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증의 밀가루

김주혜 입력 2015. 1. 26. 14:31 수정 2015. 1. 26.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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쫀득하고 씹을수록 단맛이 새어나오며 입안을 풍부한 식감으로 가득 채우는 밀가루. 먹으면 먹을수록 속이 더부룩하고 건강에 적신호를 일으켜온 애증의 밀가루 음식을 한 달간 끊어봤다.

무너진 건강주범은 밀가루 어느 날부터인가 알레르기 약을 항상 가지고 다녔다. 몸이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은 날이면 어김없이 알레르기가 올라와 온몸을 뒤덮기 때문이다. 또 피부는 왜 말썽인지 여드름과 뾰루지가 올라오면 그 자리에 흔적을 남기기 일쑤.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 체질 개선에 돌입하기로 마음먹고 한의원을 찾았다. “밀가루 음식을 많이 드시는군요. 밀가루는 대표적인 정제 탄수화물로 글루텐 성분을 과다 함유하고 있는데 글루텐은 위와 장에서 완전히 분해, 흡수되지 못하고 소장에 남아 장 점막의 면역에 영향을 줘 염증을 일으킬 수 있어요. 이로 인해 역류성 식도염이나 과민성 장 증후군 같은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각종 외부 환경에 피부가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알레르기 증상이 심화되는 등 피부 트러블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체질 분석을 하러 찾아간 한의원에서 답을 찾았다. 독립하여 서울에서 홀로 생활하다 보니 라면, 과자 등 밀가루 음식을 과다 섭취한 것이 트러블의 원인으로 작용한 것. 그렇게 밀가루를 한 달 동안 끊어보기로 결정했다. 밀가루와의 이별, 4주 프로그램 돌입 영양사의 도움을 받아 4주간의 식단을 구성하고 인바디 가정용 측정기를 사용해 매일매일 체지방률의 변화를 체크했다. 처음 2주까지는 설탕이 과다 함유된 액상 과당(음료수)과 함께 밀가루를 끊는 것으로 시작했다. 3주와 4주 차에는 액상 과당과 밀가루를 끊는 것에서 더 나아가 쌀밥을 현미로 바꿔 먹는 총 두 단계의 4주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밀가루 끊기 3일째, 신체의 변화가 생각보다 빠르게 나타났다. 밀가루에 들어 있는 글루텐 성분은 장내 세균에 의해 분해되면서 에소루핀이라는 성분으로 변하는데, 이 성분이 뇌에 작용하면서 기분을 좋게 만드는 도파민을 생성해 밀가루 중독 증상을 일으킨다. 일단 밀가루에 중독되면 배가 충분히 부른 상태에서도 과자나 빵과 같은 간식이 먹고 싶어지며 단 음식을 자꾸만 찾게 된다. 더 나아가 밀가루를 과다 섭취하면 졸리고 나른해지며, 먹지 않았을 때는 무기력증이 생겨 삶의 활력을 빼앗긴다. 이때까지 체지방률의 변화는 없지만 밀가루가 들어간 음식 대신 밥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니 몸이 한결 가뿐해졌고, 피부에 올라오던 뾰루지도 잠잠해졌다. 하지만 그동안의 식생활이 밀가루 중독을 일으켰는지 자꾸만 밀가루의 식감이 그리워지면서 무언가 씹고 싶은 욕망으로 가득해진다. 그럴 때마다 견과류나 딱딱한 호밀빵을 먹으며 버텼다. 일주일째 접어들자 항상 더부룩했던 속이 편안해지고 옆구리와 팔뚝 등 군살이 정리되며 한결 움직이기 편해졌다. 체지방률이 0.5% 낮아지며 미세한 변화가 감지됐다. 마주치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안색이 맑아졌다, 피부가 좋아진 것 같다는 칭찬을 한마디씩 할 정도로 피부 상태도 한결 나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2주 차에 접어들면서 신기하게도 일주일에 서너 번씩 올라오던 알레르기가 약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잠잠해졌다. 게다가 종종 위경련이 일어나곤 했는데 그마저도 확연히 줄어들 정도로 몸 상태가 안정됐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체지방도 2%나 줄어들고 체중이 2kg 감량되며 다이어트 효과까지 얻었다. 3주 차에 접어들면서부터는 쫄깃한 무언가를 먹고 싶다는 욕구마저 사라지고 더 이상 밀가루 음식에 대한 갈구를 하지 않는 상태에 이르렀고, 예민하던 피부도 건강한 혈색을 되찾았다. 평소 식사의 양은 유지하되 술은 곡주를 피하고 소주와 같은 증류수 위주로 마시려고 노력했다. 다시 찾은 건강4주가 지나고 처음 갔던 한의원을 다시 찾아 몸 상태를 체크해보았다. 4주 전보다 면역력이 높아지고 혈당 수치가 낮아지면서 몸 상태가 상당히 안정됐다는 반가운 결과를 확인했다. 밀가루와 함께 과도한 당이 함유된 식품을 끊고, 쌀밥을 현미로 바꾸었을 뿐인데, 이렇게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다니 밀가루가 몸에 미치는 영향에 새삼 놀랐다. 한 달 동안의 밀가루 끊기의 여정을 다 끝마친 지금, 쫀득한 식감의 밀가루 음식들이 더 이상 먹고 싶지 않다. ‘이 기간이 끝나면 바로 떡볶이를 먹을 테야’라던 다짐은 모두 사라져버렸다. 다시 찾은 건강을 사수하기 위한 밀가루와의 전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듯하다. TIP 밀가루 끊기 1 무언가 씹고 싶은 욕구가 든다면 견과류나 딱딱한 빵(호밀) 종류를 먹는 것이 좋다. 2 일반 빵 대신 먹을 수 있는 호밀빵은 밀가루를 섞어서 만드는 경우도 있으니 구입할 때 성분표시를 반드시 확인할 것. 3 밀가루를 끊었다가 실수로라도 먹게 되었을 때는 소화불량을 경험할 수 있는데 수분을 섭취한 후 배를 마사지하면 소화불량 증상이 완화된다. 4 고추장을 만드는 데도 밀가루가 들어간다는 사실. 매운 음식을 먹고 싶다면 시중에 판매하는 찹쌀 고추장과 보리 고추장을 선택할 것. 5 다이어트 효과를 극대화하고 싶다면 하루 20~30분 이상 땀을 흘릴 수 있는 자전거를 타거나 조깅, 수영 등의 유산소운동을 병행할 것. 에디터 김주혜 | 포토그래퍼 진희석| 도움말 고현영(힐리언스 임상영양사) · 서경석(아이조아 한의원 원장) · 서수진(더엘클리닉 원장) | 제품협찬 인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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