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국 카톡·라인 장애 원인 알고도 '쉬쉬'

송진식 기자 2014. 7. 15.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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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테러 위협 따른 강제 차단" 답변 보내며 "공표 말라" 요청미래부, 끝까지 눈치보기 일관 해외 이용자 상당수 이탈 추정

모바일 메신저 '라인'과 '카카오톡'의 중국 내 서비스 장애 원인이 중국 정부의 강제 차단 조치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그 원인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공표하지 말라"는 중국 정부 요청을 이유로 쉬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미래창조과학부는 15일 "중국 대사관을 통해 차단 원인을 문의한 결과 '테러 위험에 따른 강제 차단 조치'라는 답변을 최근 받았다"고 밝혔다. 미래부 관계자는 "신장위구르자치구 유혈사태 5주년(7월5일)을 전후해 테러 등을 우려해 라인과 카카오톡을 포함한 해외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들을 차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비스 장애 원인은 밝혀졌지만 정부의 소극적인 대응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사태가 지속되는 동안 정부가 중국 눈치 보기로만 일관해온 탓이다.

미래부 말을 종합하면 '강제 차단이 맞다'는 답변을 받은 시점은 늦어도 14일 오후다.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안임에도 미래부는 답변 내용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이진규 미래부 인터넷정책관은 "답변 사실을 공표하지 말아달라는 중국의 요청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태 초기에 중국 정부에 이번 문제를 문의했는지 물었을 때 미래부는 "문의한 적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논란이 일자 뒤늦게 "중국 대사관을 통해 문의했다"고 밝혔다. 송경희 미래부 인터넷정책과장은 "정부가 나설 경우 중국을 자극해 기업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조용한 대응'으로 잃은 게 더 많다는 비판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국내 서비스를 차단할 수 있다는 걸 정부가 묵인한 꼴"이라며 "앞으로 중국에서 정상적인 사업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부 대응이 국정기조인 '창조경제 활성화'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는 국경을 초월한 '플랫폼' 주도 전쟁을 벌이고 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애플의 'iOS', 아마존의 '아마존닷컴' 등이 대표적인 플랫폼들이다. 라인과 카카오톡은 토종 서비스 중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꼽혀왔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이 두 서비스의 취약점이 확인된 셈이다. 중국 내 사용자는 물론 이들과 연결됐던 동남아, 북미 등지 해외 사용자 상당수가 이탈했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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