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기통도 안 가져간 해경..통화 내용 입수
<앵커>
지금부터 잠시 4월 16일 그날 진도 앞바다 맹골수도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중국 어선 불법 조업을 단속할 때는 그렇게 용맹하던 해경이 왜 세월호가 바다에 가라앉는 모습을 사실상 두 손 놓고 지켜보고 있었을까? 전국에서 달려온 구조대는 뭐 하고 있었을까? 핵심은 한 가지입니다. 리더십이 없었습니다.
SBS가 세월호 국정조사팀으로부터 해경 상황실과 구조대 간 통화 내용 분석 결과를 단독 입수했습니다. 먼저 구조대가 어디서 뭘 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대답입니다.
먼저 장훈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세월호 침몰 당일 오후 3시 반쯤, 해경 상황실이 현장으로 가고 있는 한 구조대의 장비 상황을 점검합니다.
[해경 본청 상황실 : 가져가는 장비 중에 장비 세트 네 세트하고 여분 공기통은 없나?]
[해경 OO 구조대 : 공기통? 공기통은 안 가져간다.]
수중 수색의 기초 장비인 공기통이 없다는 말에 상황실 직원도 당황합니다.
[해경 OO 구조대 : 잠수장비하고 다른 뭐 공기통 빼고는 다 가져가지.]
[해경 본청 상황실 : 공기통 하나도 안 가져간다고? 어쩌려고 공기통을 안 가져가지?]
[해경 OO 구조대 : 그런가…]
[해경 본청 상황실 : 거기서 누가 어떻게 할 거라고?]
공기통을 두고 온 이유도 황당합니다.
[해경 본청 상황실 : 자기 쓸 것은 기본적으로 갖고 와야 할 텐데 여기는 어떻게 빠트렸지?]
[해경 OO 구조대 : 우리 차가 스타렉스로 가고 있기 때문에 이래저래 장비를 많이 실을 수 없는 상황이라서.]
사고 당일 저녁 7시 반, 현장에 도착한 또 다른 구조대는 사고 해역에는 가보지도 못하고, 저녁 식사를 위해 목포를 찾았습니다.
[해경 ▲ ▲ 구조대 : 목포로 지금 밥 먹으러 왔어요. 지금 현장으로 못 들어간다네요.]
[해경 본청 상황실 : 목포 어딘데 거기가, 지금?]
[해경 ▲ ▲ 구조대 : 목포에 지금 밥 먹으러 왔어요. 숙소를 여기로 잡아야 할 것 같아.]
사고 당일 잠수요원 118명을 사고 해역에 투입했다는 게 해경 발표였지만, 실제 수중 수색을 한 인원은 16명에 불과했습니다.
[우원식/새정치민주연합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 위원 : 잠수 장비를 안 갔고 왔으니 뭘 어떻게 하겠어요. 전국에서 온 사람들이 우왕좌왕 할 일을 못 찾아 버린 것입니다.]
구조대가 우왕좌왕하는 사이 생존자 구조의 실낱같은 희망마저 사라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영상편집 : 박진훈)장훈경 기자 roc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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