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옷·착한 가격 "품격을 만듭니다"
1973년 창사 이래 올해 41주년을 맞은 ㈜파크랜드는 창립 초기 약 15년여간 세계 유명 브랜드 제품을 OEM(주문자상표부착) 방식으로 생산하여 수출해 오다 1988년 12월 '파크랜드'라는 자사 브랜드로 내수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재 자타가 공인하는 남성정장 브랜드로 성장했다.
파크랜드는 본사가 위치한 부산 금사공단 일대에 남성정장 등의 생산공장 3개를 가동하고 있다. 근로자는 1300여명. 전국 매장은 600여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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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성정장 상의를 생산하는 파크랜드 반여공장 전경. |
20일 오전 찾아간 파크랜드 부산 반여공장. 신사복 상의를 만드는 이 봉제공장은 국내에서 대기업이 하는 유일한 생산라인이기도 하다.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숙련된 기능사원 250여명이 다양한 자동화설비와 봉제기계를 작동하면서 발생하는 기계음이 귓전에 울렸다. 예상과 다른 환경이었다.
원단 조각이 나뒹구는 여느 공장과 달리 2400여㎡ 규모의 공장 바닥이 머리카락 한 올 발견할 수 없을 정도로 깨끗했다. 흡사 반도체공장에 들어온 게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였다.
주출입구 옆 벽면에는 이 회사가 역점을 두어 추진하는 '기본에 충실하자'는 운동인 5S정신(정리·정돈·청소·청결·습관)이 적힌 액자가 눈에 띄었다.
"전체 2400㎡를 30개 구역으로 나누어 책임자를 두어 관리하기 때문에 별도로 청소하지 않을 정도로 언제나 청결 상태를 유지한다"고 안내를 맡은 김계헌 생산본부이사가 설명했다.
이곳에서는 하루 9시간 동안 남성 양복 상의 1300장을 생산한다. 양복 한 벌을 만드는 데 필요한 총 공정은 재단, 소매달기 등 175개 공정에 이른다. 대당 1억원짜리 자동 주머니제작기 18대 등 첨단 자동화기계 100여종 700여대가 가동되고 있다. 자동 주머니제작기는 인력 8명이 필요한 공정을 처리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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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성복 하의를 생산하는 파크랜드 부산 금사공장에서 기능공들이 작업에 여념이 없다. 파크랜드는 금사공단 일대에 생산공장 3개를 가동하고 있다.파크랜드 제공 |
반여공장에서 승용차로 5분 거리인 금사공단에 위치한 금사공장은 남성복 바지를 생산하는 곳. 기능사원 120여명이 하루에 바지 2100장을 만든다. 이 공장에는 대당 4억원하는 스페인산 컴퓨터자동재단기 3대를 비롯해 전세계의 최첨단 봉제설비의 전시장이라 할 만큼 첨단 기계가 즐비하다.
파크랜드가 '좋은 옷 싸게 판다'는 슬로건을 내걸 수 있었던 비법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파크랜드는 전세계 봉제공장에서 가장 높은 생산성을 시현하고 있다. 양복 상의의 경우 1992년 기능공 1인당 시간당 0.25장을 생산했으나 현재는 0.59장 수준으로 120% 향상시켰다. 시간당 생산성 기준치가 없었던 80년대에 비하면 10배 이상 높아졌다. 공장 내 환경이 좋다 보니 연간 이직률(연간 10% 미만)은 업계에서 가장 낮고, 연봉은 동종 업계 최고 수준이다.
현재 국내에는 파크랜드와 같이 대규모 생산공장을 직접 운영하는 회사는 찾아볼 수 없다. 파크랜드가 국내 생산라인을 고집하는 이유는 일자리 창출과 품질 때문이다. 고품질 양복 생산을 위해서는 직접 디자인을 하고 생산과정을 직접 감독해야 고객이 만족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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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네시아 반텐세랑에 소재한 파크랜드 신발 공장 전경. |
파크랜드는 국내 공장 이외에도 중국 다롄에 대규모 의류 생산공장을, 인도네시아에는 사업 다각화에 따른 대규모 신발 생산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1987년 노사분규 때문에 인건비가 수직상승해 생산단가를 맞출 수 없는 지경에 도달하자 이 회사는 시장조사팀을 만들어 1년여 동안 부산과 서울 등 전국의 도·소매시장, 일반시민 등을 만나며 시장조사를 했다.
이때 내린 결론이 '좋은 원단을 사용한 좋은 옷을 싸게 팔면 승산이 있다'는 것이었다. 마침내 88년 12월 9일 이전의 OEM 생산 방식을 접고 자가브랜드 '파크랜드'를 단 남성 정장을 첫 출시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당시 부산 남포동 지하상가 내 점포 2개를 임차해 파크랜드 매장을 열었는데 첫날부터 양복을 사려는 손님들이 줄을 섰다. 당시의 슬로건은 '품질은 백화점 수준으로, 가격은 재래시장보다 싸게!'였다.
1990년대 톱모델이었던 박상원씨를 기용한 모델전략은 대중적인 이미지의 파크랜드 인기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며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00년대부터 멀티브랜드 전략을 통한 브랜드 및 사업 확장에 나선 파크랜드는 여성복, 스포츠웨어, 홈쇼핑 사업까지 영역을 넓히며 지난해 연 매출액은 국내 4000억원과 해외공장을 포함해 6000억원대이며, 2020년 1조5000억원 매출액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곽국민 부회장은 "창업 이후 15년 동안 해외 유명 브랜드에 OEM 수출을 해 왔으나 80년대 후반 자가 브랜드로 전환한 게 전화위복이 됐다"며 "앞으로 국내 고용을 유지하면서 파크랜드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육성하는 데 진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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