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시, '빚더미' 양대 지하철 합병 한다

입력 2014. 10. 13. 11:51 수정 2014. 10. 1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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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공사 지원인력 2000여명 희망퇴직 받을듯-박시장 대권행보 스타트?…서왕진 정책특보 총괄

[헤럴드경제=이진용ㆍ최진성 기자] 서울시가 부채로 허덕이는 서울메트로(이하 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이하 도철)를 합병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지난해 말 기준 3조원이 넘는 양대 지하철공사의 부채와 열악한 재정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극약처방'이다. 서울시는 양 공사 태스크포스(TF)와 함께 논의한 구체적인 합병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시 고위관계자는 13일 "메트로와 도철을 합병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양 공사에서 희망퇴직을 받아 인원을 감축하고 같은 업무를 통합하는 단계적인 합병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사진

양대 지하철공사를 경쟁체제로 운영해 경영효율을 극대화하겠다는 당초 기대와 달리 서울시 재정에 부담이 될 정도로 비효율이 커졌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양 공사가 자체적으로 경영을 개선하는데 한계에 도달한 만큼 물리적인 합병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서울시가 주요 산하기관의 경영컨설팅을 의뢰한 글로벌컨설팅업체 맥킨지의 '최초보고서'에도 양대 지하철공사의 합병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맥킨지는 양 공사의 콜센터, 관제시스템 등을 통합하고, 공사발주, 물품구매, 사업개발 등을 공동 추진하도록 권고했다. 특히 도철의 역무 업무 전체를 민간에 위탁하고, 양 공사의 임직원 20~30%를 감축하는 방안도 내놨다.

예상보다 파격적인 보고서의 파장을 우려한 서울시는 올해 초 발표한 '최종보고서'에서 '합병'을 빼고 '협업'으로 문구를 정리했다. 당시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그러나 양대 지하철공사의 부채가 시 재정과 시민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만큼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다시 '합병 카드'를 꺼내들었다. 서울시가 노동조합 출신을 메트로 사장에, 경영전문가를 도철 사장에 각각 임명한 것도 합병을 염두해둔 인사라는 분석이다.

합병의 큰 틀은 맥킨지의 최초보고서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2004년 이명박 시장 시절 비공식적으로 논의된 이후 실현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평가받고 있다. 서울시와 양 공사는 TF에서 맥킨지 보고서를 토대로 합병 방안을 논의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양대 지하철공사의 합병은 박원순 시장의 '대권 행보'와도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청계천 복원사업과 대중교통환승시스템, 버스중앙차로제 등의 업적을 쌓으면서 행정력과 추진력을 검증받은 것처럼 박 시장도 서울역 고가 공원화 사업, 양대 지하철공사 합병 등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대권에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눈에 보이는 업적이 없다는 게 박 시장의 최대 약점"이라면서 "집권 2기에는 굵직한 '대권용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양대 지하철공사의 합병을 힘이 있는 집권 초반에 밀어붙여 집권 후반에 합병 효과를 보겠다는 계획이다.

양 공사 노조는 발끈했다. 도철 관계자는 "메트로와 도철의 분리는 노조가 시민의 발을 무기 삼아 파업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면서 "최근 파업 등 극한 투쟁이 없다고 합병하면 나중에 문제가 될 가능성이 많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희망퇴직을 받아 인력을 수천명 감원해도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 효과를 보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면서 "지하철 부채 문제는 과도한 무임승차로 발생한 만큼 정부나 서울시가 이를 보전하는 방안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합병 논의는 서왕진 서울시 정책특보가 총괄하고 민만기 도철 감사와 서울시립대 초빙교수로 가 있는 김상범 전 서울시 제1부시장 등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는 올해 국정감사가 끝나는대로 최종 합병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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