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웹진] 해설위원이 본 AG 男결승, 그리고 미래

김선아 기자 2014. 10. 9.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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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농구가 2002 부산 아시안게임 이후 다시 안방에서 영광의 순간을 재현했다. 부상선수 이탈, 귀화선수 무산 등 준비과정에 어려운 시기도 있었지만, 유재학 감독의 전술, 대표팀의 투지와 열정으로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 한국은 몽골, 요르단, 카자흐스탄, 필리핀, 카타르 등과 치른 경기부터 단 한 번의 패배 없이 결승에 올랐다.

10월 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한국과 이란의 결승전. 한국은 4쿼터 한때 5점 차까지 이란에 밀렸지만, 이 흐름을 뒤집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홈에서 거둔 짜릿한 역전승에 삼산월드체육관에는 떠나갈듯한 함성이 쏟아졌고, 선수단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금메달로 가는 중 불안한 모습도 있었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나선 2014 FIBA 농구월드컵에서 5패. 세계의 벽을 실감하고 돌아왔다. 아시안게임을 치르면서도 초반에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이유로 금메달을 딴 이 순간 농구계는 앞으로 한발 더 나아가야 할 방향과 미래에 관한 고민을 시작했다. 이에 관해 '아시안게임 결승과 미래'라는 주제로 농구 해설위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12년 만에 다시 만든 역사의 순간금메달 원동력 어디에 있었나?박수교 SBS 해설위원여러 가지 변수가 있었다. 경기 페이스, 전술, 홈의 이점 등 다양한 요소가 결승에 영향을 미쳤다. 우리는 월드컵에서 성적이 좋지 못했고, 이 분위기가 아시안게임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경기를 치르면서 자신감이 올라왔다. 필리핀전(8강, 97-95)에서 고비를 넘으며 확실하게 페이스를 찾았다. 오히려 월드컵에서의 전패가 금메달을 따는 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박건연 MBC 해설위원선수들의 해보겠다는 의지가 컸다. 12년 만에 금메달을 딴 것은 오랫동안 이어진 농구 침체 등 좋지 않은 상황을 벗어나고자 하는 선수들의 마음이 실현된 것이다. 선수들이 사활을 걸고 뛰었다. 그 의지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전패하며, 상당히 위축됐던 게 사실이다. 아시안게임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초반에 이어져 우려를 샀다. 하지만 경기를 치르면서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에서 보여준 그 감을 찾았다.

김동광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여러 가지가 함축돼서 금메달을 땄다. 유재학 감독이 팀을 잘 만들었고,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다. 또 운도 따랐다. 운도 최선을 다하는 사람한테만 온다. 한국 대표선수들은 정말 100% 이상 투지, 열정을 가지고 경기에 임해서 이란을 이겼다. 한 팀에는 바이오리듬 같은 게 있다. 월드컵에 리듬이 땅을 쳤다. 그다음 몽골전(아시안게임 본선 첫 경기)부터는 리듬이 올라오는 경기를 한 것이다. 결승에서 우리가 이길 확률은 50%로 봤다. 바닥을 쳤기에 올라오는 게 가능하다고 봤다.

결승전 이 순간이 기억난다조성원 KBS 해설위원앞선 수비의 주요성을 느낀 경기였다. 양동근이 수비할 때와 다른 선수가 나섰을 때 차이가 났다. 결승 마지막 장면에 화려한 것은 김종규와 이종현이 했지만, 사실 5반칙 퇴장당한 오세근이 힘에서 밀리지 않고, 몸 싸움을 해줘 이기는 발판을 만들 수 있었다. 또 경기를 다시 본다면, 이 부분을 눈여겨보면 좋겠다. 우리나라 선수들의 드리블은 예쁘다. 볼을 바운드하며, 천천히 드리블한다. 하지만 다른 나라는 공을 바닥에 치는 강도가 세다. 바닥에 빵빵 부딪치는 드리블을 한다. 손에서 가진 시간이 짧고 순간적으로 안으로 치고 들어간다.

박수교 해설위원결승에서 유재학 감독이 꺼낸 김종규 카드가 정확하게 맞아떨어진 것 같다. 센터들의 득점이 없으면 경기에서 이기기 힘들었다. 큰 신장을 가진 (하메드)하다디를 끌어낼 수 있었기에 센터 득점이 많이 나왔다. 또 이전 경기에서 지역방어를 많이 사용했는데, 이날은 달랐다. 처음부터 대인방어를 사용하면서 상대를 당황하게 했다. 그 덕에 초반부터 치고 나갈 수 있었다. 초반에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면 '오늘도 안 되는구나'라는 생각에 밀릴 수 있었다.

박건연 해설위원유재학 감독의 전술이 멋지게 성공했다. 준비한 지역방어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여러 변칙 작전을 쓰며, 상대를 적절하게 막아냈다. 특히 결승전에서 보여준 수비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지역방어가 아닌 대인방어를 통해 상대를 당황시키고, 우리가 분위기를 잡았다. 농구가 흐름 싸움이기 때문에 홈 코트라는 이점도 작용했다. 4쿼터 한때 분위기를 내주기도 했지만 이미 선수들이 '할 수 있다'라는 것을 깨달은 상태였기에 극복했다.

김동광 해설위원유재학 감독이 선수 전체를 기용하면서,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지 않게 했다. 여기에 선수들은 이기고자 하는 의욕이 있었다. 과거 대표팀은 10명이 넘는 선수를 주축으로 경기에 뛰게 한 적이 없었다. 유재학 감독은 달랐다. 풀코트프레스를 쓰며 10명 이상을 경기에 투입한 것이 승리의 포인트다. 또 득점 분포가 조성민, 문태종에만 몰려있었는데, 이종현, 김종규 등이 공격에 가세하면서, 득점 분포를 나눠가진 게 고무적이었다. 또 양희종이 깨소금 같은 역할을 했다.

다시 영광을 만들려면이런 보완이 필요하다박수교 해설위원우리가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만족할 순 없다. 센터진이 더 업그레이드되어야 한다. 이번 대회에서 김종규보다 이종현에 대한 기대가 컸다. 작년 아시아선수권대회를 보고 나서 그랬다. 이때 이종현이 하다디를 나름대로 잘 막았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에서 이종현은 다소 부진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서 다시 올라와야 한다. 우리나라 골밑은 김종규와 이종현이 이끌고 가야 한다. 신장면에서는 괜찮지만, 체력, 몸 싸움, 포스트 역량은 더 키워야 한다. 그래야 내외곽이 탄탄해진다. 또 슈터 부재도 느꼈다. '문태종이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생각도 했다. 코트를 휘저어 줄 수 있는 가드도 김선형뿐이었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대표팀이 포스트진의 업그레이드, 슈터 발굴, 가드진의 기량 향상 등 밸런스를 맞춰 능력이 더 올라갔으면 한다. 여기에서 만족하면 안 된다.

박건연 해설위원우리가 다시 금메달을 따는 데 앞으로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아무도 모른다. 중국이 이번에 준결승에도 못 올랐지만, 세대교체 중이다. 필리핀, 이란의 강세도 여전하다.우리도 성과를 거뒀다. 김종규와 이종현이 있는 센터 포지션에서 많은 발전을 봤다. 다소 부진했던 가드진들도 이들 덕에 살아날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의 기술 부족을 느낀 대회였다. 대회를 계기로 중,고등학교 농구 지도자들이 선수들이 기술을 키우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동안 등한시했던 부분이 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동광 해설위원내가 가드 포지션을 맡았기 때문에 느끼는 것인데, 예전에 우리는 선수 1,2명을 제치고 공격 찬스를 만들어주는 농구를 했다. 지금은 그러지 못한다. 유소년, 중, 고등학교에서는 5대5 경기를 위한 농구를 가르친다. 앞으로는 학생들에게 기술을 가르쳐야 한다. 기본적인 기술을 갖추지 못하면, 어느 순간 성장이 멈춰버린다. 기본기에 충실해야 계속 실력이 업그레이드된다. 기본이 없으면 발전이 없다. KBA, KBL의 노력이 필요하다. 김종규, 이종현은 잘 자라고 있지만, 웨이트트레이닝이 더 필요하다. 오세근이 몸 싸움에서 버틴 것은 체격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표팀 선수들이 이번 대회해서 느낀 것이 프로 리그 경기에서 전해지면 우리 농구가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국 농구 발전을 위해서는 농구팬이 많아져야 한다. 농구팬들이 있어야 선수들도 신 나서 경기하고, 유소년 프로그램도 만들어져 어린 선수들이 더 많이 나올 것이다.

조성원 해설위원중,고등학교 농구에서 지역방어를 많이 쓴다. 개인기를 키우는 환경 자체가 안 된다. 아마농구에서 지역방어를 없애야 한다. (우리나라 아마농구에서는 선수들의 개인기 향상을 위해 1,2쿼터 지역방어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선수들이 개인 기량이 있어야 앞에 선수를 제치고 5대4 찬스를 만들 수 있다. 또 김종규, 이종현 등이 발전해야 한다. 능력과 함께 몸도 같이 좋아져야 한다. 그래야 한국농구가 안쪽 바깥쪽으로 모두 강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 키만 크고 체격이 버텨주지 못하면, 국제무대에서 페인트존 플레이가 어렵다.

사진_문복주 기자

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10-09 김선아 기자, 김준우 기자( seona@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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