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쓰는 말글]베짱베짱 우는 베짱이

김선경 기자 2014. 10. 22.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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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내내 노래하며 놀다가 한겨울에 개미에게 구걸하는 곤충이 있다. <이솝우화> 개미와 베짱이에 나오는 '베짱이' 얘기다. 이 베짱이를 '배짱이'로 쓰는 사람이 있다. 아마도 '배짱 있는 사람' 따위로 쓰는, '조금도 굽히지 아니하고 버티어 나가는 성품이나 태도'를 일컫는 '배짱'을 떠올려 '배짱이'로 쓰는 듯하다.

<이솝우화> 개미와 베짱이 때문에 베짱이는 게으른 곤충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서양에선 그럴지 몰라도 우리 선조들은 베짱이를 부지런한 곤충으로 여겼단다. '쓰윽-쌕, 쓰윽-쌕' 하고 우는 소리가 마치 베틀에서 베를 짜는 소리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준 이름이 베짱이다.

그런데 <재미나는 우리말 도사리>(장승욱)에 나오는 베짱이의 울음소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좀 다르다. 베짱이는 '베짱베짱' 하고 운단다. 그래서 이 울음소리에서 '베짱이'란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베짱베짱'은 국어사전에도 올라 있는 말이다. 아무튼 베짱베짱 울든, 쓰윽-쌕 하고 베 짜는 소리를 내든 '배짱이'가 아니라 '베짱이'가 맞는 말이다.

베짱이처럼 'ㅔ'로 적어야 할 곳에 'ㅐ'로 잘못 사용하는 우리말에 '돌멩이'도 있다. 돌덩이보다 작은 돌을 가리키는 말은 '돌맹이'가 아니라 '돌멩이'다. '멩이'로 끝나는 말은 '돌멩이' '통구멩이'(바닷물고기) 외엔 대부분 방언이거나 틀린 말이다. 그래서 더 잘 헷갈린다.

<김선경 기자 sun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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