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의택의 제대로축구] 'AFC U-19' 김상호 감독 인터뷰② "역대 최강 전력이라고?"

홍의택 입력 2014. 10. 9. 04:38 수정 2014. 10. 9. 14:2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탈코리아]

1편('AFC U-19' 김상호 감독 인터뷰① "내게 장난 걸어오는 선수?")에 이어 계속됩니다.

백승호(바르셀로나 후베닐A), 김신(올림피크 리옹), 김영규(UD 알메리아)만 있는 게 아니다. 서명원(대전), 김건희(고려대), 황희찬(포항제철고) 등 국내 프로 리그 및 대학, 고교 팀에서 특급 활약 중인 선수가 어디 한둘이던가. '역대 최강'이라는 수식어구가 어색하지 않은 클래스. 2015 뉴질랜드 U-20 월드컵(AFC U-19 챔피언십 4강 이상일 경우 출전권 획득)을 겨냥한 이들의 행보에 지대한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

김상호 감독이 이끄는 U-19 대표팀이 지난달 30일 오전(광운대전), 오후(고양HiFC전)에 걸쳐 총 두 차례의 평가전을 치렀다. 선수들 대부분이 1995년생 또래였음을 감안하면 적게는 1~2살, 많게는 10살 이상 많은 형들과의 대결이었다. 모의고사치고는 제법 수준이 높았던 셈. 오전에 2-4로 패한 대표팀은 오후에는 1-0으로 승리하며 흥을 돋웠다. 전체적인 선수 구성 및 시스템과 연관 지어 이들의 면면을 들춰보고자 한다.

▲ 내로라하는 선수들을 소집할 수 있게 됐다. 행복한 고민에 인상까지 밝아진 것 같다.

"당연하다. 프로팀 감독이라면 선수들 지도 못지않게 예산을 둘러싼 구단과의 관계도 중요하지 않은가. 한 선수의 영입에도 생각해야 할 것이 상당히 많았다. 대표팀을 맡게 되면서부터는 선수들을 위해 생각할 시간이 한결 많아졌다. 외부에 비치기에 스쿼드가 좋다는 말들도 많은데, 나 역시 동의하고 있다."

▲ 프로팀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모두 소속팀이 있어 잡아둘 수 있는 기간이 길지는 않다.

"차출 규정에 맞춰 주어진 환경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단기간에 팀을 만들고, 결과를 내야 하는 자리다. 2007 U-17 월드컵 당시 시간을 어떤 부문에 얼마나 할애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이 배웠다. 이제는 팀을 어떻게 운영할지를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다.

​​​ ▲ 국내 선수는 현장에서 직접 관전하며, 해외 선수는 꾸준히 연락을 취하며 관리했다고 들었다.

"별도의 사이트를 만들었다. 연습 경기 및 평가전 동영상, 개개인에게 필요한 동영상을 별도로 편집해 선수들에게 꾸준히 제공하고 있다. 소속팀에 가서도 우리 팀이 어떤 걸 준비하고 있었는지를 잊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팀이 원하는 걸 습득하도록 반복적으로 교육하고 있다."

▲ 최전방 원톱을 겸할 수 있는 공격 자원이 상당히 많은데, 일단 김건희가 앞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동원 고려대 감독 또한 이 선수를 두고 칭찬 일색이다. 특히 포스트 플레이가 일품인데.

"전형적인 원톱 스타일이다. 등지고 연결해주고, 상황이 되면 직접 침투하는 등 요구한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8월 소집 이후 아직 득점을 올리지 못한 아쉬움이 있기는 하다. 골이 한 번만 터지면 본인도, 팀도 훨씬 좋아질 것이라 본다."

▲ 김건희뿐 아니라 지난해 고교축구 왕중왕전(전주영생고-포항제철고)에서 맞대결한 김신과 황희찬, 이미 프로 생활을 하며 더 큰물에서 성장 중인 서명원, 심제혁, 김영규까지. 유능한 공격 자원이 흘러넘친다.

"김신은 지난해 1차 소집 때 불렀던 선수다. 스트라이커를 보면서 윙포워드 역할까지 충분히 잘할 선수다. 이번엔 미얀마 현지에서 바로 합류하기로 했다. 황희찬, 서명원 역시 원톱과 측면을 겸할 수 있고, 김영규와 심제혁도 쓰임새가 많다. 모든 선수들이 본인만의 특징을 갖고 있다. 스타일이 조금씩 달라서 공격 조합을 어떻게 만들지에 대해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 황희찬은 지난달 몸이 좋지 않았는데, 현재는 어느 정도인가. 연습 경기 중 상대 수비와의 일대일 경합이 쉽지 않아 보였는데, 어떻게든 결승골까지 넣어 팀 승리를 이끌었다.

"당시엔 부상을 당해 훈련량이 턱없이 부족했다. 지금은 거의 완치했고, 90% 이상 올라왔다고 보면 된다. 고양 HiFC와 맞붙는데, 고등리그에서 했던 플레이를 그대로 하더라. 상대가 적어도 10살은 많은 프로 선수인데(웃음). 그래서 주문을 했다. '일단 미드필드 지역에는 동료를 이용하며 더 쉽게 플레이를 하고, 상대 공격 진영에 가서는 과감하게 해'라고. 결국엔 득점까지 하지 않았나. 자신감도, 능력도 있는 친구다."

▲ K리그 챌린지 팬들에게 익숙할 서명원도 기대된다. 프로팀에서 쌓은 경험치를 절대 가벼이 볼 수 없을 텐데. 데뷔 시즌인 올해만 해도 22경기에 3골 5도움이다.

"어렸을 때부터 축구 지도자들에게 워낙 잘 알려진 선수다. 좋은 부분을 많이 갖고 있다. 스피드, 돌파력, 슈팅 빠지는 게 없다. 경기 운영 면에서 또래보다는 낫지만, 더 발전할 부분은 있다. 동료를 이용하는 플레이를 늘리고, 수비 시 어떤 위치에서 어떻게 수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다듬는다면 훨씬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다."

▲ 수비형 미드필더를 하나(4-3-3)만 두다가 얼마 전부터 둘(4-2-3-1)을 세우기 시작했다. 지난 8월 열린 SBS컵(일본 시즈오카)에서의 실점 장면이 작용했을까.

​"수비형 미드필더를 한 명 세우는 전형, 두 명 세우는 전형 모두 준비하고 있다. 그래도 아시아권에서는 상대적으로 우위라고 생각하는데, 어떤 그림이 더 좋을지는 고민이다. 어느 선수가 베스트라고 하기엔 이른 감이 있다. 경쟁을 해봐야 하고, 현지에 가서 컨디션 체크도 해봐야 한다."

▲ SBS컵에 이어 김현욱을 또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중용하고 있다. 정재권 한양대 감독이 애지중지 키우는 선수 아닌가. 165cm도 안 되는 키에 할 건 다 하더라.

"패스가 정확해 여러모로 쓸모가 많은 선수다. 정 감독이 '현욱이는 키 작은 거 빼고는 다 잘한다'고 하더라(웃음). 짧은 패스를 필요 이상으로 활용하는 건 상대 팀에 큰 위협이 되질 못한다. 소유한 볼이 얼마나 자주 공격적인 패스로 이어지느냐가 중요한데, 그 부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정삼각형의 꼭짓점, 공격형 미드필더에는 백승호를 놓았다. 연습 경기가 후 가까이서 보니 키는 컸어도 아직 몸이 많이 얇더라. 청소년기에는 한두 살의 연차가 피지컬적으로도 엄청난 차이를 불러온다. 살도, 근육도 더 붙어야 할 텐데.

"아무래도 밑(수비형 미드필더)에서 활용하려면 기동력도, 수비력도 더 좋아야 한다. 경기를 전체적으로 조율할 수도 있어야 한다. 백승호는 아직 성장 단계다. 97년생이니 만 17세 아닌가. 오후에 붙었던 고양 HiFC는 엄연히 성인들로 구성된 팀이다. 어린 나이에 그 정도 해주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급하게 뭔가를 요구할 연령은 아니다."

▲ 고민의 포인트는 자명하다. 밸런스를 위로 올리느냐, 아래로 내리느냐. 아시아권에서는 상대 진영에서의 볼 소유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고, 미드필더를 전진 배치해 활용할 수도 있을 듯하다. 하지만 화끈하게 이기는 경기만큼 중요한 게 지지 않는 경기를 하는 것 아닌가. 선제 실점에 대한 부담은 늘 따라다닐 터다.

"앞에 둘을 세우자니 공격형 미드필더들의 수비 가담력이 생각보다 떨어지더라. 공격적으로는 상당히 좋은 재능들을 지니고 있지만, 어렸을 때부터 수비하는 습관을 들여놓지를 않았다. 수비형 미드필더 하나에게 가중될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 ▲ 그간 수비형 미드필더를 한 명만 놓을 땐 황기욱을 종종 활용했다. 오산고에서도 중앙 수비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번갈아 보던 선수다.

"요즘은 한자리만 볼 줄 알아서는 안 된다. 최소 두 자리, 많게는 세 자리까지도 볼 수 있게끔 선수들에게 공지했다. 앞서 언급한 김영규, 서명원, 황희찬 등 대부분의 공격수들도 1선, 2선을 오갈 수 있는 선수다. 김현욱은 수비형을 보고 있지만, 공격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팀을 만들고 있다."

▲ 중앙 수비는 임승겸이 자리를 잡은 것 같다. 올해 고려대의 약진엔 최전방 김건희-최후방 임승겸, 신입생 두 명의 존재감이 상당히 컸다.

​"팀 주장으로 모든 선수를 리드하며 경기를 풀어갈 능력이 있다. 다만 순간 동작이 조금 느려 파트너로는 빠른 선수를 찾고 있었는데, 그러다 김창연에게 눈길이 갔다."​

▲ 매탄고 출신에 동국대에서 뛰고 있는 선수 아닌가.

​"맞다. 오늘 임승겸의 파트너로 과감하게 기용했는데, 조합이 좋았다. 각자 지닌 스타일 면에서도 궁합이 괜찮았다. 김동수(함부르크)가 합류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는 중이다."

▲왼쪽 수비에서는 서영재보다 박민규가 믿음을 받고 있는 듯하다.

​"전 포지션을 복수로 경쟁을 시키고는 있다. 대회가 다가오면서부터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파워, 수비력 등 완성된 선수가 있는가 하면 시간을 주고 조금 더 기다려야 할 선수도 많다. 이런 점을 최대한 고려해 실전에서 잘할 수 있는 선수를 선별해야 한다."

​​ ▲ 골키퍼에는 줄곧 뽑혔던 전종혁이 대학 입시 일정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유사한 일이 있지 않았나.

"작년에도 대회 도중 5명이 귀국한 일이 있었다. 올해는 그런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대학교를 진학하는 선수들은 소집에서 제외했다. 황기욱만 예외다. 대학에 진학하기는 하지만, 대회 중에 돌아오더라도 일단 가는 데까지 가보자고 했다."

▲ 전종혁 외에도 프로팀 소속 골키퍼가 두 명이나 된다. 그중 이태희를 중용하고 있는데.

"그동안 전 경기를 혼자 다 뛰다시피 했다. 프로에 있으면서 많이 배웠고, 경험도 많다. 강현무 역시도 고등학교 때 아주 좋았던 선수다. 경쟁하면서 발전을 유도하는 게 목표다."

3편에서 계속됩니다. 만 17세의 나이로 월반한 백승호에 대해 다룰 예정입니다. 대표팀은 9일 오후 6시(한국시간) 미얀마 네피도 운나테익 스타디움에서 베트남을 상대로 AFC U-19 챔피언십 C조 첫 경기를 치릅니다.

글=홍의택

Copyright © 스포탈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