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승 칼럼] 'Team Korea' 진천에서 스페인 그리고 인천까지의 길고 길었던 여정 (3)

이재승 2014. 10. 8.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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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이재승 기자] 대한민국의 하늘이 열린 날을 기념한 개천절 저녁. 대한민국 남자 농구 대표팀이 기적과 같은 드라마로 정상탈환에 성공했다.

대한민국은 지난 3일(금) 벌어진 2014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결승전에서 이란에 79-77로 승리했다. 대한민국은 이날 승리로 부산에서 열렸던 지난 2002 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에 금메달을 따냈다. 지난 2일(목)에 여자 대표팀까지 금메달을 따낸 대한민국은 역대 최초로 남녀 대표팀이 아시안게임에서 동반으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겹경사까지 누렸다.

지난 10년 간 대한민국 농구는 침체일로의 길을 피하지 못했다. 연이은 국제대회에서 처참한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확실한 '아시아 2인자'였지만, 대한민국이 안주한 사이 서남아시아의 국가들이 대거 발전을 거듭하면서 대한민국은 2인자에서 아시아 이류로 밀리고 말았다.

최근에야 중국도 추락을 피하지 못했지만, 지난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기존의 중국에 하메드 하다디를 앞세운 이란과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는 필리핀까지 더해져 아시아의 강호로 자리매김했다. 앞으로는 호주와 뉴질랜드가 아시아로 편입되는 만큼 대한민국이 설 자리는 점차 좁아질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대한민국 남녀 대표팀은 인천삼산체육관에 애국가를 울려 퍼지게 하며 이번만큼은 대한민국 농구 역사상 최고의 하루를 맞이했다. 남녀 대표팀이 함께 시상대 가장 높은 자리까지 오르는 기쁨까지 누리며 대한민국 농구가 아직 죽지 않았음을 알렸다. 분명 쉽지 않았지만, 남녀 농구대표팀은 이를 잘 이겨냈다.

농구가 '비인기종목 중 최고 인기종목'이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이날 대한민국의 남자 대표팀은 온 국민들이 TV로 지켜보는 가운데 가장 극적인 승리를 만들어 내며 농구의 참맛을 국민들에게 선물했다. 흡사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 야구 결승에서 모든 이들이 야구의 긴장감을 맛봤다면, 이번에는 농구가 전해주는 박진감과 짜릿한 승부의 세계를 느낄 수 있었다.

이에 필자는 시곗바늘을 되돌려 그간 대표팀이 걸어온 150여 일 동안의 이야기를 (부족한 솜씨로나마) 조심스레 꺼내보려 한다. 진천에서 모여 고된 훈련을 시작했고, 16년의 세월을 뒤로 하고 월드컵 무대에서 스페인의 그란카나리아에서 세계농구의 수준을 몸소 체험했다. 그리고 맞이했던 아시안게임까지 대한민국 농구 대표팀이 함께 했던 이번 오프시즌까지.

슬램덩크에서 나온 북산고교의 승리와 비슷했다면 너무 큰 비약일까? 이기고 싶게 만들고 싶었던 감독. 그리고 누구보다 이기고 싶었던 선수들. 그러기엔 너무나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선수단의 결코 쉽지 않았던 150여일의 시간들을 되짚어 봤다. 마지막 순서로 아시안게임 결승전을 마친 후 몇 장의 사진들을 살펴봤다.

목차

1. 진천에서 시작을 알린 대한민국 농구

2. 실망스러웠던 월드컵 & 12년 만의 금메달을 목에 건 아시안게임

3. 사진으로 보는 AG 결승전

사진으로 보는 2014 AG 결승전에서의 Team Korea

대한민국 농구에 드디어 햇빛이 떴다. 지난 2일(목)에 여자 대표팀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개천절인 지난 3일(금)에는 남자 대표팀이 인천삼산체육관에 애국가를 울려퍼지게 만들었다. 대한민국 농구는 아시안게임에서 남녀동반우승에 성공하며 농구에 걸린 대회 내 모든 금메달을 휩쓸었다.

남자 대표팀이 벌인 이란과의 결승전은 말 그대로 '드라마'였다. 대한미국은 우려와 달리 대등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주포인 문태종을 위시로 조성민과 김종규가 공격에 적극가담하면서 이란의 골망을 흔들었다. 양희종과 박찬희는 수비에서 힘을 보탰고, 베테랑인 양동근과 김주성도 필요할 때마다 진가를 입증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가장 극적이었던 명승부를 안겨준 남자 대표팀의 모습을 사진으로 정리했다.

카메라에 잡힌 이들은 바로 전날 금빛을 맛본 여자대표팀 코칭스탭과 선수들이다. 위성우 감독과 정상일 코치 그리고 전주원 코치 이하 선수들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여자 대표선수들은 목청껏 응원하며 남자 대표팀을 응원했다. 정상일 코치의 왼쪽 앞에는 '국보급센터' 서장훈이다. 서장훈 전 선수도 후배들의 결승을 보기 위해 인천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지난 2002년의 영광을 재현한 선배의 방문이 큰 힘이 됐을까? 우리 대표 선수들은 2002년 때처럼 극적인 승부를 만들어냈다.

남자 대표팀의 기둥은 누가 뭐라 하더라도 양동근과 김주성이었다. 양동근과 김주성은 진천에서 선수들의 모범이 되며 훈련을 잘 이끌었다. 진천선수촌에서 있었던 훈련은 항상 양동근으로 시작해 김주성으로 끝이 났다. 양 끝에 포진한 베테랑들 사이의 선수들도 이에 질세라 열심히 했던 기억이 선하다. 양동근과 김주성이 태극기를 펼치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선수들이 코트중앙에 모여 환호를 질렀고 이후 김선형과 양희종이 유재학 감독을 직접 영접하러 갔다. 바로 헹가래를 위한 것이었던 것. 김선형과 양희종은 지난 150여일 동안 자신들을 이끌고 지도해 준 스승이자 감독을 모시길 주저하지 않았다. 유 감독도 당연히 싫지 않은 눈치.

유재학 감독이 받은 헹가래. 유 감독은 이날 체육관에 온 어느 누구보다도 높이 있었다. 정말 맛 본 사람만 알 수 있는 기분이 아닐까?

유 감독만 헹가래를 받은 것이 아니다. 선수들도 헹가래를 받았는데,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태종 대왕' 문태종이다. 이날 경기 후 여러 선수들이 문태종을 끌어안는 장면을 볼 수 있었는데, 대표선수들은 '최고참'이자 월드컵부터 아시안게임까지 가장 빼어났던 문태종에게 예우를 다했다. 자랑스런 대한민국 국민 문태종은 헹가래를 받았을 때, 기분이 어땠을 지 시즌 중에 물어볼 기회가 있을 것 같다. 아마 '엄~'으로 대답하겠지만, 그는 엄연히 한국사람이다. 월드컵 때 인터뷰에서도 그랬고, 아시안게임에서도 그랬다. "한국에서 왔다"는 그의 답변에 모든 것이 녹아 있지 않을까?무엇보다 문태종은 농구팬들과 TV로 광경을 지켜 본 국민들에게 농구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감동을 선물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어깨를 으쓱하게 할만한 가장 멋진 금메달리스트다.

삼산체육관 가장 높이 떠올라 있는 태극기. 농구라는 종목이 국제대회에 나가 애국가를 울리긴 쉽지 않다. 경기 시작 전 울리는 애국가와 '우승'을 차지한 후 받아들이는 애국가의 깊이는 다르다는 것을 독자들도 잘 알고 있을 터. 아시안게임이었기에 가능했는 지도 모르지만, 이날 체육관에 울려퍼지는 애국가를 들으며 기자도 눈물이 글썽하기도 했다. 아마 이 광경을 지켜본 농구팬들도 마찬가지였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유 감독 이하 선수단이 시상대에서 사진을 찍었다. 이상범 코치, 이훈재 코치, 한기윤 전력분석원, 성준모 매니저 그리고 트레이너와 통역을 맡은 분들까지 지난 5월 19일부터 선수들을 위해 많은 땀방울을 흘렸다. 이들 또한 멋진 국가대표였다. 남자 대표팀을 위해 자신들의 역량을 불태우길 주저하지 않았다. 이들도 응당 박수받아 마땅하다.

시상식이 끝난 후 우승팀만이 가질 수 있는 포토타임이 아닐까? 맨 앞에 누운(?) 김주성부터 선수들의 환한 미소가 단연 돋보인다. 정말 멋졌다!

지금도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골밑을 책임질 김종규와 이종현. 이들은 병역혜택까지 더해 기쁨이 배가 됐을 터. 김주성의 말처럼 '농구를 위해 힘을 써주길' 많은 팬들이 바라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들을 프로에서 계속볼 수 있게 된 것 또한 팬들에겐 작은 복이 아닐까? 다음 아시아 챔피언십에는 2016 올림픽 예선을 겸하고 있다. 호주까지 가세해 순위권에 진입하긴 쉽진 않겠지만, 이번 여럼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인 만큼 향후 국제대회에서 이름을 드높일 수 있길 기대한다.

'이상범의 아이들' 김태술, 박찬희, 양희종, 오세근. 이들은 지난 2011-2012 KBL에서 소속팀인 안양 KGC인삼공사를 우승으로 이끌었던 1등 공신들이다. 당시 KGC인삼공사는 원주 동부에 크게 밀릴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결과는 달랐다. 이들은 KGC인삼공사를 창단 첫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 것도 모자라서 대한민국이 이란을 꺾고 12년 만에 금메달을 가져오는데 크게 일조했다. 비록 김태술은 전주 KCC로 떠났고, 오세근(곧 전역 예정)은 상무로 떠나기도 했지만, 이들의 시너지는 대표팀에서도 잘 발휘됐다.

가족들을 챙긴 선수들도 있었다. 바로 문태종. 이날 관중석에는 문태종의 어머니와 아내 그리고 자녀들까지 모두 체육관을 찾아 대표팀을 응원했다. 문태종뿐만 아니라 양동근과 김주성도 자녀들을 앉았다. 공교롭게도 대표팀의 가드, 포워드, 센터에서 베테랑들은 모두 자녀들과 금메달의 환호를 나누었다.

그리고 마지막. 가장 멋진 'Team Korea'의 한 컷. 만화 슬램덩크의 북산고교가 산왕공업에게 승리하고 찍은 사진보다도 더 끈끈함이 느껴진다면 과장일까? 이들은 지난 2002년에 금메달을 따낸 남자 대표팀처럼 소박하다기에는 너무 멋진 사진을 남겼다. 월드컵에서의 마주한 현실의 벽으로 좌절할만 했지만, 이를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바꿔내며 대한민국 농구에 또 다른 전성시기를 예고케 했다. 잊지 못할 사진이다.

사진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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