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회 가면 옷부터 벗겨 보겠다".. 軍 향한 국민적 분노 '부글부글'

박성환 2014. 8. 5.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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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성환 강지혜 기자 = "이런 군대에 어떤 부모가 아들을 보내고 싶겠는가."

지난 6월 22사단 일반전초(GOP)에서 일어난 임 병장 총기 난사 사건에 이어 28사단 윤 일병 폭행 사망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군을 향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시민들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반복되면서 '군의 고질적인 문제가 왜 개선이 되지 않느냐'며 군의 총체적 부실을 한목소리로 꼬집었다.'군대에 내 아들을 보낼 수 없다'는 부모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특히 자녀의 군 입대를 앞둔 부모들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현역 입영대상자 아들을 둔 김모(52·여)씨는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 군의 총체적 부실을 드러나는 사건이 연달아 터지면서 입대를 앞둔 아들 걱정에 잠도 안 온다"며 "피 같은 내 아들이 국가의 의무라는 이름으로 희생을 당할까 봐 걱정스럽고 불안한 게 부모의 마음"이라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김씨는 이어 "돈을 주고라도 군대에 보내지 않으려는 돈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이해가 갈 정도"라며 "믿을 수 없는 군대에 아들을 보낼 수밖에 없는 힘없는 부모는 죄인이나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오는 9월 입대 예정인 아들은 둔 회사원 김인창(54)씨는 "아들에게 남자가 되려면 군대를 나와야 한다고 여러 번 말한 게 미안하다"며 "의무만 있고 책임은 없는 군을 더이상 믿을 수 없고, 솔직한 심정으로 아들을 군대에 보내고 싶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자녀를 군에 보낸 부모들은 '면회 가면 옷부터 벗겨 보겠다'며 노심초사하고 있다.

아들을 공군에 보낸 안모(50·여)씨는 "예전에는 군대에 가면 인간이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사건이 터지니 군대를 안 보낼 수 있으면 안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며 "최근에도 면회를 다녀왔는데 아들이 군대에 안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더라"고 탄식했다.

이어 "그 모습을 보는 부모 마음이 어떻겠냐"면서 "면회 가면 옷부터 벗겨 보겠다"고 전했다.

입대를 앞둔 입영대상자들도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오는 9월 입대하는 최모(21)씨는 "입대를 앞두고 군대에서 연달아 큰 사건이 터지면서 불안한 게 사실"이라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운동도 하면서 입대를 준비했었는데 지금은 입대를 미룰까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시민들은 연달아 터지는 사건을 막지 못한 군 당국에 대해 질타를 쏟아냈다.

회사원 박기정(58)씨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반복되는 것은 군대라는 폐쇄적인 조직의 특수성으로 인해 매번 쉬쉬하고 넘어가면 되기 때문"이라며 "사건이 터질 때마다 온갖 대책을 쏟아냈지만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대학생원생 김모(38)씨는 "당장 책임자 몇 명 옷을 벗긴다고 해결될 문제였으면 진작 해결 되고도 남았을 것"이라며 "폐쇄적인 구조가 계속 이어진다면 이런 잔인한 사건은 계속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군의 체질을 완전히 바꿔야한다"고 질타했다.

일각에서는 병역거부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입영예정 가족 그리고 국민들에게 바랍니다. 군대의 세월호사건(군대 입대 거부운동 합시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을 올린 누리꾼은 "지금 군대에서 벌어지는 폭행사건들 등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왜 군 입대를 앞둔 젊은이들 그리고 그 가족들은 가만히 있는가! 당연한 의무라서? 이제 군대에 대하여 우리정부는 그 운영시스템을 다시한번 신중히 검토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왜 군 지휘부는 개혁하지 못하는가? 왜 장군들은 일괄사퇴하지 못하는가! 왜 새로운 창의적이고, 새로운 철학으로 군 시스템을 개혁하지 못하는가! 이번 군 폭행사건 등은 세월호사건과 전혀 다를 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에 대한 신성한 의무는 국가가 그 국민의 의무를 신성하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게 국가의 의무"라며 "입대예정 가족들 모두 나서서 입대예정 장병의 입대를 보류하고(군대를 안 간다는 게 아니다) 시스템개조정책을 듣고 입대 여부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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