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 이사람] 합기도 재능기부 이태훈 서울 강서경찰서 경사
"왕따 어린이 자신감 가질 때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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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심전심(以心傳心)이라는 말이 있잖습니까. 저도 과거에 학교폭력의 피해자였어요. 학교폭력으로 피해를 입은 아이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울 강서경찰서 이태훈 경사(42·사진)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4시가 되면 경찰관 제복이 아닌 합기도복을 입는다. 학교폭력 피해학생이나 피해가 우려되는 학생, 저소득층 학생을 대상으로 합기도를 '공짜'로 가르치고 있다.
'학교폭력으로부터 내 자신 지키기'를 위해 중학교 1학년 때 합기도를 시작해 지금은 5단이다.
"저도 어릴 때 키가 작고 덩치도 왜소했어요. 성격도 그리 활달하지는 못했죠. 호신용으로 합기도를 배우면서 성격이 외향적으로 변했습니다. 1단을 따는 데 7∼8개월 걸렸습니다. 그후로는 친구들과도 더 친하게 지낼 수 있게 됐고 모든 일에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꿈이 경찰관이었다"는 이 경사는 지난 1998년 경찰에 입문해 꿈을 이뤘다. 기동대 3년을 제외하고 줄곧 강서경찰서에만 근무해 온 '터줏대감'이다. 지난해 2월부터 학교전담경찰관(SPO)으로 일하며 신정초·신정여중·성지고 등 8개 초·중·고를 맡고 있다.
이 경사는 올해 초 재능기부 차원에서 '아이들을 위해 내가 자격을 갖추고 있는 것을 해보자'는 생각에 제안했는데 지역사회와 상부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에 시작할 수 있었다고 한다. 청소년문화발전위원회가 고가의 연습용 매트를 사줬고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회원은 수업 때마다 빵·우유 등 간식을 제공하고 있다. 그는 "업무의 일부이기도 하지만 아이들 가르치는 게 너무 좋고 뭔가 해주고 싶어서 하는 것"이라며 "봉사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는 지나치게 거창하다"고 겸손을 보였다.
강서경찰서는 지난 2월 도보 거리에 있는 등서초등학교 등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4∼6학년 초등학생을 선발했다. 정원은 30명인데 130여명이 몰려 경쟁률이 4대 1을 훌쩍 넘었다. 그 와중에 "꼭 하고 싶다"며 울고불고 떼를 쓰는 아이가 있어 모두 31명이 됐다.
이 경사는 수업시간만큼은 엄하게 아이들을 대한다. 자칫하면 다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친구들한테 '변기통'이라고 놀림을 받던 변모군이 있어요. 합기도를 배우고 몇 달 새 그 친구의 별명이 '변장군'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이제는 친구들이 '합기도를 가르쳐달라'며 아우성을 친답니다. 이런 얘기 들을 때가 제일 뿌듯하죠."
오는 7월에는 승단 심사가 예정돼 있다. 여기서 통과하면 자연스럽게 '졸업'을 하게 된다. 그리고 하반기에는 새로 아이들을 선발할 계획이다. 더 많은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조치다. 벌써부터 문의가 쇄도하고 있단다.
이 경사는 초등학교 5학년 아들과 일곱 살짜리 딸을 둔 아버지다. 그는 "아이들을 만나고 무술을 가르치면서 스스로도 아이들에 대해 많이 배우게 됐다"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아이들에게는 눈만 봐도 울 정도로 무서운 경찰관 아버지였으나 지금은 아이들과 소통이 훨씬 잘 이뤄진다"고 말했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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