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임 병장 추격때 실탄 없는 관심兵士도 투입
군 당국은 지난 21~23일 최전방소초(GOP)에서 총기 난사 사건을 일으켜 장병 5명을 숨지게 한 임모(22) 병장을 추격하면서 임 병장과 같은 관심 병사들을 투입하고, 이 중 일부에겐 실탄도 지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관심 병사 투입하고 실탄도 안 줘
군은 지난 21일 임 병장이 실탄 60여발을 가지고 탈영한 직후 장병 3500여명을 동원해 임 병장을 쫓았다. 임 병장은 사건 발생 18시간 뒤인 22일 오후 2시 17분쯤 사건 현장에서 약 10㎞ 떨어진 강원도 고성 명파리 부근 야산에서 발견됐고, 군은 야산 주변에 병력을 집중 배치해 포위망을 짰다.
그러나 이곳 작전에 투입된 병사 중에는 관심 병사도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이 중 일부에게는 K-2 소총 등 개인 화기만 지급했을 뿐 실탄을 지급하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총기로 동료를 살상(殺傷)한 탈영병을 추격하는 데 관심 병사를 투입하고 빈 총까지 들게 한 것이다. 이 관심 병사들이 실제 임 병장과 마주쳐 교전이 벌어졌다면 큰 화를 입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22일 오후 2시 23분쯤 김모 중위는 명파리 부근에서 임 병장을 발견하고 함께 있던 병사를 모두 대피시켰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한 명은 관심 병사로 실탄이 없었다고 한다. 이후 김 중위는 혼자서 임 병장을 추격하다 팔에 관통상을 입고 혼자 피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병장, 집요하게 쫓아가 사격하기도
한편 이번 사건 원인을 조사 중인 군 수사 당국은 임 병장이 동료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고 일종의 집단 따돌림(왕따)을 당한 데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크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임 병장은 지난 21일 범행 시 피신하는 동료를 집요하게 쫓아가 총격을 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가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해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군 당국은 특히 임 병장이 일종의 '계급 열외(列外)' 때문에 사건을 일으켰을 가능성도 조사 중이다. 계급 열외는 자기 계급에 걸맞은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조직에서 겉도는 '고문관'으로 찍힐 경우 후임(後任)병으로부터 선임(先任)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다. 군의 서열 문화가 낳은 병영 고질병이었지만 지금은 거의 없어진 것으로 알려졌었다.
해병대의 대표적인 악습이었던 '기수 열외'와 유사한 것이다. 군 당국은 임 병장이 지난 6월 병장이 되기 전부터 선임들에게 걸맞은 대우를 못 받고 후임들에게도 인정을 못 받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언어폭력에 시달렸을 수도 있다.
사건 발생일인 지난 21일 임 병장이 같은 계급인 김모 병장과 낮 경계 근무를 함께 서며 부(副)사수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것도 임 병장이 동료로부터 병장 대접을 못 받은 정황 증거 아니냐는 지적이다. 보통 병장·일병, 상병·이병 등 상·하급자가 2인 1조로 근무를 서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임 병장이 21일은 같은 병장과 근무했지만 다른 날은 일병·상병과 근무를 했다"며 "계급별 인원이 달라서 생긴 일"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이와 함께 임 병장이 생활관(내무반)에까지 들어가 총격을 가할 당시 생활관에 소초장 정모 중위가 있었던 사실을 파악하고 정 중위가 임 병장의 총격에 왜 즉각적인 대응을 하지 않았는지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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