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해의 무역항 염주성은 계획 도시였다

2014. 8. 6. 11:5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북한 나진선봉 지역 바로 위쪽이며, 동해와 맞닿아있는 러시아 연해주의 크라스키노 지역. 1200여년전 일본 열도로 뱃길을 텄던 대국 발해의 무역항 염주성이 있던 곳이다. 최근 이 염주성이 도로를 정연하게 구획하고 설계한 발해의 계획도시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크라스키노 유적에 발굴조사팀을 파견중인 동북아역사재단(이사장 김학준)은 6일 중간 조사성과를 발표했다. 러시아사회과학원 극동지소 역사학고고학민속학연구소와 공동 발굴을 진행한 결과, 2011, 2013년 발굴조사에서 일부가 발견됐던 두 방향 도로의 교차 부분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계획도시의 특징인 도로 구획의 자취를 확인했다는 것이다. 교차지점이 확인된 도로는 남북 16m('1호가'로 명명), 동서 29m('2호가') 길이다. 도로 표면에는 일반 돌과 자갈을 깔았던 것으로 드러났고, 주위에서는 잘게 깨트린 토기편과 기와편 등이 발견됐다. 재단쪽은 "그 동안 발해 유적에서 도로망으로 도시를 구획한 흔적은 발해 상경도성 외에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었다. 이번 발견으로 발해의 지방성도 도로를 정연하게 구획하고 설계해 계획도시로 조성했음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이번 발굴에서는 특이한 모양의 '토제 탑 모형'도 출토돼 눈길을 끈다. 이 유물은 원통형 받침대 위에 8층 높이 탑을 놓은 모양을 하고 있다. 탑 아래 부분에는 구멍 두개가 서로 엇갈리며 나있고, 받침대 아래쪽 가운데에도 구멍이 하나 뚫려있는 형태다. 14.3cm 높이인 이 토제 탑 모형은 발해 불탑 연구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철제 삽, 자귀, 열쇠, 차관, 비녀못, 화살촉, 손칼, 청동제 띠꾸미개, 홍옥 구술도 다수 출토됐다고 재단 쪽은 전했다.

러시아 연해주 하산주의 크리스키노는 발해 62개 주 가운데 하나인 염주(鹽州)의 치소(治所)였다. 고구려를 계승한 발해가 신라·일본과 교류하는 거점이었을 것으로 추정하는 곳이다. 재단은 2006년 출범이래 매년 여름 크라스키노 성을 발굴조사해왔다. 올해는 역사연구실 김은국 연구위원이 발굴을 총괄하고, 정석배 교수(한국전통문화대) 등 한국 발굴단 6명과 E. I. 겔만 등 러시아 쪽 학자와 학생 등 40여명이 조사팀을 이뤄 지난달 15일부터 1달 일정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앞으로 재단은 올해 발굴한 도로 구획에서 고려인 주거지 유적으로 조사범위를 넓히고, 내성 추정터도 발굴할 예정이다. 또 재단 출범 10주년 기념사업으로 한·러 공동발굴 20년 성과 종합보고서와 크라스키노 발굴 관련 자료집을 각각 출간하고, 염주 발해성 발굴 국제학술회의도 2016년에 개최를 추진할 방침이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제공 동북아역사재단

<한겨레 인기기사>■ 44장의 끔찍한 사진…'윤 일병 사망 사건' 현장검증 장면 공개[단독] 수사기록 입수, '맞은만큼 때리고, 죽고…' 그들도 평범한 대학생'아동 포르노' 보는 자…구글이 들여다본다[포토] '윤 일병 사망 사건' 현장검증 사진 공개[화보] 그 시절 제주 해녀들은?…제주의 과거를 보다

공식 SNS [통하니][트위터][미투데이]| 구독신청 [한겨레신문][한겨레21]

Copyrights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