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명 친목도모 대화도 들여다봤다"..'카카오톡 사찰' 우려가 현실로

입력 2014. 10. 1. 13:50 수정 2014. 10. 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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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검·경, 세월호수사하며 정진우 노동당 부대표 카톡계정 압색

시민단체 "주변인 사생활까지 들여다본 것은 인권침해"

다음카카오 "친구 목록 요청 안받아…대화 5~7일만 보관"

검찰과 경찰이 세월호 집회를 수사하면서 정진우(45) 노동당 부대표의 카카오톡 계정을 압수수색해 집회나 시위와 상관없는 대화내역과 대화를 나눈 상대방의 개인정보까지 들여다본 것으로 드러나 '사이버 사찰' 파문이 일고 있다. 경찰은 정 부대표뿐만아니라 수천명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대화 상대방의 아이디와 전화번호 등을 요구해 사실상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한 광범위한 검열과 감시가 현실화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같은 대화방에만 있어도 언제든지 개인정보가 수사당국에 유출될 수 있는 셈이어서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사이버 망명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천주교인권위원회, 인권운동사랑방, 세월호 국민대책회의 존엄과 안전위원회, 인권단체연석회의 공권력감시대응팀 등 인권단체들은 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과 경찰이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활동했던 활동가의 카카오톡 계정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주변인의 사생활까지 들여다본 것은 의도적인 인권침해다. 이는 단순한 압수수색이 아닌 광범위한 감시·사찰행위이며, 심각한 표현의 자유이자 사이버 검열이다"고 밝혔다.

인권단체들의 설명을 들어보면, 정진우 부대표는 지난달 18일 종로경찰서로부터 '전기통신에 대한 압수·수색·검증 집행사실 통지'를 받았다. 그는 지난 6월10일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 인근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는 '6·10 청와대 만민공동회'를 열고 청와대행을 시도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보석으로 풀려나 수사를 받았다.

경찰이 보낸 통지서에는 지난 5월1일부터 6월10일까지 40일 동안의 정 부대표의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 대화 상대방 아이디 및 전화번호, 대화 일시, 수발신 내역 일체, 그림 및 사진 파일 전체를 압수수색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압수수색 당시 정 부대표가 나눴던 카카오톡 대화에는 현금카드 비밀번호, 재판과 관련해 변호사와 나눈 이야기, 초등학교 동창들과 나눈 개인적인 이야기와 함께 쌍용차, 밀양 송전탑, 국정원 대선개입 등 사회적 현안에 대한 대화도 담겨 있었다. 사회적으로 민감한 투쟁상황이 공유됐고 대책회의, 대응방안 등도 오갔다고 했다.

정 부대표의 카카오톡 친구는 3000명가량이다. 정 부대표는 개인 카카오톡 대화와 함께 단체 대화도 나눴는데 500명 이상 규모의 대화방 4개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카카오쪽은 검찰과 경찰에 의해 진행된 대화내역과 개인정보 열람에 대해 "경찰로부터 정진우 부대표의 친구목록을 요청받은 적은 없다. 또 카톡 대화방의 대화 내역은 평균 5~7일 것만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40일치의 대화 내역이 모두 제출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다음카카오쪽은 실제 경찰에 몇 명의 개인정보를 제출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가만히 있으라' 침묵행진을 제안하고 지난 5월 집회에 참가했다가 연행된 용혜인씨도 카카오톡 압수수색을 당했다. 인권단체들은 "용씨에 대해 실시한 카카오톡 압수수색 목록에는 맥(MAC)주소까지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맥주소는 통신을 위해 랜카드 등에 부여한 고유번호로, 맥주소를 알게 되면 기지국 접속정보와 접속위치 등을 추적할 수 있다. 경찰은 용씨의 대화 상대방 카카오톡 아이디, 별명, 가입일, 인증 휴대전화 번호, 주고 받은 대화 내용 및 사진 정보, 동영상 정보 일체를 요구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8일 '사이버허위사실유포전담수사팀'을 발족하고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서 발생하는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직접 수사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같은 방침은 시민들의 불안을 증폭시켜 서버가 외국에 있는 텔레그램 등으로의 '사이버 망명'을 가속화시켰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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