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9일 막을 올렸던 2014 인천아시안게임이 종반으로 치닫는 가운데 그간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받았던 종목들이 비상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아낌없는 투자와 지원, 그리고 지속적인 관심이 숨은 원동력이었다.
한국은 30일 오전 9시 현재 금메달 44개, 은메달 50개, 동메달 52개로 중국(금 112, 은 72, 동 54개)에 이어 종합 2위를 달리고 있다. 3위 일본(금 35, 은 47, 동 50개)에 크게 앞서있어 무난한 5회 연속 종합 2위 수성을 바라보고 있다.
비인기 종목들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펜싱이 금빛 찌르기에 앞장서자 사격이 금빛 총성을 울렸고, 양궁이 금빛 시위를 당기며 바통을 이어받았다.
특히 펜싱의 강세가 눈부셨다. 그야말로 아시아를 집어삼켰다. 2012 런던올림픽에 이어 아시안게임도 접수했다. 이번 대회 펜싱에 걸린 12개의 금메달 중 총 8개를 휩쓸었다. 은 6, 동 3개도 추가했다. 4년 전 광저우(금 7, 은 2, 동 5개)를 넘어 아시안게임 사상 최고 성적을 거뒀다. 2관왕도 4명이나 배출했다. 여자 사브르 이라진, 여자 플뢰레 전희숙, 남자 에페 정진선, 남자 사브르 구본길 등이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사격도 금 8, 은 11, 동 7개를 수확하며 중국에 이어 종합 2위를 차지, 한국의 2위 질주에 큰 기여를 했다. 세계최강 양궁도 금메달 8개 중 5개를 휩쓸었다. 은 3, 동 1개도 추가했다.
이들 세 종목은 모두 비인기 종목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매 대회 팬들의 외면을 받아오곤 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성적도 팬심도 모두 잡았다. 펜싱 경기가 열렸던 6일 동안 고양실내체육관은 구름관중이 몰렸다. 팬들은 스타를 찾았고, 스타는 팬들의 기대에 보답했다. 남자 에페 2관왕에 오른 정진선은 "무슨 콘서트인 줄 알았다. 경기장 밖에 줄 서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예전에는 펜싱을 몰랐던 분들이 많았는데 비인기 종목에서 인기 종목으로 바뀌는 시기인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기뻐했다.
성적과 팬심을 모두 잡은 비결은 아낌없는 지원이다. 펜싱은 모범사례로 꼽힌다. SK가 지원군이다. 지난 2009년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이 대한펜싱협회장으로 부임하면서 지원을 대폭 늘렸다. 부임 첫 해 12억 원을 쏫아붓더니 매년 평균 20억 원을 투자했다. 2010년과 2011년엔 저변 확대를 위해 아시아선수권대회를 개최했다. 또 모든 국제대회에 선수들을 내보내며 경쟁력을 강화했다.
사격과 양궁도 다를 것이 없다. 사격의 든든한 지원군은 한화다. 지난 2001년 갤러리아사격단을 창단하며 사격과 인연을 맺은 한화는 2002년부터 매년 8억~9억 원을 지원하며 지금까지 100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 또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를 개최하며 뿌리를 튼튼히 했다. 양궁도 마찬가지다. 지난 1985년부터 지금까지 현대자동차로부터 약 380억 원을 지원받았다.
이기훈 세팍타크로 감독은 이번 대회 남자 단체전서 아쉬운 은메달을 거머쥔 뒤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몇 년간 이 선수들로만 뛰어왔다. 한국 세팍타크로는 선수들 대부분이 고등학교 때부터 늦게 시작하고, 선수층도 300~400명 수준이다. 반면 태국은 선수들만 1만명 이상 된다. 우리도 어렸을 때부터 선수들을 키워야 한다."

모든 스포츠가 그렀듯 투자가 있어야 성적도 따라오는 법이다.
OSEN 이균재 기자 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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