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딕'을 탄생시킨 그 비극..94일간의 사투

2015. 3. 13.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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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한가운데서 / 너새니얼 필브릭 지음 / 한영탁 옮김 / 다른 펴냄

고전 '모비딕' 탄생에 결정적인 영감을 준 사건이 있다. 허먼 멜빌은 젊은 날, 신출내기 선원으로 고래잡이 일에 뛰어든 적이 있다.그는 1840년에 태평양에 나갔다가 역시 고래잡이 선원이 된 에식스호의 생존한 일등항해사 체이스의 아들을 우연히 만났다. 체이스가 쓴 에식스호 조난기를 받아 읽고 그는 감명을 받았다. 극한의 바다에서 흰고래와의 운명적인 사투를 그린 '모비딕'은 이렇게 해서 탄생했다.

이 책은 에식스호의 항해를 복원한 논픽션이다. 1819년 여름, 238t의 포경선 에식스호는 낸터킷 섬에서 출항해 일상적인 고래잡이 항해에 올랐다. 15개월 뒤 남태평양의 가장 먼 가장자리에서 에식스호는 성난 고래로부터 공격을 받아 침몰했다. 20명의 조난 선원들은 세 척의 구명 보트를 타고 남아메리카를 향해 길을 떠났다. 선원들은 거친 풍랑과 폭풍우, 그리고 절망·고독과 싸우면서 94일 동안 장장 7200㎞를 표류했다. 3개월 뒤 살아남은 선원은 단 8명.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잔혹한 바다에서 목숨을 건 인간의 모험, 굶주림과 살아남기 위한 식인, 고래와의 운명적 싸움이 얽힌 19세기 최대의 해양 참사 에식스호의 비극은 읽는 이를 압도한다.

2000년에 출간돼 그해에 전미도서상 논픽션 부문 최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저자는 항해기와 함께 태평양 섬들의 식인 풍습에 대한 소문, 바다에서의 생존 방법, 굶주림의 심리학과 생리학, 항해술, 해양학, 향유고래의 생태학, 포경선 조선술, 관측술 등 19세기 포경 산업 전반을 폭넓게 조사해 담았다. 미국 기록 문학 특유의 저력을 만날 수 있다.

[김슬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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