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시 수석합격자의 대국민 '공짜' 인터넷 강의, 알고보니..
[머니투데이 세종=정진우기자][[피플]이정혁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열정강의'...세법개정안·예산안편 화제]

"2015년 예산이 올해보다 20조원 늘어났어요. 이게 어느 정도 규모인지 감이 안오시죠? 2000만원짜리 자동차 100만대에 해당합니다. 정부는 왜 이렇게 돈을 풀까요? 일본처럼 장기 침체에 빠지지 않기 위해섭니다. 골든타임을 놓쳐버린 일본이 되지 않기 위해, 재정을 더 풀어 불씨를 살리는 것이죠. 대한민국의 골든타임은 바로 지금입니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공개한 인터넷 강의의 한 대목이다. '열정강의(열혈공무원의 정책강의)'란 이 강의의 주제는 내년도 예산안. 강의를 본 사람들은 "수능 전문 강사가 나와서 설명하니 참 쉽다"고 입을 모은다. 기자 역시 이 강의를 처음 접했을때 같은 생각이었다.
하지만 강의를 진행한 젊은 남자는 공무원이었다. 기재부 종합정책과에서 근무하는 이정혁 사무관(29세)이 그 주인공. 정부에서 정책 홍보를 위해 온라인 동영상을 만든적은 있지만, 공무원이 직접 강의를 통해 정책설명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공무원이 무슨 강의를 이렇게 전문가처럼 하냐는 의구심이 들었다. 기재부에 수소문 해보니 이 사무관은 2011년 행정고시 재경직 수석 합격자 출신으로 이미 부내에서 꽤 유명했다. 이 사무관은 기재부내 오디션을 통해 선발됐다. 그는 "이전에 어디가서 강의를 해 본 적이 없었는데, 목소리가 대국민 강의자로 적합하다고 뽑힌 것 같다"며 "한달전 세법강의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고 말했다.
이 사무관은 지난 8월에 올해 세법개정안에 대한 인터넷 강의를 했다. 어려운 내용이었지만 9분짜리 강의로 쉽게 설명해 화제를 모았다. 이번 두번째 강의 예산안편은 12분 분량으로 좀 더 자연스럽게 만들어 온라인 스타가 됐다. 예산안편은 △2015년 예산안은? △예산은 어디에 쓰이나요? △어르신편 △대학생편 △근로자편 △워킹맘편 △저소득층편 등 총 7개 챕터로 이뤄졌다. 한 챕터에 1분30초 정도되는데, 보는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나눴다.
이 사무관은 "9분짜리 세법개정안편을 찍을땐 6시간 걸렸는데, 12분짜리 예산안편은 딱 3시간 걸렸다"며 "힘든 과정이었지만, 국민들에게 정부 정책을 알린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바쁜 공무 탓에 개인적인 여유도 없는 이 사무관이 강사에 도전한 이유가 뭘까. 공무원들이 열심히 일하고도 제대로 평가를 못받고 있는 현실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었다.
이 사무관은 "공무원들이 정말 열심히 정책을 만들어도, 국민들이 제대로 알아주지 못할때가 많은 것 같다"며 "강의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세법이나 예산안은 우리가 사는 데 영향을 많이 미치지만, 내용이 복잡하고 어려워 자세하게 내용을 아는 국민들이 많지 않다"며 "최소한 정부에서 어떻게 일을 하고 있고 어떻게 돈이 쓰이는지 설명하는게 정부의 의무고, 그걸 알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 사무관은 신세대 공무원답게 최근 공무원들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것에 대해 나름의 진단을 했다. 그는 "어떤 특별한 처우를 바라보는 사람이라면 공무원을 해선 안되고, 공익 가치를 중시하는 사람들이 공무원을 해야한다"며 "과거에 있었던 특권이 사라지는 건 옳은 방향이라고 보고, 공무원들이 이 사회를 바람직한 쪽으로 가도록 노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강의를 찍으면서 공무원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했다고 한다. 또 공무원들의 열정을 국민들이 알아주기 바라는 마음을 강의에 담았고, 국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길 기대했다.
"기재부 공무원들이 모두 함께 열심히 준비한 정책들이 실제로 국민들의 생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되는지 많은 분들이 이해하게 되길 바랍니다. 정책 내용을 비교적 쉽게 설명하고자 많은 분들이 도움을 줬는데, 제가 좋은 전달자가 되었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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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정진우기자 econph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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