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채용, '구글 방식'으로 확 바뀐다

조귀동 기자 2014. 11. 5. 16:2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채용 방식이 구글 등 미국 주요 IT(정보기술) 기업들과 유사한 형태로 크게 변화한다.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현재 인재 채용 방식으론 안된다는 판단에서다.

지원자의 학습능력과 직무 관련 경험을 판단할 수 있도록 심층 면접을 강화하고, 소프트웨어 직군은 프로그램 제작 실기평가로 뽑는다. 삼성이 채용제도를 전면 개편하는 것은 1995년 열린 채용 제도를 도입한 이후 20년 만이다.

◆ 화두는 '직무적합성'…출신학교·영어점수 안보고 심층면접으로 거른다

이번 신입직원 채용 방식의 가장 큰 변화는 '직무적합성'을 기준으로 각 직군에 따라 심층 전형 방식을 도입한다는 것이다.

먼저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이전에 지원자들은 본인들의 경험과 본인이 왜 직무에 적합한지를 서술한 에세이를 제출한다. 연구·개발 직군은 에세이 대신 대학에서 이수한 전공과목과 이수과목별 난이도, 그리고 전공학점을 제출한다. 일차적으로는 SSAT 이전에 서류를 통해 지원자를 걸러내는 단계를 추가한 것이다. 지원자의 출신 대학, 학점, 어학실력은 서류 전형에서 고려하지 않는다.

에세이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SSAT 이후 두 차례로 늘어난 실무·창의성 면접에서다. 이준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 팀장(전무)은 "지원자가 사전에 작성한 글을 1차 자료로 삼아 지원자의 직무적성 면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에세이를 통해 이용자의 능력 및 경험을 보고, 이를 추가로 질문하는 형태로 면접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가령 영업직군의 경우 1박 2일 또는 하루 종일 다양한 방식으로 면접을 하면서 리더십이나 친화력을 측정하게 된다. 소프트웨어 개발직군은 특정한 과제를 주고 4시간 정도 이를 해결하는 프로그램을 작성하게 한 뒤, 코딩(컴퓨터 프로그램 작성)와 알고리즘(프로그램이 구동하는 논리적인 구조)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게 된다. 면접관과 지원자가 특정 주제를 놓고 토론하는 방식도 널리 도입된다.

◆ 채용에 '구글 방식' 전면적 도입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삼성의 새 신입직원 채용 방식이 구글 등 글로벌 IT 기업들의 채용 방식과 유사하다고 설명한다.

구글은 신입 직원 채용에서 종합적 학습 능력(General Cognitive Ability), 본인이 현재 보유한 직무능력을 바탕으로 어떤 경험을 했는지(Role Related Knowledge Experience) 등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를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주제를 놓고 면접을 실시한다. 구글 지원자들은 하루 평균 5명의 면접관을 각각 만나 토론해야 한다. 구글은 면접관이 어떤 질문을 했고, 지원자가 어떤 답을 했는지 상세히 파악하고 이를 평가한다.

직무적합성이라는 기준도 구글 등 글로벌 IT 기업이 많이 사용하는 방식이다. 구글 본사에서 인사 업무를 담당하는 황성현 상무는 "구글의 경우 먼저 직군별, 직종별로 어떤 사람을 몇 명이나 뽑을 것인지 결정한 다음 여기에 맞추어서 현장 인력이 직접 인재 확보에 관여한다"고 전했다.

삼성 미래전략실 인사팀에서 채용 담당 업무를 맡고 있는 임성택 상무는 "구글 방식을 도입하려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구글처럼 황당한 질문을 면접에서 하지는 않겠지만 전반적인 방향은 비슷하다"고 말했다.

박기찬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는 "글로벌 기업과 유사한 방식의 채용 시스템을 채택하겠다는 의도가 명확하다"며 "한국식 공채 문화를 한 번에 바꿀 수 없으니 먼저 면접 방식을 바꾼 뒤, 실제 운용 방식을 여러 번의 '미세조정'을 거쳐 변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