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할머니가 잊지 않은 기억 하나..부산경찰 페이스북 감동사연 화제

권기정 기자 입력 2014. 9. 18. 16:46 수정 2014. 9. 1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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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찰 페이스북에 치매를 앓는 할머니에 대한 감동적인 사연이 올라왔다. 이 이야기는 누리꾼의 입소문을 타고 퍼지고 있다.

치매에 걸린 할머니가 딸의 출산 소식을 듣고 미역국을 끓여 먹이려고 집을 나섰다가 길을 잃은 사연이었다.

최근 부산 서부경찰서 아미파출소 경찰관들은 한 할머니까 보따리 두 개를 들고 거리를 배회한다는 신고를 받았다. 신고자는 "한 시간 째 왔다갔다...할머니가 좀 이상해요"라고 신고했다. 할머니의 행동이 이상해 보인 것은 노인성 치매를 앓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출동한 경찰은 할머니의 이름을 물었지만 할머니는 자신의 이름도 딸의 이름도 기억하지 못했다. 단 "딸이 아이를 낳고 병원에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면서 보따리만 부둥켜 안고 있었다.

경찰관들은 할머니가 슬리퍼를 신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집이 인근에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사진을 찍어 동네를 돌며 수소문한 끝에 다행히 할머니를 아는 이웃이 나타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경찰은 곧바로 순찰차에 태워 딸이 입원한 병원으로 할머니를 모셨다.

병원에 도착한 할머니는 갓난아기와 함께 누워있는 딸 앞에서 보따리를 풀어 보였다. 할머니가 내어 놓은 것은 거리를 헤매느라 식어버린 미역국과 나물 반찬, 흰 밥이었다. 이 모습을 보는 딸의 가슴은 미어졌다. 할머니는 딸에게 환한 미소를 지으며 "어여 무라"고 말했다. 병실은 눈물바다로 변해버렸다.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상황에서도 딸의 출산을 잊지 않은 할머니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도 감동적인 사연에 눈시울을 붉혔다.

이 사연은 게시된 지 하루만인 18일 낮 1만5000여명이 '좋아요'를 선택하면서 각종 커뮤니티로 확산되고 있다.

부산경찰 페이스북은 사연소개와 함께 시민의 따뜻한 관심으로 할머니가 딸을 찾게 된 것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 치매노인에 대한 '사전지문등록'을 철저히 해줄 것을 당부했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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