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 "홍명보, 허정무는 꼬리..몸통은 축피아"

입력 2014. 7. 11. 10:15 수정 2014. 7. 1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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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김현정의 뉴스쇼]

-축구협회 '축피아', 한국축구 망쳐

-홍명보 감독, 너무 일찍 소모시켰다

-고교 감독들 기술위원 임명 '문제'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진행 : 김현정 앵커■ 대담 : 김호 (前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논란 끝에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어제 사퇴했습니다. 허정무 축구협회 부회장도 동반사퇴를 했죠. 그런데 홍 감독의 사퇴를 두고 '이것은 홍 감독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축구협회도 지도부도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 하는 목소리가 축구계 내부에서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얘기일까요? 축구계의 원로세요. 20년 전인 1994년에 미국 월드컵에서 우리 국가대표팀을 이끌었던 분이시죠. 김호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지금부터 연결해 보겠습니다. 김호 감독님 안녕하세요?

◆ 김호> 네, 오랜만입니다.

◇ 김현정> 어떻게 지내셨어요?

◆ 김호>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어제 홍명보 감독의 사퇴 기자회견도 보셨죠?

◆ 김호> 네.

◇ 김현정> 보면서 어떤 생각 드셨습니까?

◆ 김호> 제가 50년 동안 축구계에 있으면서 느낀 점은 매번 성적이 나쁘면 지도부만 바뀌는, 이런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축구협회를 운영하는 데서 좀 더 슬기롭고 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되는데, 지원이나 행정을 잘해야 (합니다). 서포트하는 곳이거든요, 도와주는 곳.

◇ 김현정> 협회라는 곳이?

◆ 김호> 네, 협회라는 데는. 그런데 군림하고 있으면 안 된다는 거지.

◇ 김현정> 팀의 감독과 선수, 코치들 위에 협회가 군림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말씀이실까요? 언뜻 들어서는 이해가 안 가네요.

◆ 김호> 지도자를 뽑으면 기술위원회에서 충분한 검증을 하고 그에 대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되는데, 그런데 홍명보 감독은 국내에서 프로팀의 감독이나 어떤 생활을 많이 안 했기 때문에, 한국 축구는 선수 생활만 해서 다 보는 건 아니거든요.

◇ 김현정> 감독의 경험을 풍부히 쌓고 해도 쉽지 않은 게 국가대표감독인데?

◆ 김호> 그럼요. 특히 월드컵은. 그런데 홍명보 감독은 아마 가장 어린 나이에 감독으로 나왔을 겁니다. 빨리 등용시켜서 잘할 수도 있지만 더 못할 때는 영원히 돌아오지 못하게 만드는, 그런 행위를 하면 안 되었다는 거죠.

◇ 김현정> 지금 홍명보 감독한테 그런 일이 벌어졌다고 보시는 거군요?

◆ 김호> 그렇죠.

◇ 김현정> 그러니까 아직 월드컵 감독으로서 충분히 준비가 되지 않은 축구계의 인재 하나를 죽인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렇게 보시는?

◆ 김호>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거죠. 왜냐하면 협회라는 데는 지금 30년 가깝게 내가 그분들 만났는데, 프로에 계실 때하고 프로연맹에 갔을 때하고 대한축구협회에 갔을 때 그분이 계속 돌면서 있는데. 모든 이런 행정을 잘못해서 한국 축구의 풀뿌리를 다 망가뜨려놓은 사람들이라 이거죠.

◇ 김현정> 일종의 '고인 물'이라는 얘기군요? 30년 전 예전에 봐오던 그분들이 지금도 그 주변을 돌면서...

◆ 김호> 네. 그대로 있고 그 행세를 하고 있다는 거죠.

◇ 김현정> 말하자면 요즘 해수부의 해피아, 관피아, 무슨 이런 얘기 나오는데, 그럼 축구계에 일종의 축피아가 있다는 얘기인가요?

◆ 김호> 그럴 수도 있겠죠. 그 사람들만 늘 그 주변을 돌고 있으니까. 지금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들이 고등학교 지도자들이 많이 있어요. 그러면 대한민국 최고의 대표팀 감독을 뽑는데, 그 사람들을 무시하는 게 아니고, 고등학교 지도자들이 프로나 지금 대표단 수준이 아니거든요.

◇ 김현정> 그러면 왜 그분들이 거기에 앉아 있습니까?

◆ 김호> 협회의 윗사람들이 그들을 뽑았으니까. 말 잘 듣고, 자기 마음대로 하고... 그러면 편안하잖아요.

◇ 김현정> 축구협회의 이른바 윗자리들, 상층부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협회를 오랫동안 꽉 쥐고 있으면서 그 가운데에서 부조리가 생겨나고 있는 게 아니냐, 이것을 말씀하시는 거군요?

◆ 김호> 그게 오랫동안 관행으로 그래왔기 때문에, 이것을 바꾸려고 하니까 투표권을 그 사람들이 갖고 있기 때문에 축구인들이 할 수 있는 권한이 아무것도 없죠.

◇ 김현정> 오랫동안 자리에 앉아 있던 그분들은 축구인들은 아니세요?

◆ 김호> 아니죠. 그 사람들은 정몽규 회장하고 똑같은 식이예요.

◇ 김현정> 즉 외부에서 들어온 인사들?

◆ 김호> 그렇죠. 축구협회 장사하면서 다 그 사람들이 공 팔고, 이런 사람들이 거기에 있고. 그런 사람들이 10년, 20년을 지금 그러고 있는데 뭐가 바뀌겠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진짜 축구인들이 거기 들어가서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말씀이신데. 사실은 김호 감독님도 2001년에 축구협회 이사 맡으셨었잖아요?

◆ 김호> 그것은 너무 축구를 도와달라고 해서 갔는데 이야기할 시간도 없고, (결정도) 다수결에 따르잖아요.

◇ 김현정> 그렇군요. 일단 어제 홍 감독하고 허정무 협회 부회장이 옷을 벗었는데요...

◆ 김호> 그것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것은 그냥 꼬리 몇 센티 자른 것밖에 더 되겠어요.

◇ 김현정> 꼬리를 다 자른 것도 아니고 꼬리의 몇 센티?

◆ 김호> (웃음) 몇 센티도 아닙니다, 그것은.

◇ 김현정> 그럼 어떻게 바꿔야 될 거라고 보세요, 김호 감독님?

◆ 김호> 언론 전체가 회장님하고 마주 앉아서 이런 여러 가지 문제를 (다뤄야 합니다). 지금 프로리그도 다 망했고 다 엉망이 됐는데 이걸 어떻게 할 거냐 이거죠.

◇ 김현정> 아니, 프로팀이 죽어가는 문제도 축구협회 문제라고 보세요?

◆ 김호> 그렇죠.

◇ 김현정> 왜 그렇습니까?

◆ 김호> 축구협회가 다 그것을 관리를 하고 잘해야 되는데.. 연맹하고 축구협회에서 지원을 하고 기술적으로나 모든 것이 안 될 때는 협회가 관여를 해야 되거든요. 지금도 초등학교나, 중학교, 고등학교는 국가나 협회가 돈을 지원하는 게 거의 없습니다. 물품도 하나 살 수 없고, 공도 하나 살 수 없는데... 전부 부모들이 돈을 내서 사는데. 제도적으로 이것은 더 많은 연구를 우리가 해야 된다는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축구협회가 구심점이 돼서 축구발전을 이끌어야 하는데 그쪽부터 지금 고인 물, 제대로 운영이 안 되다 보니까 축구발전이 따라올 리가 없다. 좋은 선수가 어렸을 때부터 발굴되지가 않는데 갑자기 월드컵 나가서 잘 할 리 없고, 좋은 감독을 선발해서 훈련시키지 않는데 갑자기 좋은 감독이 나올 수 없다, 이런 말씀이세요?

◆ 김호> 그렇죠. 협회가 지도자나 선수가 좋으면 지원을 해야지 아까 이야기한 것처럼 군림을 해서는 안 된다는 거죠. 제가 축구를 50년 했는데 축구협회에 가본 적이 10년에 한 번 갈까 말까에요.

◇ 김현정> 축구계 원로들도 거기에 발 디딜 틈이 없군요?

◆ 김호> 틈이 없죠.

◇ 김현정> 끼워주질 않아요?

◆ 김호> 네, 뭘 하는지도 몰라요.

◇ 김현정> 그러면 이렇게 홍 감독이 한번 월드컵 치르고 사퇴해버리는 것, 지도자의 길 떠나버리는 것 보면서 아쉬운 생각도 드시고요?

◆ 김호> 그렇죠. 지도자를 뽑았으면 옆에서 기술위원이나 선배들이, 협회가 보호해 주고 그 사람들이 이끌고 가야 되는데 그런 걸 못한다는 거죠. 그래서 어려운 겁니다.

◇ 김현정> 저희가 협회 측의 의견도 한번 직접 들어보려고 인터뷰 요청을 했습니다만 기자회견으로 입장 다 밝혔다, 개별 인터뷰는 없다고 했습니다.

◆ 김호> 그 이야기를 잠깐 들었습니다 들었는데, 이제 매스컴이 회장을 불러내서 직접적으로 들어보고 그런 게 있어야 된다는 거죠.

◇ 김현정> 감독님, 지금 당장 우리 축구계에 가장 필요한 것 한 가지를 꼽으라면 뭘까요?

◆ 김호> 사람을 다 바꿔서 새로운 틀을 짜지 않고는 이것은 힘들 겁니다. 그런데 지도자를 바꾸는 게 아니고 지금의 행정하는 분들이 스스로 들고 나와야 됩니다.

◇ 김현정> 협회를 바꿔야 한다, 감독 바꾸는 것보다 협회 바꾸는 게 더 급하다는 말씀이세요?

◆ 김호> 그렇죠.

◇ 김현정> 마지막으로 사퇴한 홍명보 감독, 선배이자 스승으로서 한 말씀 해 주신다면? 지금 옆에 있다면 뭐라고 얘기해 주고 싶으세요?

◆ 김호> 좋은 경험을 했으니까 일어나서 재충전해서 자기의 명예를 걸고 한번 국가에 다시 이바지하기를 바래요. 사람이라는 게 실패가 없으면 성공을 크게 할 수 없잖아요. 나도 많은 국내 시합에서 진통을 겪었고, 그러면서 커가는 거 거든요. 그런데 그런 과정을 너무 홍명보는 안 거치고 왔다는 거죠. 그게 큰 패인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늘 굉장히 쓴소리 많이 하셨는데 괜찮으시겠어요, 감독님?

◆ 김호> 나요? 나를 당신이 보호해 줘야 돼요.(웃음)

◇ 김현정> 그것은 또 우리 언론의 사명이기도 하네요. 오늘 한국 축구계에 약이 되는 쓴소리들, 고맙습니다.

◆ 김호>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건강하십시오. 축구대표팀 전 감독이죠. 축구계의 원로 김호 감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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