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뉴스브리핑' 받아 봤어요?

2015. 2. 10.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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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신문을 통해 알게 된 이야기' 만드는 류효상씨… 밴드·카톡으로 공유

그의 글을 주목하게 된 것은 몇 개월 전부터다. 기자가 가입하고 있는 밴드(Band)-네이버가 서비스하고 있는 폐쇄형 SNS- 중 활성화되어 있는 곳은 7~8개다. 주로 초·중·고교, 대학교 과 밴드다. 각 밴드의 구성원들은 기자를 제외하고는 서로 중복된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같은 글이 매일 퍼 날라지고 있다. 이런 식의 제목이다. '2월 6일 신문을 통해 알게 된 이야기들.' 일일 뉴스브리핑이다. 신문에 나오는 기사들을 20~22개 정도로 요약해 정리하고 그 뒤에는 뉴스를 브리핑한 이의 코멘트를 간략히 덧붙인 형식이다.

스마트폰 배달 뉴스에서 선별

매일 뉴스를 브리핑하기는 쉽지 않다. '나꼼수'로 알려지기 전, 시사평론가 김용민씨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나꼼수 이전에는 김씨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뉴스브리핑을 했다. 당시 김씨는 오전 시사프로그램의 게스트로 나오고 있었다. MB 정권 때 정권 외압으로 잘리기 전 이야기다. 김씨에게 블로그에 올리는 뉴스브리핑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날그날 신문을 봐야 하는데 언제 보냐고 물어봤다. 원래부터 신문 마니아였기 때문에 새벽 5시에 일어나 종합일간지 6개 신문을 훑어보는 일부터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신문을 통해 알게 된 이야기들'의 저자도?

탐문 끝에 작성자 이름을 들을 수 있었다. 강화도에 거주하는 류효상씨(50)다. 그의 개인 페이스북을 찾아냈다. '신문을 통해…' 글이 등록되어 있었다. 확실한 저자로 보였다. 페이스북 상의 경력 표기에는 '출신 학교와 학번을 밝히지 않습니다'라는 표시가 되어 있었다. 깐깐함이 느껴진다. 페이스북 메시지로 설득해 약속을 잡았다.

SNS 인기 뉴스브리핑 '신문을 통해 알게 된 이야기'를 매일 만들어 올리는 류효상씨. | 정용인 기자

"시작은 고등학교 밴드였습니다. 이것과 비슷한 내용으로 뉴스브리핑을 하던 친구가 있었어요. '신문을 통해서 알게 된 상식'이라는 제목이었습니다. 제가 하기 대략 한두 달 정도 전쯤? 지금하고는 많이 달랐어요. '조선일보 3면에 뭐가 났다. 동아일보 1면에 주식 어쩌고 저쩌고가 났는데 관심을 갖고 읽어라'는 식이었습니다. 아니면 문화일보 3면에 빨래를 빨리 말리는 법 이런 기사가 났는데 재미있네, 이게 끝이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 안 하더라고요. 그 친구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몇몇이서 신문을 보면서 하던 것인데, 같이하던 친구들이 안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끝난 것이죠. 그래서 제가 하겠다고 했어요. 그게 작년(2014년) 4월 19일이었습니다."

'신문을 통해서 알게 된 상식'이라는 이름은 기자의 머리에도 어렴풋하게 남아 있다. "아, 처음에는 저도 그 이름으로 했습니다. 그런데 상식이라는 걸 이야기로 바꾸게 된 게 요즘 보도되는 것을 보면 워낙 '상식'에서 벗어난 일들이 많아서요. 하하."

그가 콘텐츠를 만들어 등록하는 것은 오전 7시30분에서 8시 사이. 4월 19일 시작한 이래 딱 한 번 늦게 등록한 날을 제외하곤 어긴 적이 없다. 뉴스브리핑 글을 쓰기 전에 필요한 것이 뉴스 클리핑(clipping), 즉 뉴스를 모으는 것인데 이건 그러면 도대체 언제 하는 걸까. "오전 8시 전후로 뉴스를 올리고 나면 바로 시작해요. 틈틈이 하루 종일. 뉴스라는 것이 그렇지 않습니까.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다보면 포털이나 각 신문·방송사 앱에서 실시간으로 속보를 보내주잖아요. 그 중에서 일회성으로 그치는 단편적인 뉴스를 제외하고 연속성이 있는 뉴스, 내일도 뉴스가 될 수 있는 뉴스를 골라내는 것이죠."

류씨의 스마트폰에는 각 언론사의 앱이 대부분 깔려 있다. 그 앱들이 푸시하는 속보뉴스들을 일하는 틈틈이 챙겨본다는 것이다.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소개할 만한 뉴스다 싶으면 복사해 스마트폰 메모장에 붙여넣기도 하고, 복사가 안 되면 캡처해서 이미지 앨범으로 저장하기도 하고… 밤에 집에 들어가서 정리를 합니다. 보통 그렇게 모은 뉴스가 하루에 30개 정도고 많으면 40개 정도 되는데, 정리하면서 코멘트 달 것은 달고, 아닌 것은 맨 마지막에 4~5개씩 몰아 단신처리를 하기도 하고…." 작업이 끝나면 새벽 1시 정도가 된다. 그리고 다시 아침이 되면 자신이 정리한 뉴스를 밴드나 페이스북 등에 등록한다. "사실 정리는 오후 11시나 12시쯤 끝납니다. 아침에 보내기 전에 두 사람에게 스크린을 받아요. 한 친구는 출판사에 다니는 친구인데, 주로 맞춤법을 봐주죠. 오타나 띄어쓰기를 정정해줍니다. 또 한 친구는 코멘트 등을 읽고 조언해줍니다. 이를테면 엊그제 코멘트에서 '잔대가리를 쓰네'와 같은 표현은 조금 심하지 않으냐는 식의 의견을 보내줍니다. 그러면 그 친구의 의견을 참고해서 표현을 순화시키죠."

뉴스브리핑 글은 처음에 글을 올렸던 고등학교 밴드, 그리고 그가 가입한 몇몇 시사모임 그룹에 포스팅한다. 글에 주목한 사람들이 '류효상의 뉴스브리핑'이라는 밴드를 자발적으로 만들어 그를 초대했다. 이 모임의 회원은 약 400명. "이전에 그 밴드에서 반 장난으로 사는 지역이 어디인지 설문조사를 해본 적이 있어요. 주로 제가 사는 인천이나 서울, 경기도 분들이 많은데, 전국에 다 있습니다. 그 분들이 쭉 퍼뜨리는 것 같습니다. 그 중에는 실제로 자신이 가입한 SNS 그룹이 40~50개가 되는데 거기에 다 올리시는 분들도 있어요. 그저 감사할 따름이죠." 류씨의 뉴스브리핑은 몇 명이나 보는 것일까. 정확하게 추계할 방법은 없다. 이를테면 밴드를 서비스 하는 네이버 측에서도 일일이 수작업으로 편집되어 재배포되는 글들까지 추적할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누구는 한 100만명 정도는 보고 있을 것이라고 하는데, 저도 거기까지는 모르겠네요."

100만 명 이상 매일 보는 걸로 추정

재미있는 것은 그가 덧붙이는 코멘트다. 뉴스의 핵심을 짚어 야유를 하기도 하고, 때로는 좋은 일에 칭찬도 아끼지 않는다. "아무래도 연속성을 가진 뉴스거리를 뽑아 쓰다 보니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도 많이 들어갑니다. '소식 고마워, 몇 번 뉴스가 특히 좋아'라는 분도 있지만 모두 똑같은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니 불편해하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제 밴드에서 글을 퍼 나르던 한 친구는 자신이 속해 있었던 외제차 밴드에 뉴스를 날랐는데, 거기 운영자가 자꾸 글을 삭제하더라는 겁니다. 그 친구도 오기가 생겨 계속 글을 퍼 나르니 그쪽 운영자가 자신을 강퇴시키더라는 경험담도 올렸어요."

류씨의 뉴스브리핑은 언제까지 볼 수 있을까. 앞으로의 계획도 물어봤다. "혼자 하는 것이 힘든 것은 사실입니다. 욕심 같아서는 제 뉴스브리핑 밴드에 들어와 있는 친구들끼리 코멘트도 엮어서 같이 만들어 보면 어떨까 싶어요. 뉴스브리핑을 하다보면 '네가 하는 것을 흉내낸 것이 있다'는 제보도 많이 들어와요. 퍼 가서 수정하는 것도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퍼 가고 싶은 사람은 마음껏 퍼 가시라'고 열어놓은 것이니까요. 출처를 표기하라고 이야기한 적도 없고요. 사실 이런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인데, 지금까지 해온 것은 스스로 대견하게 생각합니다. 이전에 어디서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평범의 연속은 비범이다. 돌이켜 보면 그 말이 와서 닿네요.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볼 생각입니다. 혹시 아프다든지 술 먹고 늦잠 잤다든지 그래서 하루쯤 펑크날 수도 물론 있지만요. 하하."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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