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에 공감했다"던 김무성 "알바생 부당한 처우는 인생의 좋은 경험"

정대연 기자 2014. 12. 29.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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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사진)는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청년들과의 대화에 앞서 "제가 최근 이슈가 됐었던 드라마 <미생>을 보면서 공감을 했다. 오죽했으면 영혼을 팔아서라도 취업을 하겠다는 말이 나왔겠는가. 오늘 미팅에서 취업과 대학 등록금 등 우리 청년들의 성장통을 함께 고민하고 우리 당이 현실적인 정책들을 많이 펼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듣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랬던 김 대표가 이날 대화에서 아르바이트생들의 부당한 처우 문제를 묻는 질문에 "인생의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해야지, 방법이 없다"는 말을 해 아르바이트생들이 "무능하고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김 대표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알바노조는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새누리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당 대표가 위법한 업주들을 옹호하고, 위법한 업주들에 대한 처벌과 설득조차 개인에게 맡겨버리겠다는 인식 수준을 보여줬다"면서 김 대표의 공식사과와 알바문제에 대한 근본대책을 요구했다.

이들은 "일자리를 못 늘리는 정치권의 무능이 수많은 알바들을 양산했고, 불법마저 방치하는 정치권의 무책임이 알바착취의 원인"이라면서 "정규직 해고는 쉽게 하고 비정규직 사용은 확대하려는 새누리당이 알바노동자들의 부당행위 근절을 위한 대책은 한 번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교현 알바노조 위원장은 "알바 현장에서 여러 불법행위가 난무하고 심지어 대기업들도 근로기준법을 지키지 않고 있다"면서 "김 대표의 발언은 알바노동자들이 착취 당하는 현실을 외면하고 있는 정치권의 무책임과 무능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1년째 제과점 아르바이트 중이라는 한 청년은 "많은 청년이 학비 벌랴, 공부하랴, 스펙 쌓으랴 고생하고 있다"면서 "여기에 악덕사장을 구분하고 아르바이트생을 막 대하는 고객을 이해하는 능력까지 키워야 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알바노조는 이날 회견과 동시에 인천, 수원, 대구, 부산, 천안, 광주 등 전국 6개 시·도에서 1인 시위도 벌였다.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새누리당사 앞에서 알바노조가 지난 26일 아르바이트생들의 부당한 처우 문제를 묻는 질문에 "인생의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해야지, 방법이 없다"라는 발언을 한 김무성 대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2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 산하 여의도연구원 청년정책연구센터가 주최한 '김무성 대표 초청 타운홀미팅, 대학생과 함께하는 청춘 무대' 행사에서 문제의 발언을 했다.

사회자가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할 때 부당한 대우를 많이 받는다"며 의견을 묻자 김 대표는 "아르바이트를 구하러 가서 그런 사람(악덕 업주)인가 아닌가 구분하는 능력도 여러분이 가져야 한다"면서 "그런 부당한 대우를 당했을 때 상대한테 기분 나쁘지 않게 설득해 나쁘게 먹었던 마음을 바꾸는 것도 여러분의 능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생의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해야지,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또 김 대표는 "요새는 굶어 죽는 사람이 없고, 잠잘 곳 없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부유해졌기 때문에 가족끼리 시간을 많이 보내는 삶을 사는 게 최고의 행복"이라고 말하는 등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을 보여줬다는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확산되자 김무성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진의와 다른 오해를 받고 있다"면서 "'부당한 아르바이트는 좋은 경험'이라고 말했다는 다소 자극적인 뉴스 타이틀은 제가 한 발언 내용과는 차이가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저는 부당한 처우를 받았을 때 청년들이 적극적인 대응을 해야 하고, 공권력으로 다스려야 하며, 저를 포함한 정치권이 더욱 노력하겠다는 얘기를 했다"면서 "그러나 그것이 오해든, 제가 의도하지 않은 다른 의미였든, 상처를 받으신 분들이 있다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진심을 알아달라"고 덧붙였다.

■아래는 김무성 의원실이 경향신문에 이메일로 보내온 당시 김 대표의 아르바이트 관련 발언 전문

[사회자] 대학생들의 주거와 아르바이트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김무성 대표] 사람은 쉬어야 되거든요, 하루에 최소한 몇시간 편안하게 깊은 잠을 잘 수 있어야하고, 편안한 쉼. 이런게 꼭 필요하고 그리해야만, 다음날 제대로 능력 발휘할 수 있는 컨디션이 되어, 잠자는 것, 주거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런데 학생들이 주거의 불안정 때문에 정말 열심히 공부해야 될 그런 때 에너지를 다 쏟지 못하고 있지요? 얼마전 홍제동 기숙사 가서 굉장히 좋은 시설을 보고, 우리 이런 시설을 많이 늘려야 되겠구나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홍제동 기숙사 같은 기숙사 보단 학교기숙사가 제일 좋은 거 아닌가. 그래서 학교에 기숙사를 더 많이 지을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요새 전국 대학에서 학생 수를 줄이잖아요. 그렇게 해서 확보된 공간을 학생기숙사에 최우선적으로 배려한다는 그런 방향으로 해야되겠다는 생각입니다. 이미 당에서 검토하고 있습니다. 빨리 확정해서 교육부에 요구하도록 하겠습니다.

[김무성 대표] 그 외에 다른 것은 갑과 을의 계약관계이기 때문에 우리가 관여할 필요 없습니다마는, 부당한, 그러한 계약과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그것을 사회에 고발해가지고 빨리빨리 해결될 수 있게 하는 것이 공권력입니다. 그러나 이야기하고 대질하고 뭐 하는데 시간이 많이 뺏기기 때문에 '귀찮아서 막 그런거 안한다' 하고 '손해보고 끝내겠다' 이렇게, 또 특히 젊은 사람들이 많이 그래요. 그러한 부당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밝은 사회를 빨리 만드는 것이 정치인들이 할 일이다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사회자] 이렇게 대표님께서 대학생들의 주거문제와 아르바이트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셔셔 굉장히 든든합니다. 이번에는 다시 청년들의 아르바이트 관련해서 이야기를 해보고자하는데요.

길연구원 아까 들어보니까 굉장히 아르바이트 많이 하신다면서요?

[사회자] 아르바이트가 선택이 아닌 필수. (조사결과언급)

아르바이트 힘든 점은 아까 말씀해 주셨던 부당대우 같은 것. 방학때 알바해서 학비 대야 하는데 아르바이트를 적게, 늦게 주는 점.

[사회자] 아르바이트 부당처우문제에 대해 환경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 커지고 있음. 특히 청년, 청소년은 보호받지 못하는 계층이라 이러한 부분이 심각해지는것같은데요 대표님께서는 이러한 청년들의 아르바이트 환경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김무성 대표] 아르바이트 하지 않고 학교 공부를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각 개인의 사정상 아르바이트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 아르바이트 해야 돼지, 해야 하고 또 젊어서 그런 고생을 하는 것도 앞으로 사회생활 하는 데 도움이 될 걸로 생각이 됩니다.

또 인생이라는 것은 언제 어떤 일이 나에게 다가올지 모르는 험난한 것이 인생입니다. 저도 당대표를 하고 있으나 순탄하게 올라온 것이 아니고, 힘겹고 엄청난 좌절을 겪었고 심지어 내가 죽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고민을 심각하게 할 정도까지 들었습니다. 그러한 굉장히 어려운 과정을 거쳤지요. 이 인생이라는 것은 항상 좋은 일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고난의 연속입니다. 일주일 지나보면, 일주일동안 아무 걱정 없이 일주일을 보낸 적이 없습니다. 거의 2-3일에 한 번씩 심각한 고민들이 생겨서 그걸 또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하고 넘어가고, 해결하고 넘어가고 하는데

근데 사람팔자 길들이기 나름이라는 말이 있어요. 이 뜻대로 자기 마음 속에서 나오는 것.

[김무성 대표] 근데 학생들에게 아르바이트 해가지고, 비용을 제대로 안주고 하는 악덕 업주, 나쁜 사람들이 많아요 좋은 사람들만 있으면 이 사회가 법도 필요 없는데, 이것도 아르바이트 구하러 가서 그런 사람인가 아닌가 구분하는 능력도 여러분이 가져야지요.

[사회자] 그런데 처음에 갔을 때는 사장님도 선하게 웃어주시고, 나중에는 조금 더 기다려라~하시고...

[김무성 대표] 그런 부당한 대우를 당했을 때 상대한테 기분 나쁘지 않게 설득해가지고, 그 나쁘게 먹었던 마음도 바꾸게 하는 것도 여러분들 능력입니다.아버지한테,엄마한테 용돈 받아 낼 때도 어떻게 엄마 아버지를 잘 설득해가지고... 보통 나도 어릴 때, 나도 엄마한테 용돈 받아 나갈 때 아예 상대도 안하면 용돈포기합니다. 그런데 화를 내게 되면, 아 이건 야단치고 용돈 줄려고 하는 것 같다 생각하고, 계속 달라 붙어서...(ㅎㅎ) 그러면 주게 되어 있어요. 하여튼 그러한 요령도 중요하고, 아 근데 학생들이 건전한, 편한 아르바이트를 많이 할 수 있는 것을 더 사회적으로, 중요한데, 요새 그 커피점 이런데 많이 간다지요?

[사회자] 네 대부분은 카페에서 많이 합니다. 편의점에서도 많이 합니다. 야간은 거의 학생들이 한다고...

[김무성 대표] 내 막내아들도 내가 용돈을 안주니까 아르바이트 했데...

[사회자] 저와 비슷한 분이 가까이에...

[김무성 대표] 사회자도 인생의 좋은 경험이다 생각하고 일단 열심히 해... (*당시 현장을 보도한 뉴스 화면을 보면 김 대표가 "인생의 좋은 경험이다 생각하고 해야지, 방법이 없어"라고 발언한 것으로 나옴.)

(중간 생략)

[사회자]대표님의 20대가 궁금합니다. 대표님께서 저희 나이 때 어떤 꿈을 가지고 계셨는지 그 꿈을 위해서 어떻게 하셨는지 말씀해 주신다면 청년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것 같습니다.

[김무성대표] 대학교 때에는 공부는 열심히 안 했지마는, 그 외에 다른 것는 열심히 많이 했습니다. 그 때 그 당시에는 우리 사회가 경제적으로 굉장히 급성장하는 시기였기 때문에 청년들이 취업에 대해선 전혀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대학 4학년만 되어도 취직이 다 되어서 나왔고, 그 당시로는 사회에 진출해서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 청사진에... 굉장히 희망적인 사회였습니다. 아까 이야기했던 정치적인, 여러 가지 좌절을 많이 겪고 거기에 대한 저항도 많이 있었습니다마는, 어쨌든 경제적으로나 취직, 취업에 대해서는 걱정을 안했습니다. 그런 생활을 보냈습니다. 재밌게도 보냈습니다. 술도 많이 마셨고 담배도 많이 피웠죠.

[사회자] 그래도 열심히 노력하셨으니까 지금 이 자리까지 오신 것 아니겠습니까

[김무성 대표] 제 경험에 우러나오는 어드바이스 하고 싶은 것은 플루타크 영웅전에 있습니다. 은퇴한 노제독의 말, "내가 젊었을 때 봄날 달콤한 낮잠, 후회가 된다"는 말 처럼 청년시절의 경험이 굉장히 소중합니다. 젊었을 당시엔 독서도 많이 했지만 귀에 와 닿지 않았어요. 지금은 나이 드니까 우선 눈이 잘 안보여요. 돋보기 써야하고, 몇 번 읽어도 머리에 기억이 안나요. 청년시절의 경험이 장년시절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시간이 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하시고 주어진 24시간을 48시간처럼 열심히 해주시기 바랍니다.

[사회자] 대표님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저희 청년층도 시간을 아끼면서 노력과 열정을 다해야겠습니다.

(이하생략)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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