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흐르는건 시간일 뿐, 록은 죽지 않는다
#135 AC/DC 'Back in Black' (1980년)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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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전설적인 록 밴드 'AC/DC'.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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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넘는 록의 역사를 하나의 거대한 판타지 세계나 가상 종교의 경전쯤으로 본다면 록 밴드 AC/DC의 챕터는 구약의 끄트머리쯤 등장할 법하다. 록의 열두 사도를 꼽는다면 그중 들 것이요, 주일마다 집어들 록의 성가집에는 적어도 30쪽 안쪽에 이들의 곡이 두엇쯤 포함될 것이다.
록 경전에서 미국과 영국 사도들의 득세를 뚫고 남반구에서 솟아오를 호주 출신 밴드 AC/DC 편의 중심 주제는 1980년 앨범 '백 인 블랙'의 여섯 번째 곡 '백 인 블랙'이다. '로큰롤'을 굳이 '롸캔<' 대신 '로갠롤'로 발음하는 위악적인 록의 신도들이라면 때로 제목을 부러 '빼긴블랙'으로 발음하기도 한다. 록의 최전성기는 늘 '옛날'이며, 그 특질은 동시대적 세련됨과 멀다는, 차라리 박력과 마초성에 대한 가히 종교적인 신념에 맞닿아 있다는 선언을 위함이다.
금속성의 전기기타 연주와 거침없이 네 박자를 새기는 리듬의 호위 속에 새된 고음으로 악쓰며 '예스, 아임 백!(그래, 나 돌아왔어)'을 반복해 부르는 보컬 브라이언 존슨이 이 노래 가사를 썼다. 전 보컬 본 스콧이 1980년 2월 갑작스레 요절하는 바람에 후임으로 들어온 존슨은 다른 멤버들로부터 '스콧에 대한 헌정이 되도록 하되 고인의 성정을 생각해 슬프지 않게, 축하곡처럼 써 달라'는 주문을 받았다. 제목부터 '검은 옷을 입고 (죽음에서) 돌아왔다'는 선언이다.
딥 퍼플의 '스모크 온 더 워터'에 비견될 만큼 단 한 번 들으면 각인되는 중독적인 기타 반복 악절을 지닌 이 곡은 서태지와 아이들이 '로큰롤 댄스'에 차용했을 뿐 아니라 2008년 영화 '아이언맨'에도 등장한다. 주인공 토니 스타크가 장갑차 안에서 급습을 당하기 직전 잠깐 흘러나오는 노래다. 스타크가 생포된 후에 생사의 고비에서 아이언맨 슈트를 만들어 탈출하는 줄거리가 이어지므로 '백 인 블랙'은 영화의 훌륭한 복선 역할을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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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들 나이가 환갑을 넘긴 AC/DC가 6년 만에 새 앨범 '록 오어 버스트'를 내고 돌아왔다. 친형 앵거스 영과 함께 기타를 맡았던 멤버 맬컴 영이 4월 치매 악화로 요양시설에 들어가면서 형제의 조카인 스티브 영이 대체 멤버로 합류해 앨범을 완성했다. 신작은 40년을 이어온 AC/DC 스타일 그대로다. '지겨운 우려먹기'래도 좋다. 록은 죽지 않는다. 빼긴블랙. 로갠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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