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친구들' 숨소리마저 아끼고 싶은 세 친구 이야기

전형화 기자 2014. 6. 26.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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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좋은 친구들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전형화 기자]

회칼이 춤을 추고, 총알이 난무하는 요즘 한국영화계에 모처럼 묵직한 드라마로 승부하는 영화 한 편이 탄생했다. 연기 잘하는 배우들을 보는 맛, 이야기가 주는 힘을 느끼게 해준다.

이도윤 감독의 '좋은 친구들'이 25일 기자시사회로 첫 선을 보였다. '좋은 친구들'은 중학교 시절부터 형제처럼 지내온 세 친구가 한 순간의 실수로 나락으로 떨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 지성과 주지훈, 이광수가 세 친구로 출연했다.

청각장애인 아내와 사랑스런 딸과 함께 사는 소방관 현태(지성)는 불법도박으로 돈을 버는 부모와 인연을 끊고 산다. 보험회사에 다니며 나이롱 환자들로 돈을 벌면서도 허세는 뺄 수 없는 인철(주지훈)은 현태를 대신해 그의 부모에 아들 노릇을 한다. 물 대신 소주를 마시며 하루하루를 견뎌내는 민수(이광수)는 그런 친구들을 의지하며 산다.

그러던 어느 날, 현태 어머니가 인철에게 화재보험을 든 뒤 한 가지 제안을 한다. 도박장에 불을 낸 다음 보험금을 타서 은퇴하게 도와달라고 한 것. 돈에 쫓기던 인철은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 현태에게 비밀로 한 채 모두가 행복하게 되는 일이라며 민수를 동참시킨다. 하지만 잘못된 선택은 잘못된 결과를 낳고, 세 친구들은 한순간에 지옥으로 떨어진다.

'좋은 친구들'은 이야기를 보여주는 영화다. 죄와 죄책감, 불안과 우정, 욕망과 좌절, 각가지 감정을 배우들의 몸을 빌려 이야기를 보여준다. 이 이야기는 묵직하다. 죄를 짓고, 죄로 울고, 죄로 헐떡이는 친구들. 마치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을 보는 것 같다.

간결하고 묵직한 이야기를 배우들의 몸을 빌려 보여줘야 하는 만큼 지성, 주지훈, 이광수 세 주인공의 연기는 달라야 했다. 세 배우는 감정의 지옥도를 몸으로 그려냈다.

주지훈은 껄렁껄렁하면서도 자신의 잘못으로 나락으로 떨어지는 인철을 자기 옷처럼 입었다. 한동안 잊혀졌던 주지훈이란 배우를 다시 발견하게 된다. 시체안치실 장면은 최고다. 늘 웃기는 역할로 소비되던 이광수는 '좋은 친구들'에 신의 한수다. 그는 허술해 보이는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죄책감에 뒤틀리는 민수를 두말할 나위 없이 그렸다. 이광수이기에 관객이 그의 감정을 뒤따르게 만든다. 지성은 '좋은 친구들'의 중심이다. 친구들을 의심하면서도 굳건한 남자, 지성의 얼굴 클로즈업은 때론 '대부'의 알 파치노 같다. 고뇌하는 다비드상 같다.

단편영화 '우리, 여행자들' '이웃'으로 재능을 드러냈던 이도윤 감독은 상업영화 데뷔작으로 어려운 선택을 했다. 이야기의 결보다는 속도로 승부를 내곤 하는 요즘 한국영화들과 달리, 그는 '좋은 친구들'을 묵묵하게 감정을 뒤따르는 영화로 만들었다.

배우들의 얼굴을 종종 클로즈업해 관객이 배우들의 깊은 슬픔을 마주보게 했다. '신세계' 얼굴 클로즈업이 쟁쟁한 배우들을 보는 쾌감을 줬다면, '좋은 친구들'의 얼굴 클로즈업은 배우들의 감정을 각인시킨다. 무심한 듯 마음을 위로하는 음악, 넓고 깊게 화면을 열고 닫는 카메라는 배우들의 마음을 더욱 열어준다.

'좋은 친구들'은 불친절하다. 감정을 하나하나 설명하지 않고, 이야기 매듭을 구태여 짓지 않는다. 보고 싶은 만큼 보게 하고, 생각하는 대로 믿게 한다. 지나치게 친절한 최근 한국영화들과는 다르다. 장르적인 끝을 맺기 위한 결말이 아쉽기는 하지만 극장 문을 나오는 순간, 잊고 지냈던 옛 친구에게 불연 듯 전화를 걸고 싶게 만든다. 의리가 웃음의 상징이 된 요즘, 숨소리마저 아끼며 우정을 생각하고픈 관객들이라면 '좋은 친구들'은 올 여름 빼놓을 수 없는 영화다.

7월10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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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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