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수·구자욱, 여자친구보다 좋은 '소울메이트'

스포츠 안에서 선후배는 자칫 어려운 관계가 될 수 있다. 특히 규율이 엄격한 야구는 더 힘들다. 그러나 친형제와 같은 절친이 있다. 삼성 라이온즈의 김상수(25)와 구자욱(23)이다.

이들의 첫 만남은 11년 전으로 올라간다. 경복중학교 야구부에서 만난 김상수와 구자욱은 팀내 최고참과 막내였다. 그런데 이들은 말 그대로 '베스트 프렌드'였다. 한 번도 다투지 않았다는 김상수와 구자욱은 여자친구보다 더 좋다고 말했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함께 날아온 2015년 스프링캠프. 김상수와 구자욱은 훈련을 할 때도 이동을 할 때도 항상 붙어 다녔다. 같은 방만 안 쓸 뿐 김상수가 있는 데 구자욱이 있고, 구자욱이 있는 데 김상수가 있었다. 때문에 긴 캠프가 외롭지 않았고 고된 훈련이 힘들지 않았다.

(김상수와 구자국(왼쪽부터)은 선후배이면서 절친이다. 함께 하는 것만으로 즐겁다는 이들은 올 시즌 각자의 위치에서 비상을 꿈꾸고 있다. 사진=김상수 제공)

- 어떻게 친해졌나.

김상수(이하 김)=처음 만났을 때 내가 중학교 3학년, (구)자욱이가 1학년이었어요. 자욱이는 그냥 정이 가는 후배였기에 챙겨주고 싶었어요.

구자국(이하 구)=편한 선배였다. 선배기 때문에 어려울 수도 있었겠지만, (김)상수형이 먼저 다가와 챙겨줘서 고마웠어요.

김=중학교 땐 예뻐했지만, 솔직히 프로에 들어온 후 더 친해졌어요. 같은 학교를 나온 좋아했던 후배였고 내 따가리였기에 성인이 된 후 더 챙기게 된 것 같아요.

- 특이하다.

김=친구나 후배나 마음이 맞아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아무리 좋아하는 후배라도 서로 안 맞으면 어려워요. 정이 가면 그걸로 된 거죠.

구=숨기는 거 없어요. 그러면 나빠요.

김=사람을 사람으로.

구=진실되게.

김=잘 맞으니깐.

- 후배들이 혼나는 모습을 볼 때 기분이 안 좋았겠다.

김=우리 땐 구타는 없었어요. 가끔 감독님이나 코치님들께 단체 기합을 받거나 후배들만 혼날 땐 자욱이도 그렇지만, 좋아하는 후배들이기에 신경이 쓰였어요. 그러나 단체생활이기에 내가 나서면 안 된다. 마음이 안 좋았던 건 사실이에요.

구=상수형이 눈치 주면서 도와주기도 했어요.(웃음)

김+구=더 안 혼나게...(웃음)

- 평소 만나면 무엇을 하는가.

김=둘 다 대구 봉덕동 주민이에요. 그래서 자주 만나요.

구=상수형이 저희 친형(구자용)의 친구예요. 예전에 축구선수였어요

김=자욱이는 제 친동생(김상우, 가수)과 같은 반 친구였어요. 이렇게 연결됐어요. 4명이 함께 자주 모여요.

- 에피소드도 많았을 것 같다.

김=자욱이가 크고 제가 작아요. 같이 걸을 때마다 떨어져서 걷자고 해요. 오지마라고 할 때도 있죠.(웃음) 그냥 만나면 재미있고 매일 빵빵 터져요. 즐거워요.

구=만나면 항상 재미있어요. 그저 좋아요.

- 싸운 적은 없는가.

김+구=전혀요. (동시에 말해 놀랐다)

김=섭섭한 적도 없었어요. 싸울 일이 없었죠.

- 지난 크리스마스를 같이 보냈다.

김: 자욱이에게 서울가자고 했어요. 경성현(25, 스키)과 최재우(21, 스키)를 만나기 위해서요. 바람도 쐬고 싶었고요.

- 여자친구는 없나.

김+구=없어요.

- 서로 소개시켜줘도 좋을 것 같다.

김=지인에게 소개시켜주는 역할은 안 좋아해요. 만약 헤어지면 중간에서 입장이 난처해지는 것 같아요. 소개팅은 별로예요.

구=저도 누구를 소개시켜주진 않아요. 그리고 아는 여자들도 없어요.

- 서로 룸메이트하고 싶었겠다.

구: 안 시켜줘요.

김: 저희가 친하다는 것을 구단 사람들이 다 알아요.

- 이번 캠프에서는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가.

김=자욱이는 프로에 와서 첫 스프링캠프에 참가했어요. 반면 나는 6~7번째에요. 분위기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최대한 편하게 해주려고 해요. 대화도 많이 나누고 있어요.

구=처음이라 모든 게 어색했어요. 그런데 상수형이 내가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모르는 부분을 많이 가르쳐줬어요.

- 김상수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다.

구=당시 막 군대에서 제대했을 때였어요. 텔레비전으로 보는데 상수형이 경기에 많이 나가지 못해 아쉬웠어요. 경기에 나갔으면 정말 잘 했을 거에요.

- 구자욱은 퓨처스리그 남부리그 수위타자상을 받았다.

김=멋있었죠. 정말 같이 야구하고 싶었거든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군대를 가야했기에 또 이별하면 어쩌나 걱정했었어요. 그런데 우승해서 정말 다행이었어요.

구=정말 형이랑 같이 뛰고 싶어요.

- 구자욱이 이번 캠프에서 최고의 이슈 메이커가 됐다.

김=충분히 잘 치겠다고 생각해요. 20살도 넘었고 프로이기에 자욱이의 장점만 본다면 그 배로 잘 해내리라 믿어요. 근성이 있고 열심히 하기에 잘 해낼 것이라고 생각해요.

- 자칫 자만에 빠질 수도 있다.

김=그럴 아이가 아니에요. 만약 그렇게 변한다면 뭐라고 할 거예요. 그런데 진짜 그런 아이가 아니기에 믿어요. 자욱이는 지금도 열심히 잘 하고 있으면서 더 노력하려고 해요.

- 서로 배울 점이 있는가.

구=상수형은 마인드가 정말 최고예요. 매사에 긍정적이에요. 그런데 너무 긍정적인데 걱정도 많아요. 그래서 살이 못 찌는 걸 거예요.

김=자욱이는 착해요. 같이 훈련하면서 자욱이가 화를 내는 것을 잘 못 봤어요. 연습하면서 잘 이겨내죠.

- 서로에게 힘이 될 것 같다.

김=어렸을 때 진짜 귀여웠어요. 지금은 징그러워요.(웃음) 자욱이를 어리게 안 봐요.

구=말과 행동이 모두 어른스러워요. 상수형 성격을 본받고 싶어요.

- 이번 캠프에서의 목표는.

김=목표했던 몸무게 늘리기는 성공적이에요. 68kg에서 73kg까지 늘렸어요. 몸을 찌우려고 마음을 단단히 먹었고 달성돼서 기분이 좋아요. 파워를 기르고 싶거든요. 홈런 30개를 치겠다는 것이 아니라 강한 타구를 때리고 싶어요.

구=목표를 잡으면 더 안 되는 것 같아요. 아직 보여준 것이 없어요. 경기에 많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김=버티는 것 밖에 없는 것 같아요. 결과가 좋기 위해 연습경기에서 기량을 충분히 쌓아야죠. 보면 알 거예요.

-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김=3할 타자가 되기 위해 정확하게 타격하는데 집중하고 있어요. 간결하게 스윙하려고 하죠. 캠프 동안 다리를 들고 치다가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다시 발을 짚고 치는 것으로 바꿨어요. 아직 잘 모르지만 좋은 것 같아요.

구=힘들지만 경기에 더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훈련한 만큼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힘든 부분은 치유하면서 해나가야죠. 상수형이 도와주기에 이겨낼 수 있어요.

- 골든글러브 욕심도 나겠다.

김=당연히 욕심이 있죠. 그만큼 다른 선수들도 저와 똑같은 생각을 할 거예요. 모두를 경쟁자라고 생각하고 이겨내야죠.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채워 시즌 준비를 잘 할 거예요.

(길고도 고된 스프링캠프가 이들에게는 지루하지 않다. 구자욱과 김상수(왼쪽부터)는 서로 의지하며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있다. 사진(일본, 오키나와)=표권향 기자)

- 올 시즌 목표는.

김: 한 번도 못 해본 3할 타자요. 팀이 우승했고 타이틀도 땄는데 타율에서 아쉬웠어요. 작년 3할 타자가 그렇게 많았는데도 저는 못 했어요. 올해는 꼭 도전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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