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국·박정자·배해선, 안중근 연극 '나는 너다' 다시 출연하는 이유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안중근(1879~1910) 의사를 소재로 한 연극 '나는 너다'의 초연 배우들이 다시 뭉쳤다.
안중근 의사 역의 송일국·안 의사 어머니 '조마리아' 역의 박정자·안 의사 부인 김아려 역의 배해선은 14일 오후 서울 동숭동 동숭교회 지하2층 푸른나라홀에서 열린 '나는 너다' 제작발표회에서 이 작품에 다시 출연하는 것에 대해 감격했다.안중근 의사 서거 100주년을 기념한 작품으로 2010년 초연했다. 격변의 역사에서 온갖 풍파를 겪는 인간 안중근의 고뇌를 담아 호평 받았다. 2011년 예술의전당 명품연극 시리즈의 하나로 재공연했고 이번이 세 번째 무대다.
송일국은 특히 지난 공연 때에 비해 가장 큰 변화가 있었다. 2012년 세 쌍둥이 아빠가 된 것이다.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세 아들 대한·민국·만세와 함께 출연 인기를 끌고 있다.'나는 너다'에서 송일국은 안중근 의사와 그의 아들 안준생 1인2역을 맡는다. 아버지의 존재에 대해 실감하고 있는 만큼 예전과 차이가 있을 법하다.
그는 "당연히 차이를 느낀다"고 했다. "아이가 생긴만큼 표현이 달라질 것 같아요. 다만 초연 때의 에너지를 낼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은 있죠."연극 데뷔작인 '나는 너다'가 대한·민국·만세를 갖게 해준 작품이라고 했다. "매번 공연할 때마다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이 원형으로 손잡고 늘 기도를 했어요. 공연이 잘 되고 모두 다치지 않도록요. 저는 사실 당시 아이를 가지려고 노력을 하던 때였고 기도를 할 때 그 기도도 같이 했죠. 그런데 거짓말처럼 아이가 생겼어요. 하나도 둘도 아닌 셋씩이나요. 제게는 선물 같은 작품입니다. 그래서 보답 차원에서 이번에도 '나는 너다'를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나는 너다'는 초연 당시 안중근의 아들 안중생이 친일파로 몰려 역사로부터 배척받고 가족으로부터 외면당하는 비극적인 인생을 그려 주목 받았다. "(이토 히로부미를 쏜) 안중근 의사의 아들인 안중생이 이등박문(이토 히로부미)의 아들에게 사과하고 손자와 의형제를 맺었다는 사실을 알고 큰 충격을 받았어요. 저도 이 연극의 희곡을 읽고 안 사실이죠. 이 작품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깊게 고민했어요. 그럼에도 희곡을 읽고 (깊은 뜻이 있다고 느껴져) 출연했습니다."
52년 연기 인생 동안 140여 편 작품에 출연해 '한국 연극계의 대모'로 통하는 박정자는 조 마리아가 "대한민국의 여배우, 특히 어머니 역할을 할 수 있는 배우라면 누구나 하고싶은 역"이라고 했다. 조 마리아는 극에 등장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아들에게 "목숨을 구걸하지 말라"고 말하는 카리스마가 넘치는 역이다. "이 시대에 과연 이런 어머니 상이 있을까 생각하면서도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끼면서 임하고 있죠. 우리가 사는 이 시대에 안중근 어머니 같은 분이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어요."주로 뮤지컬에서 활약한 배해선은 "'나는 너다'가 어렵기도 하고 조심스럽기도 한 작품"이라면서 "그 동안 역사의 한 장면이라고 생각한 과거의 이야기가 이 작품의 여정을 통해 곧 나의 이야기가 됐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전했다.
극본을 쓴 정복근 작가는 "최근 친일에 대한 얘기들이 희석되고 있어요. 하지만 그 시대 자료를 조금만 관심있게 들여다보면 얼마나 부당한 생각인지 알 수 있다"면서 "오늘날 안중근이 우리에게 서로 분리된 게 아니라 그 분이 곧 우리일 수 있다는 생각이에요. 역사는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습니다."
연출도 마찬가지로 앞선 두 공연에 이어 배우 윤석화가 맡는다. 윤석화는 지난해 영국의 토니상으로 통하는 로런스 올리비에상에서 최고작품상 등 3개 부문을 휩쓴 뮤지컬 '톱 햇'의 공동제작자로 나서는 등 다방면에서 활약 중이다.
배우들은 원캐스트로 나선다. 다만 조 마리아 역의 박정자는 예정됐던 스케줄이 있어 하반기에는 연극배우 예수정이 이 역을 대신한다.
11월27일부터 12월31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볼 수 있다. 5만~10만원. 무대디자인 박성민, 조명디자인 구윤영 등이 힘을 보탠다. 샘컴퍼니·돌꽃컴퍼니. 02-3672-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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