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무' 한예리 "홍일점요? 저 있고 없고 분위기가 확 다르다던데요?" [인터뷰]

윤혜영 기자 2014. 8. 1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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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혜영 기자] 말 그대로 '참한' 처자다. 쌍꺼풀 짙은 큰 눈, 베일 듯한 오똑한 콧날은 아니지만 묘하게 개성 넘치는 마스크로 여배우 기근이라는 충무로에서 '군도:민란의 시대'와 '해무' 등 올 여름 대작에 두 편이나 출연한 배우 한예리는 심지어 마음 씀씀이까지 넓었다. 흔히 상상하는 여느 여배우들의 고고함을 뺀 느낌이랄까. 조신하면서도 세세하게 사람들을 챙기는 한예리를 보고 있자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참으로 불공평한 세상이다.

이미 '코리아' '남쪽으로 튀어' '환상속의 그대' '스파이'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지만 한예리는 각종 제작발표회나 언론시사회 등 일정만 진행되면 쟁쟁한 선배 배우들을 제치고 각종 포털사이트에 이름을 올리는 기쁨을 맛봤다. 그는 "아마 저를 잘 모르셔서 찾아보신 것 같다. '누구지? 난 처음보는데? 신인인가봐' 그런 거 아닐까. 아니면 (김)윤석 선배님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베드신을 얘기하셔서"라고 웃었다.

겸손하게 말했지만 한예리는 핫한 여배우임에 틀림없다. 그는 '군도'(감독 윤종빈ㆍ제작 영화사 월광)서 하정우의 여동생으로 출연해 짧지만 강렬한 존재감을 과시했으며 '해무'(감독 심성보ㆍ제작 해무)에서도 조선족 밀항자 홍매 역으로 분해 배의 막내선원 동식 역을 맡은 박유천과 남다른 호흡을 과시했다.

"'군도'는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가서 촬영했는데 게다가 김해숙 선생님, 하정우 선배님까지 만나게 된 거예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분들인데 3회차밖에 없어서 미련이 많이 남았던 걸로 기억하고 '해무'는 시작하기 전부터 너무 하고 싶었던 영화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잘 이겨낼 수 있을까 싶기도 했어요. 바다 위 촬영이니까 체력적인 면이 걱정되기도 했죠. 무사히 잘 끝난 것만으로도 다행이에요."

한예리는 '해무'의 홍매를 보고 매우 복잡한 심경을 느꼈다. "저도 홍매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더라. 감독님께 '홍매가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시면 안되겠느냐'고 물어봤더니 '지금 하는 게 맞다. 잘 하고 있다'고 하시더라"라고 운을 뗀 그는 "근데 영화를 보고 나니까 홍매가 확실하게 연기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영화 끝나고 나서도 홍매에 대해서 더 많이 얘기할 수 있고 또 그 많은 선원들의 해무 같은 역할이 되지 않았나 싶어서 좋은 점이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홍매를 어디까지 믿어야 하고 어디까지 믿지 못해야하는지 의견이 분분한 게 좋더라. 내 생각에 홍매는 아마 속으론 동식을 엄청 좋아했을 거다. 그저 표현을 못했던 거다. 아무래도 상황이 상황인지라 경계를 했던 부분이 있는데 동식이가 먼저 다가와주니 얼마나 고마웠겠느냐"라고 덧붙였다.

박유천과의 베드신에 대한 의아한 반응들에 대해서도 한예리는 "처음에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는 갑작스럽고 표현이 분명하지 않아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실제로 사람이 죽음을 맞거나 가까이 접하는 경험을 하면 살아있음을 증명받기 위해서 그런 행위들을 한다고 하더라. 동식과 홍매가 사랑의 감정으로 한 게 아니라 사랑을 넘어선 생존의 본능적인 지점이 있구나 생각했다. 생각만 했을 땐 어려웠는데 막상 슛이 들어가고부터는 너무 슬퍼서 눈물이 났다"고 떠올렸다.

대부분의 촬영이 배에서 촬영된 만큼 고생도 만만치 않았을 터. 바다에서는 멀미 때문에 멀미약을, 수조 세트 촬영에는 기름이 둥둥 떠다니는 물을 마시느라 회충약, 지사제, 위장약을 먹었고 또 살을 에는 추위에 시달렸기에 한예리는 "쉽지는 않았다"고 말하면서도 '해무' 촬영이 끝났을 때 속상했다고 털어놨다.

"좁은 공간에서 매일 같이 함께 있으니까 돈독해질 수밖에 없고 또 같이 고생하면 끈끈한 전우애 같은 게 생기잖아요. 동식과 마지막 촬영을 했는데 '다시는 동식을 만날 수 없겠구나' 싶기도 하고 저도 홍매와 이별해야한다는 아쉬움이 생기더라고요. 매번 캐릭터를 만나서 이 사람과 헤어지고 다시는 연기를 못 하는 건 속상한 일인 거 같아요."

끝나고 3일간 몸살을 앓았다는 한예리는 시커먼 남자 배우들 사이에 홀로 여자로 고군분투했다. 불편하진 않았냐는 물음에 그는 "워낙 선배님들이 잘 챙겨주셨다. 촬영이 끝나면 꼭 같이 밥을 먹고 촬영에 대해서 얘기했다. 윤석 선배님께서 '밥을 같이 먹어야 식구다'라는 말을 많이 하셔서 식구처럼 했고 그게 영화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것 같다"라면서 "사실 전 몰랐는데 (이)희준 선배님이 '예리야. 넌 모르겠지만 네가 있을 때와 없을 때가 분위기가 많이 달라. 넌 꼭 와야 돼'라고 하셨다"라고 일화를 전했다.

한예리는 "이제 다 즐겁다. 잊게 된다. 저만 힘들었던 게 아니고 전 스태프가 힘들었을 거다. 안 힘든 영화 현장 없지 않느냐. '군도'나 '명량'이나 '해적'이나 다 분명히 어마어마하게 고생하셨을 거다"라면서도 '해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해무'는 영화다운 영화를 보고 싶으신 분들이 보시면 절대 후회하지 않으실 것 같아요. 여름 시즌과 추석 시즌까지 해서 볼거리가 많은 영화라고나 할까요. 오락적인 영화가 많이 나오는데 그 중에 '해무'는 '대한민국의 영화란 이런 것입니다'라고 얘기하는 거 같아요. 영화가 보고싶고 또 한국영화를 사랑하시는 분들이라면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티브이데일리 윤혜영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신정헌 기자]

한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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