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파식적] 사도세자 다시보기

임석훈 논설위원 2014. 7. 10.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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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세자 이선(李선). 아버지 영조의 노여움을 사 뒤주에 갇혀 죽은 조선의 왕세자다. 그동안 영화나 드라마에 그려진 사도세자의 이미지는 정신질환자· 나약한 우울증 환자 등 부정적인 게 대다수였다. 사도세자의 부인 혜경궁 홍씨가 쓴 '한중록' 에 근거해 사도세자의 정신병력이나 인격파탄적 행동을 주로 부각시켰기 때문이다. 혜경궁 홍씨는 한중록에서 사도세자가 옷 갈아입기를 꺼리거나 특정 옷감을 싫어하는 의대증(衣帶症)이 있는데다 정신이상 증세· 조울증 증세와 유사한 광증을 앓고 있었다고 기록했다.

최근 사도세자의 삶과 죽음을 다시 보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미치광이나 동정의 대상이 아닌 좌절된 개혁의 주인공으로 재평가하는 작업이다. 관심을 끄는 것은 사도세자를 정치적으로 재해석한 지상파 드라마 '비밀의 문'. 오는 9월 방영 예정인 이 드라마는 영조와 사도세자의 정치적 힘겨루기에 무게중심을 둔다. 강력한 왕권 강화를 꾀했던 영조와 신분 차별 없는 세상을 꿈꿨던 사도세자의 갈등이 그려지는 가운데 사도세자의 개혁적 성향이 많이 부각될 예정이라고 한다. 사도세자가 기득권 세력인 노론에 맞서 개혁 정치를 펼치려다 노론의 음모에 의해 희생되는 인물로 재탄생되는 것이다. 변혁을 꿈꾸는 사도세자의 면모는 소설 '역린'에서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내년 초 개봉을 목표로 이달 8일 촬영에 들어간 영화 '사도' 역시 그의 죽음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본다. 영화는 영조와 사도세자의 부자 관계를 중심으로 왜 그런 비극이 발생했는지를 집중적으로 파헤친다. 사도세자에 대한 영조의 과도한 집착이 비극의 씨앗이었다는 게 주제다. 부자간 비극에서 현재 우리 사회의 세대 갈등과 과도한 교육열 문제를 풀 시사점을 찾아보자는 시도다. "자식에 너무 집착하는 요즘 부모들에게 교훈을 주고 싶다"는 게 이 영화 연출자인 이준익 감독의 말이다.

얼마 전 종영된 드라마 정도전은 조선왕조의 설계자 정도전을 재조명해 호평을 받았다. 사도세자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사도세자도 다시 보기를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부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임석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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