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브리핑] 미·중 부딪히는 와중에..한반도 '새우등'
뉴스룸 2부의 문을 열겠습니다.
'새우등' 오늘(16일) 앵커브리핑이 고른 단어입니다.미국과 중국 두 나라는 지금, 한국을 가운데에 놓고 줄다리기가 한창입니다.
우선 미국은 사드, 즉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를 원하고 있습니다. 벌써 부지까지 봐뒀다면서 이른바 서동요를 읊고 있지요.
중국은 강력 반대하는 중입니다. 사드가 갖고 있는 레이더 체계 때문에 중국의 안방까지 다 털린다는 겁니다.
반대로 중국은 자신들이 주도하는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에 우리가 참여할 것을 강력히 권유중입니다.
미국 입장에서야 세계경제질서가 서서히 중국 쪽으로 기우는 것 같으니 반겨할 리가 없겠지요.
이러한 두 가지 사안을 놓고 양대 강국이 부딪히는 와중에 마치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나 할까요?
우리 정부는 이래저래 양쪽 눈치를 다 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기존의 제국이 쇠퇴하고 새로운 제국이 떠오르는 전환기마다 한반도는 늘 위기를 맞았다"
역사학자 한명기 씨의 말입니다.
그는 병자호란이 일어난 1600년대 조선시대와 미국과 중국. 이른바 G2가 할거하는 지금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합니다.
'재조지은'(再造之恩) '거의 망하게 된 것을 도와준 은혜'라는 뜻인데요.
임진왜란 때 조선이 명의 도움… 즉 은혜를 받았다는 의미로 쓰인 말입니다.
명나라와 후금 사이에서 등거리 외교를 펼쳤던 광해군과는 달리 바로 뒤를 이어 즉위한 인조 임금은 이 재조지은을 받들며 철저한 '친명배금'… 명나라와만 친한 선명한 외교노선을 정했습니다.
후금 즉 청나라가 새로운 동북아 강자로 부상하고 있었던 당시 정세를 철저히 무시한 결정이었습니다.
물론 지금의 미국을 당시의 명과 같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미국은 아직도 분명히 초강대국이고, 우리의 삶을 상당부분 규정하고 있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나라입니다.
그렇다면 중국은? 참으로 힘든 일이지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끝내는 반드시 큰소리 때문에 나랏일을 망칠 것이다."
1621년 광해군이 했던 말입니다.
광해군은 훗날 역사에서 왕으로도 대접받지 못하는 신세가 되긴 했지만 명나라와 후금 사이의 등거리 외교에 있어서 만큼은 후세의 평가를 받고 있지요.
광해군이 이 말을 남기고 난 후 불과 6년 뒤에 일어난 것이 정묘호란이었습니다.
큰소리만 낼 것이 아니라 조용히 실리를 찾으라는 얘기… 역사에서 또 한 수 배웁니다.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중, 사드 및 AIIB 문제 의견교환..양국 입장 재확인
- 여, 청와대-정부 브레이크에도 사드 공론화 시도 '계속'
- '사드' 고민 깊어지는 정부..미·중 갈등 속 선택은?
- "최적 부지 찾아 다녔다"..'사드' 밀어붙이는 미국, 왜?
- 정부 '모호' 여당 '적극' 야당 '신중'..사드 공론화 혼선
- [단독] 현직 총무팀의 폭로 "쌍용차 파업 당시, 용역비 빼돌렸다"
- 재보궐선거 사전투표 마무리…지도부, 금정부터 총력전
- 판 커지는 중동전…이스라엘 '평화유지군'까지 타격
- 출판사로 전한 소감…한강 "파도 같은 축하에 감사"
- 사진 요청하자 '폭행'…제시 "도의적 책임, 가해자는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