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권개선 외치는 軍, 7년 전에 인권위 없앴다

입력 2014. 10. 13. 06:02 수정 2014. 10. 13. 06: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년간 운영하다 슬며시 해체
윤일병 사건 후 개선책도 재탕

28사단 윤모 일병 폭행 사망사건으로 군대 내 인권 개선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육군이 이미 10여 년 전 관련 위원회를 만들고 대책도 수립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새정치민주연합 백군기 의원이 12일 육군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육군은 2005년 인권개선위원회(인권위)를 설치해 2007년까지 운영했다. 육군 인권위는 당시 중장 계급인 육군 감찰관이 위원장을 맡고 8명의 장성급 인사와 15명의 영관장교가 참여한 '매머드급 조직'이었다. 육군 인권위는 본부 내 인권담당 부서(인권과) 설치 등 인권 개선 추진계획을 세우고 활동했다. 그러다 불과 2년 뒤인 2007년 4월 해체됐다. 인권과 추진계획이 실현되자 육군이 인권위 자체를 없앤 것이다. 현재 육군 인권과는 7명이 정원이다.

육군 인권위의 개선 대책들은 이번 사고 후 국방부가 내놓은 대책과 겹친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방부는 인권상담을 위해 사단급 이상 부대에 군 법무관을 인권상담관으로 임명키로 했다. 하지만 육군 인권위는 이미 여단 이상급 부서에 인권전문 상담인력을 배치하는 것을 대책으로 내놓은 바 있다. 육군 인권위는 또 불시로 현장을 확인하고 신병 배치 후 면담을 통해 인권 침해 사례를 발굴하도록 했다. 육군이 인권위 대책을 충실히 이행했더라면 윤 일병 사고는 예방할 수 있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8월 6일 서울 용산구 육군회관에서 개최된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 출범식에서 심대평 혁신위 공동위원장과 한민구 국방부 장관, 백승주 국방부 차관(오른쪽 두번째부터)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출범식에는 군 주요 인사와 병영문화혁신위의 전문·실무·자문위원 94명이 참석했다.세계일보 자료사진

백 의원은 "인권이 존중되는 군대가 강한 군대이며, 북한 군보다 우리 군이 강한 건 인권 존중의 문화가 있기 때문"이라며 "윤 일병 사고 후 군이 인권 관련 위원회를 또 만들었는데 육군 인권위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육군본부 측은 "육군 인권위는 비상설 조직이고 실효성이 미흡한 데다 국방부에서 각 군 인권과를 신설하라고 지시해 바꾸었다"며 "관련 대책은 인권과가 업무를 이어받았다"고 해명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Copyright©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