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빅2' 농심 근심, 오뚜기는 우뚝

입력 2015. 3. 17. 03:05 수정 2015. 3. 17.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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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시장 축소.. 실적 살펴보니

[동아일보]

지난해 국내 라면시장 규모(1조9700억 원)는 2013년(2조100억 원)보다 약 2% 마이너스 성장했다. '대체재'인 즉석식품이 많아진 데다 경기위축에 따른 소비침체 등이 겹친 탓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라면업계 1, 2위 기업의 엇갈린 성적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1위 농심은 시장 축소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반면 2위 오뚜기는 나름대로 선전하며 성장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농심의 지난해 매출(2조417억 원)은 2013년(2조867억 원)보다 2.2% 하락했다. 국내 라면시장의 매출 축소가 그대로 실적에 반영된 것이다. 영업이익은 매출보다 하락폭이 더 크다. 농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35억 원으로 2013년(926억 원)보다 20.6% 줄었다. 이는 점유율 하락과 매출 축소에 대응하기 위해 영업비용을 예년보다 더 쓴 결과로 풀이된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농심의 지난해 시장 점유율(매출액 기준)은 62.4%로 전년 대비 3.5%포인트 하락했다. 판매량 기준 점유율은 58.9%를 기록했다.

식품업계 전문가들은 라면 위주로 짜여진 농심의 매출구조가 이런 결과를 불러온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농심의 전체 매출 중 라면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63%다. 이런 가운데 농심이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준비한 신사업 분야는 아직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농심은 2012년 광동제약에 '삼다수' 유통사업권을 넘긴 뒤로 '백산수' 판매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점유율은 5% 안팎에 그치고 있다.

반면 오뚜기는 내수침체 속에서도 괜찮은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매출(1조7817억 원)은 2013년(1조7282억 원)보다 3.1%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1051억 원에서 1159억 원으로 10.3% 늘었다.

식품업계가 전반적으로 부진을 겪는 상황에서 오뚜기가 두드러지는 실적을 낸 비결은 우선 적극적인 마케팅에 있다. 오뚜기는 2013년 10월 '진라면' 광고모델로 야구선수 류현진을 기용하고 공격적 마케팅을 벌여 라면시장에서 확실한 2위 자리를 꿰차는 데 성공했다. 2011년 10.6%, 2013년 16.6%였던 라면시장 점유율(판매량 기준)은 2014년 18.3%를 거쳐 올해는 20%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축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오뚜기의 제품군은 무려 400여 종에 이른다. 이 중 주력인 카레와 3분 요리(즉석식품)의 지난해 시장 점유율은 각각 83.1%와 91.3%다. 오뚜기 관계자는 "주력 제품이 확실한 시장 우위에 있는 데다 다양한 제품군을 갖춰 고객취향 변화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식품업계는 앞으로 해외사업의 성과와 소비자 트렌드 변화가 두 회사의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심은 지난해 식품 한류 등에 힘입어 해외시장에서 4억9000만 달러(약 5537억 원)를 벌어들였고 올해는 6억4000만 달러(약 7232억 원)를 목표로 삼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면발을 두껍게 한 '우육탕면' 등 신제품을 통해 시장 자체를 키워 매출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뚜기는 매출의 90%를 내수 시장에서 거둔다는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그렇지만 국내의 간편 가정식(HMR) 시장 확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오뚜기 측은 "올해는 건강기능식품과 해외 수출에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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