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 쓴 권은희 과장 "김용판 재판 증인 출석 뒤 사직 고민"

김여란 기자 입력 2014. 6. 20. 14:01 수정 2014. 6. 20.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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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 은폐를 폭로한 권은희 서울 관악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40)은 "지난 5월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뒤부터 사직에 대해 주변인들과 상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사직서를 낸 권 과장은 이후 현재 휴학 중인 연세대 법과대학 박사 과정 복학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권 과장은 기자들과 사무실에서 티타임에서 갖고 사직을 고려하게 된 시점에 대해 "갑자기 결정을 내린 건 아니고, 주변 사람들과 상의를 시작한 건 아무래도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나서 정리하면서(부터다)"라며 "고민과 갈등과 생각은 항상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권 과장은 지난 5월 13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를 방해받았다고 재차 밝혔다.

사직 결정이 지난 5일 김 전 청장에 대한 항소심 무죄 선고나 7·30 재보선 선거 출마와 관련있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김 전 청장은 대선 직전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에 대해 경찰 수사를 축소·은폐한 혐의로 기소된 항소심에서 원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 받았다.

권 과장은 "사표가 수리될 예정인 오는 7월 1일까지는 여전히 국가공무원이 맞다. 그때 다시 경찰서에 와서 직원들에게 정식으로 인사 드리고 질문들에도 답하겠다"고 밝혔다. 권 과장은 6월 21~30일 동안 연가를 냈다.

개인적인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일단은 쉴 것이고 현재 연세대 법과대학 박사 과정 휴학 중인데 2학기에 복학할지에 대해서 고민을 좀 할 것 같다. 아마 복학은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의 밝힌 후 표정이 밝아 보인다는 말에는 "마음이 정리되는 건 일이 싹 밀려나고 나면 느껴지는 거라서, 그때를 생각하면 약간 두려운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권 과장은 "사의에 대해 주변에서는 다들 공통적인 반응인데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아쉬워하는 두가지가 복합돼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권 과장은 가족과 시민들의 응원에 감사를 표하며 "정말 사랑하는 가족들이 진정한 힘"이라면서 "어제는 강원도의 시민분이 응원한다며 건강음식을 보내신다고 말씀 남기셨는데 오늘 사직한다는 이야기 듣고 놀라셨을 것"이라고 밝혔다.

2005년 7월 경찰 임관한 권 과장은 지난해 4월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으로 재직하면서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할 당시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수사 방해가 있었다고 폭로했다. 법원이 지난 2월 김 전 청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자 권 과장은 다음날 기자회견을 열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충격적인 결과"라고 밝혔다.

권 과장은 이후 상부 보고 없이 관련 사안에 대해 언론 인터뷰를 했다는 이유로 서면 경고조치를 받기도 했으며 지난 2월 관악서 여성청소년과장으로 발령됐다. 김 전 청장은 최근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확정됐다.

<김여란 기자 pee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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