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려다보던 지하철 노선도, 이젠 옆으로 보세요~

입력 2015. 1. 6. 11:40 수정 2015. 1. 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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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에 갈 일이 있을 때 고속버스터미널로 이동하기 위해 간간히 이용하게 되는 서울지하철 7호선. 자주 이용하지 않는 노선이다보니 탑승과 함께 출입문 위에 붙어있는 노선도를 버릇처럼 올려다보게 된다. 하지만 시력도 좋지 않는 데다 키를 훨씬 넘는 높이에 설치된 노선도를 살펴보는 일은 꽤나 번거로운 일이다.물론 요즘은 스마트폰을 통해 쉽게 노선도를 확인해 볼 수 있긴 하지만,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는 노인 분들의 경우 2m 가량 높이에 설치돼 있는 작은 글씨의 노선도에 의지할수밖에 없었고 이용이 곤란할 때에는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할수밖에 없다. 더욱이 휠체어를 이용하는 몸이 불편하신 분들이나 어린이들이 출입문 위에 설치돼 있는 노선도를 확인하기란 더욱 쉽지 않다.

지하철 노선도는 보통 출입구 위에 설치돼 있다. 이는 약 2m 높이로 여성, 아동, 노인, 장애인들이 보기에 불편함이 있었다.

이제 이런 불편이 상당 부분 줄어들 전망이다. 기존에 출입구 위에 설치돼 있던 노선도를 교통약자 배려석 옆면에 부착하기로 한 것.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이런 교통약자들을 위해 새롭게 고안해낸 방식이다. 사실 이는 시민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됐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지난해 8월 지하철 이용시민 76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지하철 노선도를 확인할 때 교통약자 배려석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탄생한 교통약자 맞춤형 노선도는 교통약자 배려석 측면에 부착해 흔들리는 지하철 안에서 몸을 일으키지 않고도 쉽게 노선도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기존 노선도의 글씨가 너무 작아 시력이 좋지 않는 분들의 가독성이 낮았던 점을 보안하기 위해 종합노선도는 기존 노선도보다 크기를 35% 확대하고 글씨 크기를 10% 크게 표기했다.

35% 확대된 크기로 설치된 종합노선도

교통약자 맞춤형 노선도가 설치된 곳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관할하고 있는 지하철인 5·6·7·8호선이다. 지난해 11월 11일 5호선 전동차를 시작으로 6·7·8호선까지 순차적으로 확대할 예정되며, 올해 말까지 5~8호선 전동차 1,616량, 총 5,184개의 부착을 완료할 예정이다.

배려석에 앉아계시던 박옥래 할머니는 "자리 옆에 크게 붙여놓으니까 훨씬 보기가 쉽다. 매번 가는 길이야 노선도 없이도 잘 다니지만 처음 가보는 곳을 갈라치면 환승도 해야 하고 여간 복잡한 일이 아니었다."며 "이제 앉은 자리에서도 노선도가 크게 잘 보이니까 일어설 필요도 없고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현민 씨는 "출입문 위의 노선도를 보는 데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지만 가끔씩 가는 방향이 맞는지, 남은 정거장 수가 몇 개나 되는지 물어오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지하철 노선도가 너무 높이 설치돼 있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며 "1호선이나 2호선처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지하철 노선에도 확대 실시될 필요가 있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노선도가 교통약자 배려석 옆에 설치돼 있어 일어서지 않고도 자신의 목적지를 살필 수 있다.

한편, 새로 제작된 맞춤형 노선도는 서울지하철의 모든 노선을 볼 수 있는 '종합노선도'를 비롯해 해당 전동차의 노선도에 역 근처 관광지를 함께 소개한 '문화노선도' 두 가지로 설치된다. 단순히 역 노선을 알려주는 기능뿐만 아니라 지하철을 통한 여행이 가능하도록 주요 유적지나 명소 등이 간단히 소개돼 있다.또 해당 노선도에 있는 역 중 수유실이 있는 역을 개별 표기해두어 아이와 함께 지하철을 이용하는 여성들이 수유실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종합 노선도 옆으로 문화노선가 따로 설치돼 있다. 문화노선도에는 7호선 라인의 관광지들이 표시돼 잇다.

문화노선도에는 수유실이 표시돼 있다. 아이를 동반한 여성들이 수유실의 위치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노선도는 전동차 옆 칸 이동문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종합노선도, 오른쪽에는 문화노선도가 부착돼 있다. 기존의 전동차 출입문 위의 노선도 또한 그대로 부착된다. 전동차 한 량에 총 6개의 지하철 노선도가 설치되는 것.

서울도시철도공사 최재학 고객만족처장은 "이제 배려석을 이용하는 어르신이나 장애인도 그 자리에 앉아서 노선도를 보며 목적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민 누구나 편리하게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도록 작은 목소리도 귀담아 듣고 적극 개선해가겠다."고 말했다.

종합노선도와 문화노선도의 전동차 내 위치(사진= 서울시)

그저 노선도의 위치와 크기만 달리했을 뿐인데 이런 큰 편리함을 가져다주는 모습을 보니 사소한 변화의 아이디어가 가져다주는 효과를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된다. 한때 '지옥철'이라고 불리던 지하철이 시민들 편에서 좀 더 편리한 대중교통으로 거듭나고 있는 모습 또한 고무적으로 느껴진다.

정책기자단

|김수정 moduenjoy@nate.com정책기자 생활 3년이면 사소한 표지판도 다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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