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록 제조기 '명량', 흥행 힘은 영화인가 역사인가

2014. 8. 3.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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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최나영의 연예토피아] 영화 '명량'(김한민 감독)이 개봉 4일만에 350만 관객을 돌파하며 매일 신기록을 경신 중이다. 첫날 68만명을 시작으로 70만, 86만명 그리고 2일(토)에는 122만명 역대 하루 최다관객으로 최고 스코어 신기록을 연일 쏟아내는 있는 모습에 영화계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 요인을 거론할 때 '이순신'이라는 소재의 힘과 거기에서 기인하는 감동 코드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명량'은 이순신의 전기 영화 형태를 취하지 않고, 그의 전투 중 하나인 명량해전에만 집중했다. 이순신 장군의 전투라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3대 대첩(한산도해전ㆍ명량해전ㆍ노량해전) 중 하나다. 연출을 맡은 김한민 감독은 이 3부작 영화화를 계획하고 있다고 하는데, 명량해전이 먼저 나왔다. 순차적이지 않은 시간의 흐름도 일면 흥미로운 부분이다.

어쨌든 이 같은 전투 자체에 대한 선택과 집중 때문에 영화는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데에서 부분적으로 친절하지 않다. 그로 인해 '다들 이 얘기는 알고 있지?'라는 식의 생략이 아쉽다는 반응도 있다. 또 크게 명량 해전을 준비하기까지의 이순신과 명량해전을 치르는 이순신, 둘로 나눌 수 있는 이 영화에서 중반까지 등장하는 내면과 상황 묘사가 지루하다는 평도 있다. 물론 그 반대도 존재하지만.

더불어 어떤 영화가 완벽할 수 있겠냐만은, 극의 개연성과 스토리텔링에 좀 더 신경을 썼으면 더욱 수준작이 탄생했을 것이라는 아쉬움, 좋은 배우들이 대거 포진한 조연진의 활용을 지적하는 감상평도 존재한다. 특히 조연진의 비중과 역할에서 어떤 배우는 재능 기부와도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래도 여러 반응들 중 분명한 건, 울컥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영화의 단점을 커버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 '명량'같은 영화는 그 성격상 가슴에서 뜨거운 열기가 조금이라도 솟구치는 것을 느끼게 된다면, 그 자체로 어느 정도 성공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는 영화를 넘은 역사 자체에 감동이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전투에 집중했기에 드라마 자체는 약한 편인 이 영화의 아쉬운 부분을 상쇄시키는 것은 우리가 보고 배운 역사다. 더불어 최근 안방극장에 신드롬을 일으킨 드라마 '정도전'의 정도전을 뛰어넘는 21세기 리더십 강의를 펼치는 성웅 이순신은 현 시대 우리가 바라는 멘토이자 영웅이다. 이런 이순신 영화는 마블 히어로와는 차별되는 한국형 히어로물로 관객들의 정서에 부합하고 있다.

이순신과 대적한 왜군 적 마저도 너무나 미워했지만 그러면서도 가장 좋아하는 인물이 이순신이었다는 이야기는 이 '이순신'이라는 이름 세 글자가 한국사람에게 지니는 의미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물론 영화 자체의 미덕도 분명 있다. 해전신은 전에 본 적 없는 전쟁 영화의 탄생이라고 할 만 하다. 무려 61분간의 길이에서 공들여 만든 스펙터클을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과장되지 않고 최대한 고증에 힘쓰면서도 다이나믹한 부분을 살려냈다는 것이 일면 놀랍다. 가장 우려했던 격량의 울독목도 짜릿한 영상으로 탄생했다.

그러나 이런 비주얼이 이순신 영화가 아닌, 다른 허구의 해전 이야기 속 그려졌다면 그 만큼의 감동을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역사물은 스포일러가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특수하면서도 강한 힘을 지녔다. 여기에 입보다 눈빛으로 말하는 최민식은 '불멸의 이순신'의 김명민과는 또 다른 이순신을 만들어내며 카리스마 장수와 고뇌에 찬 인간의 모습을 둘 다 들여다볼 수 있게 했다.

관객들이 영화에서 감동을 얻는 것인지, 아니면 역사 자체가 주는 뭉클함에 입소문을 내는 것인지 분명하게 구분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실제로 다른 부분은 차치하더라도 글로만 읽던 것들을 영상으로 볼 수 있었던 것만으로 만족했다는 평도 상당하다. 보는 사람의 입장으로서는 이 둘의 구분이 굳이 필요한 지도 모르겠다.

더불어 이 명량 해전의 영화화 결정이 쉽고 순탄한 과정만을 거친 것이 아니란 것을 상기할 때, 명량해전을 영상으로 구현하고자 했다는 용기와 그 도전이 어느 정도 흡인력 있는 평작 이상의 결과물로 탄생했다는 것도 의미가 있을 수 있겠다.

nyc@osen.co.kr

< 사진 > '명량'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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