직임은 스마트워치가 기존 시계시장을 잠식하는 것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 나온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세계 스마트워치 판매량이 지난해 460만대에서 올해 2810만대로 급증하고, 2019년에는 894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스위스는 1970~1980년대 일본의 저가 쿼츠(전자식) 시계 돌풍에 직격탄을 맞아 시계업체가 줄도산한 쓰라린 경험이 있다. 스마트워치 시장이 급성장하는 상황에서 과거의 트라우마를 떠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저가 브랜드들이 상당한 매출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번에 스마트워치를 공개한 태그호이어 스와치 몽블랑 프레드릭콘스탄트 등이 모두 여기에 해당된다. 삼성 LG 애플 등의 스마트워치가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내세워 투박한 정보기술(IT) 기기 이미지를 깬 것도 스위스 업체들엔 부담이다.

기 시몬 태그호이어 제너럴매니저는 "우리는 시계 제조 분야에선 전문가지만 IT는 잘 모르기 때문에 제휴를 맺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명품시계 업계에선 '모든 제조공정을 얼마나 직접 처리하느냐'가 브랜드의 격을 나타내는 기준이었는데, 이 원칙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바젤=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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